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타이완 미식(美食). 타이완 사람들은 자신들이 평소 먹는 맛있는 음식을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부릅니다. 통상 타이완 사람, 일반 소비자가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먹어도 거부감이 없는 음식을 타이완 미식이라 말 할 수 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타이완 전국 야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판 스테이크, 치즈감자, 타이완식 치킨 지파이(雞排) 같은 것도 이미 타이완화됐고 일상식으로 먹기에 타이완 미식 범주에 넣을 수 있습니다.
최근 영국 BBC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타이완 미식을 바라봤습니다. 원주민족 전통 음식부터 타이완을 다녀온 외국인 여행객이라면 누구 할 것 없이 타이완의 매력으로 꼽는 작은 먹거리를 뜻하는 ‘샤오츠(小吃)’, 타이완 기차여행의 꽃! 타이완철로공사의 명물인 철도 도시락 ‘타이톄비엔당(臺鐵便當)’까지, 영국 BBC는 다양한 타이완 미식을 통해 타이완 정체성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타이완 총통 선거의 주요 쟁점인 ‘타이완 정체성’! 타이완 미식으로 타이완인의 정체성을 집중 조명한 영국 BBC의 보도에 대한 타이완 사람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방송을 만든 방식도 신선합니다. 방송을 위해 영국 BBC는 기자 겸 요리책 타이완 메이드(台灣製造)의 저자 웨이베이산(魏貝珊) 작가와 루이카이족 출신의 오스트로네시아 문화 연구가이자 타이완 동부 타이둥에서 원주민족 전통 식당을 운영하는 릴리(Lily) 사장 등을 만나 타이완의 맛있는 음식과 타이완 정체성을 관심 있게 취재 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는 영국 공영 방송사 BBC가 1월 5일(영국 현지시각) 보도한 기사에서 집중 조명했던 타이완 미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내일 1월 13일 타이완에서 총통선거와 입법위원(한국 국회의원 격) 선거가 동시에 실시됩니다. 총통 선거의 핵심 쟁점은 말할 것도 없이 ‘정체성’에 관한 것입니다. 유권자의 다수는 ‘타이완-중국 통일’도 ‘타이완 독립’도 아닌 ‘현상 유지’를 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타이완의 MZ세대, 젊은이들은 자신들을 중국과 별개의 존재로 거의 뚜렷한 타이완 국가 정체성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이완 사회에서 정체성은 복잡 미묘한 문제입니다. BBC는 지난 5일 온라인판에 게재한 기사에서 총통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타이완의 소위 “뿌리” 정체성이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면서, 타이완의 미식 전문가 그리고 셰프와 함께 타이완 미식 관점에서 타이완 정체성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BBC는 5일 “타이완은 1949년 마오저둥의 중국 공산당 군대를 피해 타이완섬에 정착한 국민당의 후손들의 집이다. 그러나 이들은 타이완섬에 가장 먼저 사람들은 아니다. 그전부터 타이완섬으로 건너온 각 민족 집단은 자신들만의 음식도 함께 가져왔고, 그렇게 타이완섬의 식탁 모습은 변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상징적이고 널리 사랑받는 특색있는 음식이 탄생하기도 했다. 예를들면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너럴 쏘 치킨(左宗棠雞) 즉 줘중탕지는 사실 타이완에서 발명된 음식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오늘날 아주 맛있고 다양한 타이안의 음식 문화는 가시밭길과도 같은 이곳의 정치 상황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이상적인 지침과도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BBC가 5일 기사에서 집중 조명한 타이완 미식 중 하나는 타이완 원주민족의 전통 음식 아바이(阿拜, abai)입니다. 영국 BBC는 원주민족 음식을 주제로 타이완 동부 타이둥에서 원주민족 전통 식당 ‘다와나(達瓦娜)’를 운영 중인 릴리(Lily)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릴리 사장은 루카이족 출신의 오스트로네시아 문화 연구가이기도 합니다. 루카이족은 타이완 동남부 산악 지대에서 오랫동안 터전을 잡고 살아왔습니다. 릴리 사장이 BBC 취재 카메라 앞에 선보인 아바이는 조상이나 신에게 제물로 올리는 루카이족의 신성한 제사 음식입니다. 아바이는 쌀과 돼지고기 등을 아리부루(alabulru,假酸漿葉)라는 잎으로 감싸 찐 뒤, 잎을 벗겨내고 먹는 루카이족의 전통 음식입니다.
릴리 사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만 해도 원주민족 부락(원주민족 마을) 밖에서 원주민족의 음식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타이베이에서는 원주민족의 음식을 보지도 먹지도 못했었죠. 그래서 원주민족의 음식을 스스로 배워보자 생각했습니다. 제게 식당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제가 제 부족에 머물면서 다른 사람들과 나 자신의 음식을 공유하는 방법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릴리 사장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선보이는 메뉴 중 훈제돼지고기(煙燻豬肉)와 피순대(血腸)는 루카이족의 사냥 문화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고, 빈랑 잎 특유의 향이 매력적인 치즈케이크는 외래 음식 문화에 대한 인정 또는 수용을 담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더불어 릴리 사장은 “원주민족은 타이완 땅에 아직도 있습니다. 언제나 있었습니다. 단지 이 나라에 틀에 박혀 원주민족의 문화성이 이 나라의 표면에 보여지지 않았을 뿐입니다.”라며 타이완은 중국 영토에서 떼려야 뗄수 없는 일부라는 중국 측의 주장은 오래전부터 타이완섬에 터를 잡고 살았던 이땅의 원주민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타이완 인구는 약 2천 3백만명으로, 국민 대부분은 한족 (漢族)으로 총인구의 약 98%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타이완 원주민족으로 타이완 전체 인구의 약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한족(내성인과 외성인)이 타이완섬에 이주하기 훨씬 전 남도어족(南島語族) 즉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이라 불리는 말레이계 선주민(先住民)들 바로 오늘날 타이완 전체 국민의 2%를 차지하는 ‘타이완 원주민족’이 이미 타이완섬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릴리 사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타이완 원주민족들은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릴리 사장은 “당신들 모두 우리 뒤에 이주해 왔습니다. 진정한 타이완인이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부족은 언제나 이 땅에 살고 있었습니다. 「你們都是在我們之後才來的。你們認為誰才是真正的台灣人?我的族人一直都住在這裡。」”라며 많은 생각을 하게끔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원주민족 출신 쉐프가 만든 진짜 원주민족 전통 음식, 베테랑 기자와 요리책 작가가 바라보는 타이완의 미식… BBC는 이들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모아놓고 보니 신기한 현상이 관찰됩니다. 분명 타이완 미식, 음식 이야기인데 더 이상 음식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랜선미식회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주 금요일 새로운 타이완 음식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손전홍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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