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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대하여... 타이완 외국인 이주민 및 근로자 문학상

  • 2023.08.07
포르모사 문학관
제8회 타이완 외국인 이주민 및 근로자 문학상 - 사진: 문학상 페이스북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타이완은 옛로부터 다민족, 다문화, 다언어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타이완 내정부 이민서(移民署)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중화민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이주민인 ‘신이민(新移民) 인구수는 58만 5,480명으로 원주민 인구수(58만 6,538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신이민 평균 출산율 1.3명으로 추정하면, 신이민 및 신이민 자녀수는 134만 6,604명으로 타이완 인구의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라별로는 중국, 홍콩, 마카오(64.9%), 베트남(19.58%), 인도네시아(5.39%), 필리핀(1.92%), 태국(1.7%), 일본(1.1%), 캄보디아(0.75%), 한국(0.38%)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국제결혼을 통한 겁니다. 또한 타이완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 78만 명을 포함하면 타이완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이주민들은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들은 이제 타이완의 일원으로 이 아름다운 섬에서 살고 있습니다.   

낯선 타향에서 산다면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될 곤란은 언어의 장벽이죠. 백 마디를 하고 싶지만 한 마디밖에 뱉을 수 없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입니다. 뿐만 아니라 후진국 취급 받는 나라에서 왔다면 차별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이주민을 제외하고 현재 타이완에서 가장 많은 동남아시아 이주민과 근로자들은 대부분 사회지위가 비교적 낮은 육체노동에 종사해 좋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난의 바다에 빠진 동남아 이주민들이 모국어로 자신의 속마음을 토로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관련 이슈에 관심을 보이는 타이완 언론인들이 2014년부터 ‘외국인 이주민 및 근로자 문학상(移民工文學獎, 이하 외국인 문학상)’을 개최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동안 중단되었다가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문학상은 지난 7월 27일 최종 수상작을 발표했습니다. 올해의 대상은 베트남에서 온 우옌츄(武豔秋, VO THI DIEM THU)의 작품 <장미의 추억>이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이 쓴 글은 타이완 문학이라 할 수 있을까요? 원문이 아닌 번역문으로 진행된 심사과정은 과연 공정할까요? 이러한 문제들은 외국인 문학상 주최측이 자주 받은 질문들입니다. 제1, 2회 외국인 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문학상의 창립인 장정(張正)은 “문학상은 단지 수단일 뿐이고 우리의 진짜 목적은 문학을 통해 외국인 이주민과 근로자들이 표현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며 그들이 보는 타이완을 타이완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한 바퀴 돌지만 결국은 여전히 타이완을 향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로 출간된 타이완 잡지 ‘사방보(四方報)’ 편집장이었던 장정은 잡지사에게 받은 독자의 사연들을 정리해 2012년부터 책 3권을 잇달아 출판했는데요. 타이완의 법적 제도로 인해 부득이하게 도망친 불법 노동자들의 이야기 《도망: 우리의 섬, 그들의 감옥(逃:我們的寶島,他們的牢)》  , 국제결혼의 현실을 설파하는 《떠남: 우리의 거래, 그들의 평생(離:我們的買賣,她們的一生)》, 그리고 타이완에서 죄를 저질러 감옥에 갇힌 외국인 근로자의 슬픔을 기록하는 《가쇄: 가둘 수 없는 영혼, 어두운 밤의 빛(枷:關不住的靈魂,暗夜的光)》. 이러한 작품들은 결코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으나 타이완 문단에서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소중한 1차 자료들입니다. 

2013년 5월 9일 타이완 선적의 어선 ‘광다싱28호(廣大興28號)’가 타이완과 필리핀의 분쟁 해역에서 필리핀 해양경비대에 의해 총격을 당했습니다. 피격을 받은 타이완인 선장이 결국 사망했습니다. 사건 소식이 타이완에 전해지자 타이완 정부와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으며, 타이완-필리핀 관계를 긴장시켰습니다.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장정을 비롯한 문예계 인사들이 회식 자리에서 외국인 문학상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문학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고 양국 국민 간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거죠. 외국인 이주민이나 근로자라는 신분으로 타이완 문학의 다양성을 더하는 동시에, 외국인들만의 문학 무대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입니다. 

또한 외국인이 쓴 글이 타이완 문학에 속하느냐는 의문에 대해 그들은 타이완 문학사의 대가 천팡밍(陳芳明) 교수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민족과 상관없이 타이완에서 느낀 감정과 쌓인 기억을 쓴다면 타이완 문학에 속한다.” 장정은 “대부분 사회의 밑바닥에 처해 있는 동남아 근로자들이 우리와 전혀 다른 시각을 통해 타이완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남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두 번째 문제인 언어의 장벽에 대해 장정은 똑같이 번역을 통해 심사를 진행하는 ‘노벨 문학상’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다국어에 능통한 심사 여러 명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며, “다언어 문학상이라면 번역은 필수”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외국인 문학상의 예선은 각 언어를 읽을 수 있는 심사가 직접 원문을 평가하고, 본선은 타이완 작가나 관련 인사가 중국어 번역문을 평가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올해 문학상은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필리핀어, 미얀마어 등 5개 언어팀으로 분류되는데 저희 RTI의 동남아어 아나운서님들도 예선 심사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본선 심사의 경우 신주민 연구의 대표 학자 샤샤오어우(夏曉鵑), 전 중화민국 문화부 장관 룽잉타이(龍應台),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인 작가 린우리디(林韋地), 타이완 대표 남배우 우캉런(吳慷仁), 지난 방송에서 소개해 드렸던 소설 《바츠먼의 변호인(八尺門的辯護人)》 의 작가 탕푸뤠이(唐福睿), 그리고 신주민 자녀인 청소년 심사 5명이 있습니다. 추가로 《바츠먼의 변호인》 동명 드라마가 최근 타이완 넷플릭스에 공개되자 드라마 1위에 올랐는데, 한국에 상영된다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올해 외국인 문학상의 심사들 - 사진: 문학상 페이스북

제1회 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작가 구위링(顧玉玲)은 “외국인 문학상은 표현 기교를 중시하는 타이완 문학상의 전통을 깼다”며, “형식이 최소화되면서 작품의 내용과 구성은 포인트가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제3회 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작가 아포(阿潑)도 “삶, 타이완, 자신의 문화에 대한 묘사는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려한 글귀, 뛰어난 기교, 겉만 꾸미는 눈비음 모두 없애고 문학상의 중점은 이주민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지에 있습니다. 자신의 언어로 말하고 자신의 글로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은 타이완에서 분투하고 있는 외국인 이주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 문학상의 시상식은 오는 9월 10일 열릴 예정인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상작, 그리고 더 많은 신주민 이슈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엔딩곡으로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인 가수 량징루(梁靜茹)의 노래 ‘용기(勇氣)’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노래를 듣고 청취자님들과 타이완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이주민들 모두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外籍配偶(含大陸、港澳地區人民),中華民國內政部移民署。
2. 國際人力移動,國家發展委員會。
3. 簡郁紋、蘇欣儀,〈移工與外籍勞工的差異?從零接觸移工議題的你,一定要看!〉,One-Forty。
4. 留婷婷,〈阿潑╳顧玉玲╳廖雲章:異鄉也正凝視著你——移民工文學與非虛構書寫〉,聯合文學unitas生活誌。
5. 張正,〈一個文學獎的生與死:告別移民工文學獎〉,天下獨立評論。
6. 移民工文學獎。
7. 東南亞移民工,《流:移動的生命力,浪潮中的臺灣─第一二屆移民工文學獎 得獎作品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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