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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리수에는 원래 파인애플이 없었다

  • 2023.12.08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해외 여행을 즐겨 다니시는 분들이 항상 하는 고민, 바로 어떤 기념품을 사갖고 와야하는가입니다. 살만한 기념품이 너무 없어도 고민이지만 너무 많아도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난감합니다. 평소 여행다니면서 기념품 사시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타이완은 관광 기념품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이완에는 외국인들이 타이완 곳곳을 여행 하면서 느꼈던 좋았던 감정들을 추억할 수 있는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타이완 관광 기념품이 정말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오늘 랜선미식회는 외국인 관광객이 타이완 여행에서 반드시 빼놓지 않고 구매하는 인기 관광 기념품, 특화 먹거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시점으로 단지 타이완을 이미지만이 아닌 타이완 문화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는 관광 기념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하는 최적의 적기입니다. 중화민국 관광서가 공개한 ‘2023년 타이완 방문 외래 관광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0월 타이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62만 1천 649명으로, 지난 4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50만명을 돌파한 이후,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타이완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월간 기준 무려 8개월 연속으로 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타이완을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9월 중화민국 교통부 관광국에서 관광서로 승격된 타이완 관광서는 올해 ‘방문객 6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타이완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타이완 전국 관광 명소와 타이완만의 특색있는 음식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글로벌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타이완 관광 글로벌캠페인의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타이완에 여행가면 필수로 구매해야하는 타이완 전통 과자입니다. 가격은 타이완 전통 과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데요. 비싼 가격으로 발목을 잡는 다른 나라에서 반드시 먹어보고 사야하는 과자들과는 달리 타이완 전통 과자는 가격이 합리적입니다. 과자 선물 세트에 최소 한국 돈으로 3만원 안팎을 줘야 하는 프랑스의 마카롱과 다르게 타이완 전통 과자들은 이렇게 싸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값이 저렴합니다. 특히 외국인들이 타이완에 방문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지인들에게 타이완 전통 과자를 선물하거나 같이 나눠 먹으며 타이완을 홍보하는 2차 효과도 있습니다.

타이완에 가면 무조건 꼭 사야한다라는 전통 과자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타이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손에 들려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펑리수’입니다. 타이완은 몰라도 펑리수는 안다라는 말이 있을만큼 글로벌 인지도를 자랑하는 펑리수는 타이완 소프트문화와 타이완의 얼굴로서 세계속 독보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펑리수는 영어로 파인애플 케이크(Pineapple cake)이라고 합니다. 파인애플 케이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펑리수는 밀가루, 버터, 계란, 설탕으로 만든 반죽 안에 파인애플 조림 또는 잼을 넣어 구운 타이완의 전통 과자입니다. 한 입 베어물면 파인애플의 달콤한 향이 가득퍼지고 씹을수록 고소한 펑리수는 우롱차나 홍차, 우유, 커피와도 잘어울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펑리수란 이름은 파인애플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버터향 가득한 펑리수를 반으로 가르면 파인애플 과육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펑리수의 주인공은 원래 펑리 즉 파인애플이 아니었습니다.

펑리수의 진짜 주인공은 동과(冬瓜)입니다. 겨울 박이라는 뜻의 동과는 여름에 자라 가을에 주로 수확하는 박과에 속하는 과채류입니다. [**참고:타이완에서는 동과를 말린 뒤 차로 끓여먹습니다. 특히 타이완 사람들은 여름에 물 대신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인 시원한 동과차를 즐겨마십니다.]

초기 펑리수는 반죽 안에 꾸덕하게 졸인 동과 잼을 듬뿍 넣어 구운 고소하고 달달한 디저트였습니다. 당연히 동과수라고 했어야 옳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시절 타이완 사람들은 굳이 펑리수라고 불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파인애플은 만다린어로 펑리, 민남어로는 옹라이(王梨)라고 합니다.  파이애플 옹라이라는 발음이 복이 들어온다라는 뜻의 민남어 옹라이(旺來)와 발음이 비슷해 그때 그 시절 타이완 사람들은 동과 과육을 소로 넣어 만든 과자를 먹는 것만으로도 복이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파인애플이 들어가지 않은 이 과자를 옹라이수, 펑리수라고 불렀습니다.

붕어 없는 붕어빵, 바나나 없는 바나나우유처럼 파인애플 없는 펑리수는 타이완 국민 간식으로 긴 세월동안 사랑 받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타이완을 세계에 널린 1등 공신 중 하나인 요즘 펑리수엔 파인애플이 듬뿍 들어있습니다. 도데체 언제부터 진짜 파인애플이 들어간 펑리수를 먹게 되었을까요? 펑리수의 주인공이 동과에서 파인애플로 바뀐 건 타이완 국내 파인애플 보급률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타이완의 파인애플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1694년 청나라 강희제 시기에 파인애플 재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에 의해 파인애플이 전래되었으나 당시에는 타이완 섬에 널리 재배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파인애플 교배, 육종 시험을 비롯해 기술 개발, 재배관리 등을 목적으로 1918년 자이 농업시험소가 설립되었고, 1934년엔 자이농업시험소가 타이완산 파인애플 1호인 ‘타이농1호’의 실험 재배에 성공하며 타이완은 파인애플 재배의 국가적 기초를 확립하였습니다. 많은 노력의 결과로 1970년대에 들어서며 타이완 국내 파인애플 생산량이 늘어나고 파인애플이 흔해지면서 등장한 것이 진짜 파인애플, 그것도 타이완 국산 파인애플이 들어간 펑리수였습니다.

같은 펑리수라 할지라도 들어가는 동과와 파인애플 과육에 비율에 따라 단맛과 신맛, 식감이 확연히 다릅니다. 달콤함과 무거운 맛을 원하신다면, 동과와 파인애플을 적당한 비율로 섞은 기본 펑리수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느끼하지 않고 가볍고 새콤한 맛을 원한다면 100% 파인애플만 들어간 투펑리수(土鳳梨酥)를 추천해드립니다. 랜선미식회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주 금요일 새로운 타이완 음식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손전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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