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지정학적 관점

  • 2024.09.30
臺韓. 在臺灣한인사회. 한반도. 양안관계 및 시사평론
(자료 화면) 신주과학원단지의 반도체업체. -사진: AFP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지정학적 관점

-2024.09.30.- 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


20세기 후반 미국 ‘실리콘밸리’가 조성되면서 실리콘 시대라는 수식어가 생겨났다. 현대 과학기술이 일취월장하며 인터넷과 모바일 그리고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서는 불가결한 도구가 되었는데 필자처럼 ‘반도체’가 무엇인지 자세히 몰라도, 그리고 아이폰에 장착된 칩은 어떠한 첨단 제조 기술을 채택하였는지에 대해서도 모르지만 지금 일상 생활에서 반도체 없이는 무엇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정도는 감지하고 있다.

국가의 경제 번영과 더불어 국가 안전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반도체 산업은 기술 혁신을 이끄는 구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 산업이 오늘날에 와서 국제 경쟁의 도구가 될지는 몰랐다. 타이완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그 기술이 상당히 뛰어나 한동안 국제사회에서 소외되었지만 미중 경쟁이 심화될수록 국제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국제 군비경쟁, 우주 항공 위성 등 첨단기술에 응용되는 과학기술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기술의 공급과 응용을 필요로하는 수요자는 타이완 반도체산업으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를 발휘하는 무대를 찾게 했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며 가장 큰 이득을 본 국가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발전하며 국제관계에서는 그동안 축적한 부(富)를 정치 도구로 운용해왔다. 선진 기술 방면에서 훨씬 앞서가는 미국은 반도체 경쟁의 선도적 역할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이 그려놓은 청사진에 타이완의 파운드리업체 등 반도체가 들어가며 역내 안전과 세계 경제 안전에 영향을 끼치는 타이완해협의 안전이 중요시되었다.

반도체는 단순히 기술의 도약을 위한 기폭제가 아닌 미중 관계 변화와 경쟁 소용돌이에 빠져들었고 타이완도 그 속에 들어가 있다.

미국이 2022년8월에 약칭 ‘칩 액트(CHIPS Act)’ 법안이 통과된 후 미.중 갈등 속에 반중 관련 법안들이 속속 출현했다.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변화하였고 또 계속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정책 결정자와 관련 전문가 또는 학자들은 중국이 해당 분야에서의 경쟁력이 날로 강화되면서 경제안전 전략을 기반으로 하여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국가안전에 직면한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더불어 타이완의 위치를 어디에 놓고 있는지는 미국 대선 이전이나 이후 모두 지속되는 과제로 연구하였다.

기술, 경제, 군사전략, 과학기술산업, 지역 정책 등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 연구소에서 반도체의 역학적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 1년반의 시간에 걸쳐 깊이 있는 연구와 토론 후 지정학적 미국-타이완-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안전에 관한 보고서를 완성하였다.


타이완, 미국, 중국의 반도체 산업만을 놓고 볼 때 타이완은 반도체 제조 방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산업망에서 독점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 그래서 미.중 경쟁이 심화되면서부터 전략적 사고에서 타이완은 소홀해서는 안 될 요소가 되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을 증대하면서 기술적인 면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다. 중국정부는 미국의 반도체법안 등의 제약을 받으며 이제는 국내 기술을 통한 자급화를 추구하고 있다.

타이완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핵심 제조 기술로의 발전을 그치지 않고 계속 달려왔는데 미국이 애리조나주에 타이완 반도체 공급망을 설립하도록 추진한 것으로 알 수 있는 건 글로벌 산업 공급사슬이 재편되고 있고 현지화와 지역화 발전의 양상도 변모하였다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공장을 미국 본토로 끌어들이는 데 대해 동아시아의 반도체 강국들이 처음부터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본다. 타이완이나 한국의 인재가 빠져나간다는 우려와 생산 단가가 높아지는 등의 고려도 해야했다.

반도체 기술을 통해 타국과 또는 다른 지역과 협력한다는 것 자체가 어찌 그리 간단한 일인가? 그래서 국제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치하지 않은 목소리가 한동안 일었었다. 다만 변화무상한 지정학적 국제관계에서 타국이나 기타 지역과 양호한 협력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전략적 파트너를 형성할 수 있다면 오히려 보호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타이완의 반도체산업이 우위에 있을 수 있는 원인 중에는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춘 클러스터가 잘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완전한 생태계와 세밀한 분업을 소유한 타이완 반도체산업은 글로벌 과학기술을 리드하는 기업을 돕는 조용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조용한 조력자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의 반도체 산업은 TSMC사의 경우 파운드리로써 타사를 위해 제조를 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타이완은 반도체산업을 국가를 지켜주는 신령스로운 산에 견주어 ‘호국신산’이라 부르는데 믿고 있는 든든한 방패가 외국으로 이전해버린 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는 미국에 공장 설립설이 대두되면서 끊이지 않고 있다.

비관적인 시각에서 볼 때 <장자ㆍ내편ㆍ인간세>에 나오는 ‘산목자구야山木自寇也 고화자전야膏火自煎也 계가식桂可食 고벌지故伐之 칠가용漆可用 고할지故割之 인개지유용지용人皆知有用之用 이막지 무용지용야而莫知無用之用也’의 구절을 인용하여 보면 비관론자의 우려점이 어느 정도 이해될 것이다. 장자의 이 말은 춘추시대 은둔한 현인 접여와 공자와의 대화에서 비롯된 것으로써 접여가 말하기를 산에 있는 쓸모있는 나무는 도끼자루로 만들 수 있어서 결국 스스로를 베는 것이고 기름은 불을 밝히는 용도로 쓰이기에 실질적으로는 스스로를 태우게 되며,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는 용도로, 옻나무는 도료로 쓸 수 있는 액체 ‘칠’로 쓰이므로 살이 깎인다…’라며 쓰임새 때문에, 쓸모가 있어서 결국은 스스로를 해치는 격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반도체가 우리의 전반적 경제를 윤택하게 만들어 주고는 있으나 오히려 타인이 차지하려고 벼르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 비관적 시각이다.

그 반면 낙관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반도체는 이미 전략 물자로 간주되고 있고 우리가 구축한 반도체산업 클러스터에 대한 국제상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 국제사회의 단극체계 또는 다극체계로의 변화는 미중 간의 관계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반도체 공급 사슬에서 우리가 꼭 피동적이지만은 아닐 것이다. 타이완이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상황 아래서 제조 프로세스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는 동시에 슬기로운 전략 정책을 펼쳐나간다면 치열한 미중 경쟁 속에서 전략물자로써의 반도체는 타이완 미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 여겨진다. -白兆美

취재ㆍ보도: 백조미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