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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서 故주거량 AI기술로 '깜짝 등장'

  • 2025.05.15
연예계 소식
‘2025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藍寶石大歌廳演唱會)에서 타이완의 전설적인 원로 개그맨 故주거량(豬哥亮)이 AI기술로 복원돼 서프라이즈를 선사했다.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타이완 남부지역 최대 도시인 가오슝시 문화국 산하기관인 가오슝 뮤직센터가 주최한 ‘2025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藍寶石大歌廳演唱會)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가오슝 뮤직센터 하이인뮤직홀에서 개최됐습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는 잊혀져 가는 타이완 특유의 오래된 공연문화인 ‘슈창(秀場)’문화를 보존, 전승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행사입니다.  

슈창, 한자로는 공연을 뜻하는 영어 단어 ‘show’를 음역할 때 사용하는 한자인 ‘빼어날 수’에 ‘마당 장’, ‘공연장’이라고 뜻풀이될 수 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야외공연을 가라키는 노천 쇼, 식당에서 펼쳐지는 식당 쇼, 화려한 춤과 노래로 어우러지는 카바레 쇼 등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타이완에서 유행했던 공연 문화를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슈창 문화의 기원은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중화민국 정부가 타이완으로 천도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60만 명의 중화민국 국군이 중국에서 철수하고 정부를 따라 타이완 섬으로 오게 되는데, 중국에 있는 가족과 생이별하고 혼자 타향땅에서 살아가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한 것은 노천식 다실에서 차를 마시면서 듣는 향수를 달래는 고향의 옛 노래였습니다.    

당시 노천식 다실에서 가수들이 주로 선곡한 노래는 중국 상하이에서 유행하던 옛 노래였습니다. 이후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노천식 다실들이 소음에 참다못한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무대가 실내 공연장으로 옮겨졌고, 선곡도 타이완 사투리인 민남어 가요 위주로 점점 변했습니다. 또한 관람객들의 높아진 시청각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공연도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려한 춤, 웃음을 자아내는 상황극, 진행자의 위트 있는 토크가 합쳐친 다채로운 멀티 쇼로 거듭났고 1980년대까지 타이완 전국을 풍미했습니다.   

당시 가장 유명세를 떨쳤던 공연장은 가오슝에 위치한 ‘사파이어 카바레(藍寶石大歌廳, Sapphires Cabaret)’였습니다.  

1975년부터 1995년까지 운영된 사파이어 카바레는 타이완 슈창 문화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동시대 공연장 중에 최고의 인기를 누렸고 이름이 동남아까지 널리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때 사파이어 카바레는 가수들의 꿈의 무대였고, 사파이어 카바레 무대에 한번 올라서면 몸값이 두세 배 오른다는 설도 있었습니다. 사파이어 카바레를 발판으로 삼아 연예계에 진출하거나 유명세를 얻은 진행자와 가수들도 ‘슈창’ 문화를 티비 프로그램에 도입해 새로운 장르의 예능이 탄생함에 따라 사파이어 카바레는 ‘타이완 버라이어티 쇼의 시초’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습니다. 그 만큼 사파이어 카바레는 타이완의 서민 오락 발전사와 예능 프로 변천사에 한 획을 그은 공연장으로, 가오슝시 정부가 사파이어 카바레와 이가 상징하는 ‘슈창’ 문화가 잊히지 않고 계속해서 기억될 수 있도록 지난 2022년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사람들의 열렬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파이어 카바레의 감판 진행자 주거량(豬哥亮, 좌)과 가수 천메이펑(陳美鳳, 우)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올해로 4회째를 맞아 5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간 가오슝 뮤직센터 하이인뮤직홀에서 열린 ‘2025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는 슈창 문화가 성행했던 시절 슈창 진행자로 인기를 얻고 연예계에 진출, MC이자 코미디언으로 활약 중에 있는 펑챠챠(澎恰恰)와 2022년 타이완 방송대상 금종장(金鐘獎) 시상식에서 타이완 배우 최초로 생물학적 여성으로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야란(陳亞蘭) 등 두 명 MC의 재치있는 진행과 1980년대를 풍미했던 여가수 판위에윈(潘越雲), 수많은 명품 듀엣곡을 배출한 민남어 가요계의 최고의 남녀조합 룽첸위(龍千玉)와 차이샤오후(蔡小虎) 등 17명의 민남어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 속에 성황리 마무리됐습니다.    

특히 이틀째 공연은 개그우먼이자 가수인 왕차이화(王彩樺)가 한국 걸그룹 T-ara의 히트곡 ‘Bo Peep Bo Peep’이라는 노래를 리메이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낸 <뽀삐(保庇)>라는 노래와 2025년 푸른뱀의 해를 맞이하여 발매한 싱글 <뱀이 나왔어(蛇出來了)> 무대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콘서트의 엔딩을 장식한 타이완 유명 맹인가수 샤오황치(蕭煌奇)가 5월 11일 어머니날을 맞아 <엄마도 몸조심하세요(媽媽請妳也保重)>, <할머니의 말씀(阿嬤的話)> 등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며 콘서트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2025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에 출연한 왕차이화(위)와 샤오황치(우)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 진옥순 합성

또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슈창의 천왕(秀場天王)’이라고 불리는 타이완의 전설적인 원로 개그맨 주거량(豬哥亮) 고인의 ‘깜작 등장’입니다.  

주거량은 1980년대 사파이어 카바레의 감판 진행자로서 상징적인 바가지 머리와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말재간으로 대단한 인기를 얻고 예능계와 영화계까지 진출하여 전성기를 누리다가 2017년 대장암으로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AI기술로 복원된 주거량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불야성처럼 빛났던 ‘사파이어 카바레’의 찬란한 역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 <가오슝의 카바레(高雄有顆藍寶石)>가 내년에 개봉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큐멘터리의 티저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돼 더욱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날 AI기술로 복원된 주거량 - 사진: 가오슝 뮤직센터 제공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와 다큐멘터리 영화 <가오슝의 카바레>에 힘입어 타이완 특유의 공연문화인 ‘슈창 문화’가 잊혀지지 않고 오래 보존될 수 있기를 바라며, 엔딩곡으로는 ‘2025 사파이어 카바레 콘서트’에 출연한 타이완 유명 맹인가수 샤오황치의 대표곡 중 하나인 <할머니의 말씀>을 띄어 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방송을 청취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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