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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직원 다스슝(大師兄),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 2023.04.03
포르모사 문학관
장례식장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에세이집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你好,我是接體員)》- 사진: Yes24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오늘은 타이완 어린이날과 청명절 5일 연휴의 셋째 날입니다. 아직 더워지지 않은 봄날씨를 틈타 가족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청명절 전통 풍습에 따라 조상들의 산소에 성묘를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타이완에서 죽음을 금기시하고 사망의 ‘사(死)’자를 언급하는 것조차 재수 없는 말로 여기고 회피하려고 하는 가정이 적지 않은데요. 오늘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타이완 작가 다스슝(大師兄, 본명 린핀뤠이林品睿)은 장례식장 직원으로서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편견과 오명을 벗기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씁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전에 다스슝은 2018년부터 장례식장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타이완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피티티(PTT)’에서  공유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같은 해 그의 데뷔작 《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你好,我是接體員)》가 타이완에서 출판되었고 2020년 한국에서도 출간되었습니다. 다스슝은 소박하고 유머스러운 필치로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삶과 죽음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현재까지 이미 에세이집 4권을 냈습니다. 

자신을 ‘아무 생각 없는 뚱보 오타쿠’라고 칭하는 다스슝은 도박에 빠지고 가정폭력을 자주 행사한 아버지 때문에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22살 때 아버지가 중풍에 걸려 식물인간이 되었고 다스슝은 학업과 직장을 포기하고 아버지를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버지가 병상에 눕게 된 후 집안사정이 오히려 좋아지고 다스슝은 ‘인생은 부조리극’이라고 묘사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계시든 안 계시든 다스슝은 여전히 평균 이하의 월급을 받고 있는 외모도 스펙도 빽도 없는 20대 청년이었습니다. 잔혹한 현실을 깨달은 그는 극단적 선택에 내몰렸으며 숯불을 피워 자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의 가호인지 모르겠지만 장례 비용을 부담하기 힘든 다스슝은 정부가 지원한 무료 연합 장례식에 참여해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장례식에서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보고 그는 계속 살아갈 용기가 생겼습니다. 고인의 존엄성을 지키고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함께 해주는 장례식장 직원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국 가장 미워하는 사람인 아버지가 자신을 구한 거죠.

시체 안치실 관리자로 취직한 다스슝은 첫날부터 실수를 했습니다. 줄곧 서비스업에 종사한 그는 전화를 받았을 때 손님에게 ’기쁘게 모시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가 '내 가족이 죽었는데 넌 반갑냐?'라는 비난을 받었습니다. 다스슝의 재치있는 글솜씨를 통해 무겁고 어두운 장례식장은 순식간에 밝아지고 따뜻해집니다. 

장례식장이란 죽음을 직면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하는 곳인데 살아 있는 동안 되도록 멀리하는 것은 가장 좋죠. 그러나 다스슝에겐 직장이자 삶의 의미를 찾는 장소입니다. 손님맞이 외에 시신운반과 시신보관은 시체 안치실 관리자의 주요 업무입니다. 다스슝은 ‘나는 혼자 야근하는 것이 좋다. 때로 경비원을 따라 순찰하고 때로 냉동고에 있는 무연고사망자를 보면서 그들은 언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는지 고민한다. 나는 유가족들이 마지막 순간에 고인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듣는 것이 좋다. 나는 무연고사망자를 쉴 수 있는 곳으로 운반하는 것이 좋다. 나는 내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작성했습니다.

다스슝은 장례식장에서 별일이 다 있다고 했습니다. 매일매일 시체를 보관하는 보디백을 열어 유가족들이 고인에 대한 그리움, 미안함, 아쉬움 등을 들으면서 인생의 무게를 느낍니다. 다만 사람 모두 가족의 동반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닙니다. 밖에서 묵묵히 생을 막감하여 시체 안치실로 운반된 사람, 즉 무연고사망자도 있습니다. 

어느날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의 시신을 품고 장례식장에 온 젊은 여성이 있었는데요. 그는 시신을 넘기고 가짜 이름과 주소만 남기고 갔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는 갑자기 무연고사망자가 되어 시체 안치실에서 자시을 버리는 어머니나 정부의 화장 허락 공문서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11개월 후 그 젊은 여성은 부모과 함께 다시 장례식장을 찾아왔습니다. 장기적인 냉동으로 몸이 오그라든 아이는 드디어 이름을 얻었고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스슝은 아이의 첫 돌을 축하하기 위해 작은 케이크를 사서 웃으면서 아이를 보냈습니다. 

그 후 전임 명령에 따라 다스슝은 화장장으로 전근되었고 2021년 화장장 이야기를 다루는 《불이 나면 빨리 달려라(火來了,快跑)》를 출판했습니다. 화장장에서 그는 장례식이란 사망자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타이완에서 화장할 때 아직 몸에 남아 있는 영혼이 화상을 입을까봐 고인에게 ‘불이 나면 빨리 달려라’고 외치는 풍속이 있는데요. 만약 고인에게 유가족은 윗사람이면 화장장에 들어갈 수 없고 이 마지막 당부도 하지 못합니다. 


화장장 이야기를 다루는 다스슝(大師兄)의 세 번째 작품 《불이 나면 빨리 달려라(火來了,快跑)》- 사진: Readmoo

그런데 인생은 어떻게 매사에 규칙을 지킬 수 있을까요? 다스슝은 어느 장례식에서 어머니가 사망한 아들에게 ‘아들아! 불이 났어. 빨리 달려라!’고 외친 장면을 보고 두 눈에 눈물을 머금었습니다. 다스슝은 ‘화장장에서 생과 죽음의 선은 바로 이렇게 선명하다. 살아 있는 사람은 힘껏 외치고 떠난 사람은 아무리 그리워도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유가족들이 후회없이 장례식장에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손을 놓지 못하면 영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장례식의 목적은 살아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다’고 작성했고 장례식장 직원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그려냈습니다.

다만 장례식장 직원을 경시하거나 피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스슝은 매일매일 화장로에 들어가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퇴근 후 옷이 늘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는데요. 가게주인과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초래할까봐 항상 근처의 분식점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사서 집에서 먹습니다. 어느날 분식점 주인이 다스슝에게 ‘들어와서 드세요! 안에 에어컨도 있고 무료 음료수도 있어요!’라고 하고 다스슝은 고개를 젖으면서 거절했습니다. 열정적인 분식점 주인은 ‘괜찮아요. 안에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도 계세요. 들어와서 드세요!’라며 드디어 다스슝을 설득했습니다. 분식점 안에 있는 아저씨가 다스슝을 보고 ‘총각! 들어와요! 어느 공사장에서 일해요?’라고 말했다가 다스슝은 ‘화장장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꺼내자 분식점은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분식점 주인은 ‘음료수도 포장할 수 있어요!’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다스슝은 아까 일어난 일을 다시 생각하면서 이렇게 작성했습니다.

啊,或許是這世界上,從事殯葬的人員有自己專屬的位置吧!
或許不能內用,但我會勇敢地跟大家說:我就是在你們都覺得可怕的火葬場工作。
因為我以服務往生者為榮,我還外帶著這行的驕傲!

아마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사람 모두 자기만의 자리가 있는 것 같다.
가게에서 밥을 먹을 수 없지만 내가 여전히 사람에게 “나는 바로 너희들이 무서워하는 화장장에서 일한다”고 큰 소리로 외칠 것이다.
나는 고인을 모시는 것이 자랑스럽고 장례식장 직원으로서의 자부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웃음과 눈물이 뒤섞인 다스슝의 글을 통해 저는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평안무사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한 순간 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모두 자신 옆에 함께 해주는 사람에게 자주 사랑한다고, 감사한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엔딩곡으로 죽음에 관한 노래, 타이완 여자 가수의 음반 판매 기록 보유자인 장후이메이(張惠妹)의 ‘사후(身後)’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유가족의 눈에서 시체 안치실, 관, 화장로, 납골당을 거쳐 다시 유가족의 눈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장례식의 과정을 표현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 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大師兄,《你好,我是接體員》。
2. 大師兄,《火來了,快跑》。
3. 黃怡菁,〈走在活人與亡者間,接體員大師兄:「年薪百萬,也是一堆骨頭」〉,親子天下雜誌。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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