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올해 초였던 것 같아요. 실시간 검색에 꽤 오랫동안 정상을 차지한 배우가 있습니다. 그저 하이주얼리 브랜드 오픈 행사에 참석한 사진이 찍혔을 뿐인데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일으킨 타이완의 인기 남자배우 언승욱(言承旭)이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1월 배우 언승욱은 티파니앤코 브랜드 오픈 행사에 맞춰 블랙 수트 위에 작은 브로치를 달고 목에는 심플한 네크리스를 하고 등장했습니다. 당시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은 보정 없이 원본으로 퍼졌는데, 올해 마흔 일곱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탄탄한 몸매와 고급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뱀파이어' 비주얼을 자랑해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죠.
지금도 빛나는 외모로 여심을 설레게 하지만 언승욱의 오랜 팬들은 언승욱이 아이돌그룹 ‘F4’의 멤버로 가수로 활약하던 데뷔 초, 무대 위에서 ‘유성우(流星雨)’, ‘가장 특별한 존재(最特別的存在)’, ‘절대 널 잃을 수 없어(絕不能失去你)’를 부르던 풋풋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이건 영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신인감독이었던 차이밍량 감독에게 1994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황금사자상을 안기며 타이완 뉴웨이브 2세대의 서막을 연 작품이라고 호평 받는 <애정만세>보다…차이밍량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볼 수 있는 타이베이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영화 《청소년 나타》가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소위 '거장'이라고 불리는 감독들은 오늘날 높은 명성을 얻게 해준 작품들보다도 초창기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아카데미 감독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거장 리안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영화 마니아들은 리안 감독에게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긴 <라이프 오브 파이>를 능가하는 리안 감독의 최고의 작품으로 1994년작 <음식남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최근 영화 <음식남녀>를 다시 봤는데,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어도 초기 리안 감독 영화 특유의 웃음 코드에 빵빵 웃음이 터졌어요. 아마 리안 감독의 유머 코드는 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여전하다는 증거겠지요.
음식남녀라는 영화 제목대로 영화는 도입부부터 맛있는 타이완 요리가 나와요. 120분의 러닝타임 내내 100여가지의 타이완 요리가 끝없이 화면을 채우죠. 최근 음식남녀를 다시보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들이 뭔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아니 이런 음식도 나왔었어?”하고 영화를 다시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리안 감독은 영화 <음식남녀>를 통해 타이완의 세대간의 갈등을 본질적으로 다뤘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 앉은 밥상을 사이에 두고 부모와 자식, 그리고 남자와 여자 간의 갈등을 잔잔히 풀어냈죠. 특히 120분의 러닝타임 내내 등장하는 다양한 타이완 음식은 영화의 아주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오늘 랜선미식회는 <음식남녀> 속 타이완 음식을 되새기며,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음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영화 <음식남녀>의 주인공 주사부는 타이완 최고 호텔의 셰프였지만 미각을 잃어버리고, 매주 일요일 세 딸들을 위해 성대한 저녁 밥상을 준비하는 것을 낙으로 사는 아버지입니다.
수많은 장면들이 지금도 회자되지만 리안 감독의 영화<음식남녀>를 말할 때 오프닝 장면은 레전드급의 명장면으로 지금도 자주 회자됩니다.
영화 오프닝 장면은 어느 일요일 주사부가 집에서 딸들과 함께 할 일요일 저녁 밥상을 준비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주사부는 먼저 항아리 속 살아있는 민물고기 한 마리를 건진 후 나무젓가락에 끼워 비늘을 벗기고 배를 가른 뒤 뼈를 발라내어 밀가루를 묻히고 뜨거운 기름을 부어 튀깁니다. 그런 다음 오징어에 가늘게 칼집을 내어 볶고, 돼지 콩팥은 얇게 편을 뜨고, 고추를 썰고, 돼지고기를 자르고, 마는 채 썰고, 잘 쪄진 돼지고기를 칼로 얇게 썰어 얼음물에 넣어 한 숨 식힌 뒤에 다시 찜통에 넣고 익힙니다.
이어 주사부는 마당에 있는 닭장에서 닭 한 마리를 잡아 닭을 손질하고, 정성스레 손질한 닭을 도자기에 담아 중탕으로 고아냅니다. 그리고 아까 찜통에 넣어뒀던 돼지고기를 청경채로 예쁘게 장식을 해 놓은 접시에 옮긴 뒤 소스를 붓습니다. 또 개구리 다리는 기름에 튀기고, 돼지 고기는 다져 샤오롱바오를 빚습니다. 5분 남짓한 <음식남녀>의 오프닝 장면엔 채소를 탁탁 썰어내는 소리나 기름에 음식이 튀겨지는 소리, 심지어는 가볍게 돼지 콩팥 단면을 슥삭하고 잘라내는 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담아내었습니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음식만 5가지가 넘고, 타이완 음식이 낯선 관객들이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센 불과 기름을 주로 사용하는 타이완 요리의 기본 조리법은 물론 화려한 장식을 뽐내며 맛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 일품인 타이완 음식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데 성공한 명장면이 바로 영화 음식남녀의 오프닝 장면이라고 할 수 있죠.
주사부가 사랑하는 딸들에게 해준 수많은 요리 중에 껍질이 바삭한 오리 구이, ‘췌피카오야(脆皮烤鴨)’는 손질하고 또 조리까지 손이 참 많이 가는 음식이라는 걸 영화<음식남녀>세삼 느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주사부가 딸들을 위한 오리구이, 카오야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주사부는 살아 있는 오리를 잡아 껍질을 벗기고 뼈를 바르고, 그런 뒤 오리 주둥이를 벌려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습니다. 바람을 후~ 하고 불어넣자 오리 몸통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바람을 불어넣은 오리 몸통에 소스를 여러 번 끼얹고, 장작불에 굽습니다. 그런 다음 보기 좋은 갈색으로 그을린 오리를 꺼내 든 주사부의 얼굴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오릅니다. 오리구이, 카오야는 완성까지 꼬박 몇 시간이 걸리는 손이 많이 가는 요리지만 딸들이 먹을 음식이라는 생각에 뿌듯해 하죠.
타이완 음식으로 인생 이야기를 비유해 가족간의 화합을 그려낸 리안 감독의 영화 음식남녀! 가족이란 끊어 내려 아무리 노력해도 끊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바로 리안 감독이 음식남녀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혈연으로 이어진 진정한 가족의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Rti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오늘은 영화 음식남녀의 OST 저화지엔(周華健)의 나를 행복하게 하고 또 슬프게하는 (讓我歡喜讓我憂)을 띄워 드리며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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