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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문학 단체 ‘창세기시사’ & 창립자 '뤄푸'

  • 2022.02.11
포르모사 문학관
현대시 문학 단체 ‘창세기시사(創世紀詩社)'가 발간한 문예 잡지 - 사진:'창세기시사'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1949년 중국공산당이 국공내쟁에서 승리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고 중국 대륙을 차지한 후 무력을 통해 통일을 완수하여‘타이완을 해방’시키려던 전략 아래, 1954년 9월부터 중국 푸젠(福建)성과 타이완 본섬 사이의 진먼(金門)섬에 맹렬한 포격을 계속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해 12월 2일 미국과 타이완은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고, 1979년 조약이 폐기될 때까지 미국이 타이완을 군사적과 경제적으로 계속 지원을 했습니다. 미국의 원조로 타이완의 상황은 점차 안정되고 농업 중심의 농경사회에서 공업 중심의 산업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기도 했습니다. 중화민국 정부와 미국의 관계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서양을 대표하는 미국 문화가 타이완 사회에 대량 유입됐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서구문학, 특히 모더니즘 문학은 타이완 시단에 수용되고 활발하게 전개되어 경고됐습니다. 1960년대 초‘현대시사(現代詩社)’, ‘남성시사(藍星詩社)’, ‘창세기시사(創世紀詩社)’ 등 3개의 모더니즘 경향의 문학 단체들이 선후로 창립되어 다양한 문학적 활동을 통해 그 이후의 수십 년 동안 타이완 시단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현대시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서 3대 시사가 각각 다른 주장을 가지고 있고 시인마다도 현대신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시사들 사이에서 작고 큰 규모의 논쟁이 자주 일어났는데 이때는 타이완 모더니즘 문학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대 시사 가운데 아직까지도 활동하고 있는 시사는 창세기시사밖에 없습니다. 창세기시사는 1954년 10월 ‘창세기철삼각(創世紀鐵三角)’이라고 불리는 3명의 현대시인 뤄푸(洛夫), 장모(張默), 야시앤(瘂弦)에 의해 창립됐는데 그중 뤄푸의 작품이 가장 많은 반향을 일으켜서 오늘은 창세기시사와 뤄푸에 대해서 집중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뤄푸, 장모, 야시앤이 1954년 10월 가오슝 줘잉(左營)에서 창세기시사를 창립하고 나서 바로 《창세기시간(創世紀詩刊, 현재 창세기시집지)》을 창간했습니다. 창세기시사는 초기에 짙은 정치적과 민족적 색채를 지닌 '신민족시(新民族詩)'의 창작 노선을 제시했으며 이후 '초현실주의'로 방향을 전환하여 현대시의 언어와 형식에 대한 혁신적인 실험과 탐구를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세기시사는 독창성과 순수성을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때로는 작품이 지나치게 회삽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창세기시간은 처음에는 불과 30여 페이지 분량의 작은 문학 잡지였으나, 창간 5년 후 개정 작업을 거쳐 다양한 우수 시인들에게 투고 초청을 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1987년 양안 개방 후 앞장서서 중국 시인의 작품을 수록하기 시작했고, 이후 한국, 필리핀,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화인(華人)들의 글도 많이 공유해 타이완 현대시의 비전을 확대했습니다. 창간된 지 60년이 넘는 창세기시간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시 전문 잡지로 타이완 시 발전사에서 매우 숭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시사 창랍자 중의 하나인 뤄푸는 시인이자 산문가, 평론가, 번역가이며 작품이 한국어, 프랑스어, 스웨덴어, 일본어, 영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바 있습니다. 1928년 중국 후난(湖南)성에서 태어났고, 원래 이름은 모윈돤(莫運端)이었으나 중학교 3학년 때 러시아 고전문학을 즐겨 읽었기 때문에 러시아 이름 같은 모뤄푸(莫洛夫)라는 이름으로 개명했습니다. 1949년 21살 때 국민당을 따라 타이완으로 건너와서 사관학교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 줘잉 해군육전대에 배속됐습니다. 군 복무기간 진먼 823 포격전도 참여했고, 베트남 전쟁 말기에는 베트남 사이공으로 파견된 바도 있습니다. 타이완으로 돌아온 후 단쟝(淡江) 학부 중심 대학에 진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군에서 제대한 후 교사가 됐습니다.

뤄푸의 초기 작품은 전쟁과 죽음을 다룬 게 많으며 초현실주의적 경향이 강하고 내용도 다양해서 ‘사마(詩魔)’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그 중 《석실의 죽음(石室之死亡)》이라는 장편시집은 '823 포격전'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뤄푸가 823포격전 당시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완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시집에는 전쟁에 관한 문장이 많이 나왔지만, 전쟁 상황을 명확하게 묘사하지 않았으며 이는 바로 초현실주의 문학의 특색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작품 속에서 ‘뭘 표현하고 싶어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표현이 너무 많아서 타이완 현대시사에서 가장 어려운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중년의 뤄푸는 이미 군에서 제대하고 안정된 삶을 살고 있으므로 이 시기의 작품은 예전과 비하여 덜 난해하고 내용도 주변 사람과 옛날 추억을 소재로 한 게 많습니다. 예를 들면 대표작 중의 하나인 〈바람 때문에(因為風的緣故)〉는 바로 아내를 위한 사랑시입니다. "굴뚝에 저를 대신 하늘에서 긴 편지를 하나 써 달라고 했다", "당신은 모든 데이지꽃이 시들기 전에/ 빨리 화를 내거나 웃어야 한다" 라는 따뜻한 내용이 있는데 초기 작품의 분위기와 정말 완전히 다릅니다. 타이베이 아이러 실내합창단(台北愛樂室內合唱團)이 이 시에 멜로디를 붙여 동명 노래로 만든 바 있습니다.

말년의 뤄푸는 불교 선(禪)사상의 영향을 받고 많은 작품에 선철학을 불어넣었습니다. 그가 2001년에 발표한 3천 행(行)에 달하는 장편시 <떠다니는 나무(漂木)>는 민족의식과 고향의 변화, 문명의 붕괴 등을 다루며 그의 자기 인생에 대한 성찰과 종교적 감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뤄푸는 이 시로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10대 현대시인 1위로 선정되기도 하고 그에게는 매우 의미 깊은 작품입니다. 그는 4년 전인 2018년 3월에 병으로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문학은 후대의 가슴 속에 영원할 것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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