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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농산물 이야기] 5월의 과일 ‘메이즈(梅子)’

  • 2024.05.03
랜선 미식회
2일 오전 타이베이의 한 종합시장에 매실이 놓여 있다.[사진 출처 Rti 손전홍]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이번주 일요일, 5월 5일은 24절기 가운데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첫 여름절기, 입하(立夏·start of summer)인데요.

언제 왔는지도 모를 봄이 훌쩍 지나가고 어느덧 여름이 오는 길목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5월, 요즘 타이완은 ‘메이즈(梅子)’ 매실이 제철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재래시장에 나가보면 박스째 매실을 가져다 놓고 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네 마트에서도 알이 탱글탱한 초록 매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그만큼 요즘 타이완에선 집집마다 생매실을 구해 절임이나 ‘메이추(梅醋)’, 매실 식초를 담그기에 한창입니다.

오늘은 청취자 여러분과 제철을 맞은 매실, ‘메이즈(梅子)’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먹고 마시고…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매실의 모든 것, 지금부터 ‘랜선미식회’와 함께 알아보시죠!

나무의 어머니이며 사군자의 하나인 매화(梅花)나무의 열매 매실. 3천여년 전부터 재배한 과수의 하나로 중화민국 농업부 농업시험소의 자료에 따르면 타이완엔 260여 년전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해요.

매실에 대해 최초로 언급한 문헌 기록을 찾아보면, 1661년부터 1722년까지 무려 61년간 중국을 다스린 청나라 제4대 황제였던 강희제(康熙帝)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청나라 강희제 35년인 1696년, 당시 타이완 지부(知府)였던 가오공치엔(高拱乾)이 타이완 전국을 돌아보며 편찬한 타이완부지(臺灣府志)에 ‘청매(青梅)’, 청매실이 등장합니다. 타이완부지에 청매실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타이완부지>가 발간된 청나라 강희제 시기 이전부터 타이완 섬에 매실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1944년 타이완총독부농업시험소(臺灣總督府農業試驗所)에 의해 간행된 타이완의 농업백과사전인 <타이완농가요람(台灣農家要覽)>에는 타이중주 난터우군(臺中州南投郡) 그러니깐 지금의 난터우 줘쉐이시(濁水溪) 상류 지역에서 매화 나무가 자라나고 있다는 기록과 함께 지금의 타오위안 지역 산맥의 해발 700~1000m 지대에서 자생하고 있는 야생 매화 나무를 관찰했다는 기록이 ‘타이완농가요람’에 남아 있습니다.

약 80여 년전 매화나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된 줘쉐이시(濁水溪)는 타이완인들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강입니다. 유구히 흐르는 줘쉐이시는 타이완 역사의 증인이자 중남부의 젖줄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난터우(南投)현, 장화(彰化)현, 윈린(雲林)현 사람들에게 생명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난터우, 장화, 위린에서는 줘쉐이시 물로 농사를 짓고, 수려한 경관을 제공해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는 것도 줘쉐이시가 난터우, 장화, 위린인들에게 주는 혜택입니다. 그러니 줘쉐이시를 중남부의 젖줄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혀 어색하거나 과장된 표현이 아닙니다.

줘쉐이시의 전체 길이는 186.6㎞!  타이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섬진강이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듯이, 줘쉐이시는 타이완을 남북으로 가르며 흐릅니다. 남부와 북부를 구분하는 천연 경계선인 줘쉐이시를 경계점으로 기후가 다릅니다. 줘쉐이시 남쪽은 열대기후, 북쪽은 아열대 기후를 띕니다.  도(道)는 자연을 본받고, 사람은 땅에 본받듯이, 타이완인들의 정치성향 역시 줘쉐이시를 경계로 확연하게 갈립니다. 흔히 타이완에서 말하는 ‘난뤼베이란(南綠北籃)’ 이른바 남록북람 현상입니다. 남부와 북부를 구분하는 천연 경계선인 줘쉐이시 남쪽은 녹색 깃발의 민진당이 대세입니다. 수도권인 타이베이시를 포함한 줘쉐이시 북쪽은 남색 깃발의 국민당 지지자가 많습니다.

다시 오늘의 주제인 매실로 돌아와, 농업부 농량서(農糧署) 통계 자료에 따르면 타이완의 매실 연간 생산량은 1955년에 3,046톤이 생산될 정도로 미미하였으나, 매실 식초, 매실 음료수 등 가공기술개발이 활발해져 국내수요가 매년 증가되면서 1981년 매실의 생산량은 26년 사이에 24배 증가한 7만 4천 492톤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매실 재배면적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1997년에는 연간 뉴타이완달러 31억 5000만원, 한국 돈 약 4조 3,753억 5,000만 원 (2024년 5월 3일 다음 환율 기준)의 소득을 기록하며, 매실은 당당히 타이완 농가의 대표 효자 작물로 자리잡게 됩니다.

타이완 국내 주요 매실 생산지로는 타이난, 가오슝, 난터우, 자이, 장화 , 타이중, 타이둥, 화리엔 등이 꼽힙니다.

특히 난터우현(南投縣) 신이향(信義鄉)의 5월은 남다릅니다. 지역 대표 특산물인 신이매실이 탐스럽게 영글어가는 시간이기 때문인데요. 난터우 신이향에서 연간 생산되는 매실은 5000t으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합니다. 매실 재배 조건을 두루 갖춘 전국 최대의 매실 생산지로 신이향은 ‘매실의 본고장(梅之鄉)’이라고도 불립니다.

매실의 본고장 신이향의 매화나무는 매년 12월부터 2월에 꽃이 피고, 매화나무의 열매는 3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수확을 하게 되는데요. 매화가 피는 봄, 앞다투어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지는 꽃과 함께 신이향의 매화를 잠시 잊고 있는 동안 신이향 매실농가는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껏 매실을 가꾸고, 여름의 길목에 서있는 5월, 요즘 청매실 수확이 한창입니다.

난터우 신이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타이완 국내 최대 매실 생산지답게 지역특산물인 매실을 활용해 만든 지역특화 먹거리를 꾸준히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호응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자랑인 매실로 만든 매실 농축액(梅精), 일반 매실 장아찌(脆梅), 숙성시킨 매실 장아찌(陳年梅), 매실 식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개발·생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이 매실 엑기스를 사용해 만든 매실 사탕(梅精硬糖)이나 매실 젤리(梅子果凍), 매실잼(梅子醬),매실 분말(梅子粉), 매실절편(梅片), 그리고 신이매실을 훈제해 까맣게 만든 ‘오매(烏梅)’를 활용해 만든 음료수인 오매탕(烏梅湯)등 신이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은 여행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기념품이나 친척, 친구, 이웃, 회사 동료에게 선물하기 좋은 부담 없는 여행 기념 선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Rti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엔딩곡으로 리롱하오(李榮浩)의 오매잼 (烏梅子醬, 훈제한 매실 잼)을 띄어드리며,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하비스트(農傳媒,Harvest)》 (2023. 7. 7.) <葉間梅子青如豆 臺灣梅子從外銷轉內銷的命運進行曲>, https://www.agriharvest.tw/archives/103601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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