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시원한 얼음 알갱이가 한여름의 더위를 사르르 녹여주는 ‘빙수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연일 체감온도 35도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타이완 디저트시장의 ‘빙수대전’도 막이 올랐습니다. 빙수전문점은 물론 대형 제과점, 프랜차이즈 카페, 동네 카페들이 일제히 빙수 현수막을 내걸고 더위에 지친 손님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빙수 종류도 다양합니다. 잘게 간 얼음 위에 타이완의 자랑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이 올려진 과일 빙수부터 우유얼음을 갈아 만든 쉬에화빙(雪花冰) 즉 눈꽃빙수까지 빙수계 맏형 ‘망고 빙수’의 입지가 흔들릴 정도로 빙수의 계절이 돌아온 타이완에서 만날 수 있는 빙수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완의 여름 대표 디저트하면 뭐니뭐니해도 달콤한 망고와 시원한 얼음이 가득 든 망고빙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망고빙수 맛집 ‘도장깨기’를 위해 타이완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로 타이완은 ‘망고빙수’가 유명한 만큼 푹푹찌는 폭염 속에 올 여름 타이완 길거리는 지난 여름과 마찬가지로 팥이나 딸기가 올려진 빙수보다도 여전히 빙수계 맏형! 샛노란 망고를 얹은 ‘망고빙수’ 사진이 넘쳐납니다.
한 입 베어 물면 시원함과 단맛이 혀를 감싸는 망고빙수! 하지만 여름에 꼭 찾게 되는 대체불가 여름 별미 망고 빙수 한 그릇은 밥 한 공기 열량을 훌쩍 넘기기 때문에 자칫 과도한 열량섭취로 당뇨와 혈액 내 요산의 농도를 높여 통풍을 유발할 수 있어 맛있긴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칼로리 폭탄’ 망고빙수를 먹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구관이 명관이라는 옛말처럼 우유 얼음 위에 생망고, 망고시럽, 바닐라아이스크림을 얹은 칼로리폭탄 망고빙수보다는 이왕이면 잘게 간 얼음 위에 빈혈 예방에 도움을 주고, 다이어트 효과도 있는 흑당시럽을 뿌려 먹는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흑당빙수 즉 헤이탕춰빙(黑糖剉冰)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시간에서는 망고빙수와 함께 여름하면 빠질 수 없는 타이완 대표 디저트 헤이탕춰빙 즉 흑당빙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하는데요. 그럼 지금부터 빙수 중에 칼로리가 제일 낮고, 달콤하고 시원함을 선사하는 여름에 꼭 찾게 되는 흑당빙수, 헤이탕춰빙에 대한 모든 것을 시원하게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에야 냉장고가 있지만 냉동고가 없던 시절 빙수의 주재료인 얼음은 황제가 하사해야 맛볼 수 있는 고급 식재료였습니다.본질적으로 상류사회 인사들이 누렸던 최고의 여름철 호사 식품이었던 빙수의 유래는 여러 학설과 추론이 있지만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빙수에 관한 최초 기록은 중국 고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송나라 역사서인 『송사宋史』에는 황제가 여름철 복날이 되면 궁중에서 대신들한테 특별히 밀사빙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밀사빙이란? 밀(蜜)은 꿀이라는 뜻이고 사(沙)는 글자 뜻 그대로는 모래지만 실제로는 팥을 간 팥소를 의미하고 빙(冰)은 얼음을 뜻합니다. 밀사빙이란 즉 꿀과 팥으로 버무린 얼음으로 지금의 팥빙수와 비슷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오래전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기 시작한 게 지금의 빙수의 유래라는 것을 뒷바침해주듯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 에는 베이징(北京)에서 즐겨 먹던 프로즌 밀크(frozen milk)라는 빙수의 제조법을 베네치아로 가져가 전했다는 기록이 존재합니다.
일반 서민들은 언감생심 꿈꿔보지도 못했던! 상류층이 즐겼던 천상의 여름철 별미였던 빙수가 대중화된 것은1876년 독일의 카를 린데가 암모니아를 냉각제로 사용하는 압축냉장장치를 발명하면서 인류는 인공적으로 얼음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이어 1913년 미국에서 가정용 전기 냉장고가 최초로 출시되면서 계절과 상관없이 인류는 사계절 내내 얼음을 먹을 수 있게 됐고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얼음을 이용한 빙수가 다채롭게 발달하고 점차적으로 대중화됐습니다.
냉장고 보급과 함께 빙수는 대표적인 여름철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세계인이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하듯 오랫동안 즐겨 먹어 온 빙수를 즐기는 방법도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먼저 마르코 폴로가『동방견문록』에 남긴 기록대로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빙수가 발달했습니다. 로마에서 유독 인기 있는 ‘그라타케카(Grattachecca)’는 갈아 낸 얼음에 다양한 색상의 시럽이 뿌려져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고, 또 시칠리아에서 유래해 전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그라니타(Granita)’는 과일즙이나 시럽을 섞은 물을 얼려서 갈아낸 뒤 젤라토를 얹어 먹는 빙수의 일종입니다.
또 한국에 팥빙수가 있다면 타이완에는 잘게 간 얼음 위에 빈혈 예방에 도움을 주고, 다이어트 효과도 있는 흑당시럽을 뿌려 먹는 타이완식 빙수! 헤이탕춰빙이 있습니다. 여름철 빙수전문점과 야시장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음식이기도 합니다.
‘헤이탕춰빙’이라 부르는 타이완식 빙수는 얼음에 흑당 시럽만을 뿌려 얼음 자체의 시원한 맛을 즐기는데 초점을 맞춰, 팥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팥빙수에 비하면 달지도 않고 약간 심심한 맛이나지 않을까 느낄 수도 있지만, 시원한 헤이탕춰빙을 한 입 푹 떠서 먹으면 고소하고 쌉싸르르하면서 달콤하고 또 시원한 얼음 사르르 녹는 맛은 습도가 높은 타이완의 더위를 싹 날려 줍니다.
같은 빙수지만 한국에 팥빙수와 타이완에 헤이탕춰빙은 먹는 방법이 비슷한 듯 다릅니다.한국에 팥빙수는 얼음 위에 팥, 연유, 떡 등 풍성한 재료가 들어가 있어 섞어 먹어야 제맛이지만, 타이완에 헤이탕춰빙은 얼음 위에 뿌려진 흑당시럽이 자연스레 얼음에 스며들기 때문에 얼음과 흑당 시럽을 섞지 않고, 수저로 윗부분부터 푹 퍼서 먹으면 됩니다. 그럼 오늘 엔딩곡으로 시원한 헤이탕춰빙과 함께 에어컨 없이도 더위를 잊게 해줄 장칭팡(張清芳)의 얼음(冰塊)을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시간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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