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서 시사하는 ‘상병벌모’
-2022.03.19.-주간 시사 평론-
부득이하게 전쟁을 해야할 경우 지략으로 이기라는 말은 지금까지 2,500년 이상 전해내려오며 군통솔이 그렇게 하고자 노력해온 병법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사람 손무가 쓴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에 유래한 것이다. ‘상병벌모, 기차벌교, 기차벌병, 기하공성’(上兵伐謀, 其次伐交, 其次伐兵, 其下攻城), 이 뜻은 전쟁에서 최상의 전법은 적의 모략을 깨뜨리는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적의 외교를 끊어놓는 것이고, 또 그 다음으로는 적의 군대를 치는 것이며, 가장 낮은 것으로 최하의 방법은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즉 제일 슬기로운 방법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최근 세계 최대 이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한국 대선이다. 이 두 가지 이슈에 관한 타이완 내 세미나와 강연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데 그만큼 타이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한국 대선은 정권 교체로 일단 선거는 마쳤고 5월10일 집권 후 그동안 제시한 공약들을 얼마만큼 실천하는지, 한반도관계와 외교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는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것이다.
앞서 손자병법 모공편을 언급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어서였다.
러-우 전쟁은 몇몇 강권의 판도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의 국력이나 대외적인 영향력이 전쟁으로 인해서 약해질 것인지는 계속 관찰해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러시아의 강권 판도는 변화할 것이라 믿어진다. 그리고 세계질서 또한 변할 것이다.
수많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학자와 전문가 회의가 있었는데, 지난 수요일(3월16일) 제1야당 중국국민당 국제부 주임(황제정黃介正)이 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진행한 보고에서는 미래의 세계질서는 자유 민주 진영이 전제 독재와 대항하는 국면으로 변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중화민국 주미대표부 자문, 행정원 대륙위원회 부위원장, 대학교 국제사무 및 전략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황제정 교수는 중국국민당 중앙상무회의 보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손자병법에서 말한 벌모와 벌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즉 적의 모략을 깨뜨리거나 적의 외교 채널을 차단시키는 게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줬다는 뜻으로 보였다.
오늘날의 전쟁은 특히 누리꾼들이 가세하여 당사국들의 사기와 민심에 영향을 가하고 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의 각종 소식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대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며 현장에 가지 않았어도 전쟁을 직접 겪거나 본 사람처럼 현장 소식을 전하는 글도 아주 많다.
예전 어떠한 전쟁이든 21세기와 같은 언론의 여론, 각종 채널을 통한 신속한 정보, SNS사회연결망을 이용한 정보 유포를 경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를 정보시대의 전쟁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황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러시아군에 반항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지휘 연결고리가 끊기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는데, 각급 군사지휘관들은 그들의 군대가 어디에 있으며 어떠한 명령을 하달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를 향해 의견을 발표할 수 있다는 것도 한 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인터넷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반드시 검토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전력공급이다. 전기를 쓰려면 기름이나 가스가 필요한데 만약 자국에서 원유도 안 나고 천연가스도 부족하다면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이러한 연료를 얻으려면 육로나 해상교통으로 들여와야하는데 해상 통로가 막히면 아무것도 반입될 수 없는 큰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여기에서 타이완을 바라볼 경우 타이완은 마침 바다에 떠있는 섬이다. 전쟁이 발생할 경우 우리의 해상교통에는 문제가 없는지 장악해야 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우리도 위기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가장 현명한지를 검토하고 대안을 마련해 둬야할 것이다.
예컨대 경제, 정보, 에너지 3가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바꿔 말해 경제가 부진하거나 정보 소통이 허술하거나 에너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용맹한 군대가 있고 시민들이 용감해도 싸움에서 이기기에 버거울 것이다.
2월 하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미래 국제질서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며, 그 반면 다소 예전 20세기 후반의 양대 진영의 이데올로기 대립이나 기싸움을 연상케 하는 양 진영으로 갈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은 약간의 비관적인 분석이지만 다행인 것은 대부분 양호한 교육을 받은 국민들로 구성된 자유 민주주의 체제는 사실 허무하게 깨지지 않는 강인성을 가지고 있다. –白兆美
원고.보도: 백조미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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