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드라마 '랑야방(瑯琊榜)'으로 중국 드라마 붐을 일으켰던 중국 인기배우 후거가 주연작 ‘번화(繁花)’ 홍보를 위해 타이완을 찾았습니다. ‘번화’는 ‘중경삼림(重慶森林)’, ‘해피 투게더(春光乍洩)’, ‘화양연화(花樣年華)’ 등 작품으로 칸 국제영화제, 베니스 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 진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홍콩 영화감독 왕자웨이(王家衛, 왕가위)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며, 작년 12월 27일 CCTV8채널을 통해 공개되자 신속히 안방극장을 점령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했는데, 지난주 금요일 6월 14일부터 타이완에서 선보여졌습니다.
이 드라마는 작가 진위청(金宇澄)이 2012년에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 ‘번화’를 원작으로 합니다. 번화는 꽃이 만발한다는 뜻으로, 이 소설은 중국 최고의 문학상인 마오둔(茅盾)문학상과 루쉰문화상을 수상했고, 중국소설학회 2012년 장편소설 순위 1위도 차지했으며, 지난 10년간 베스트셀러를 이어가며 100만부 이상을 팔렸을 만큼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명작입니다.
총 30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개혁·개방 이후 경제가 고속 발전하면서 기회와 도전, 희망이 살아 숨쉬는 1990년대 초 상하이를 배경으로 합니다. 후거가 연기한 주인공 아바오(阿寶)가 상하이 증권시장 개설과 함께 주식 투자와 무역을 통해 평범한 공장 노동자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드라마 속 경기 호황 시절 상하이의 풍경이 중국 시청자로 하여금 상하이의 추억을 회고하고 상하이 스타일에 열광하게 만들었으며, 드라마에 등장한 각종 음식점, 호텔, 미식, 의상, 노래까지도 열띤 관심과 토론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음악 선곡에 탁월한 센스가 있다고 평가받는 왕자웨이 감독은 이번 드라마에서 1990년대 초반이라는 시간적 배경에 맞춰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유행했던 가요 무려 57곡을 선곡해서 삽입곡으로 사용했는데, 음악 저작권에만 천 만위안(한화 약 19억 원, 2024.06.20.기준)을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드라마의 OST로 쓰인 일부 노래가 재조명되어 역주행을 하고 있기도 하는데, 특히 주인공 아바오의 첫사랑 추억이 담긴 노래로 나온 장쉐유(張學友, 장학우)의 1994년작 <마음을 훔치다(偷心)>는 중국 최대의 음악 플랫폼인 QQ뮤직을 비롯해 다양한 대형 음원 사이트의 차트에서 1위로 급상승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또한,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드라마에 10곡이 넘는 타이완 노래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이 드라마는 타이완에서 공개되기 전에 이미 타이완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제1화는 타이완 레전드 가수 장위셩(張雨生, 장우생)이 1988년에 발표한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我的未來不是夢)>로 장식되었습니다.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는 “난 알아(我知道)/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닌 걸(我的未來不是夢)/ 난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我認真的過每一分鐘)/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我的未來不是夢)/ 나의 마음은 희망을 따라 뛰어(我的心跟著希望在動)”라는 고무적인 내용을 담은 가사와 밝고 희망찬 멜로디로 많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노래는 당시의 총통이었던 리덩후이(李登輝)가 광복절 연설에서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라고 언급하면서 더욱 널리 퍼져 보급되었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애창되고 있는 명곡입니다. 이 곡은 ‘번화’ 1화에서 등장하여 개혁개방의 선봉장으로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여 누구나 성공을 꿈꿀 수 있는 1990년대 상하이의 번영창성을 표현했습니다.
장위셩(張雨生) -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我的未來不是夢)>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 외에, 1961년생의 타이완 출신 남가수 자오촨(趙傳)이 부른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我是一隻小小鳥>도 ‘번화’의 삽입곡으로 사용됐습니다. 자오촨은 1988년에 데뷔해 <나의 한 마리의 작은 새>를 비롯해 <난 못생겼지만 다정해>, <결국은 너를 잃고 말았네(我終於失去了你)>, <사랑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愛要怎麼說出口)> 등의 히트곡을 배출했으며, 데뷔한 지 3년 만인 1991년 타이완의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 제3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에서 만다린어 부문 최우수 남자가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는 '타이완 대중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뮤지션 리종셩(李宗盛)이 작곡·작사하고, 자오촨이 가창을 맡으며 탄생된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나는 한 마리의 작고 작은 새(我是一隻小小小小鳥)/ 날고 싶지만 어떻게 날아도 높게 날지 못하네(想要飛呀飛 卻飛也飛不高)/ 나는 따뜻한 품안을 찾고 또 찾고 있어(我尋尋覓覓尋尋覓覓一個溫暖的懷抱)/ 이런 내 바램은 너무 큰 걸까?(這樣的要求算不算太高)”라는 등의 현대인의 삶의 무력감과 희망이 섞여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가 자오촨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어우러져 리스너에게 깊은 위로와 울림을 안겨주며 큰 인기를 얻어 제3회 금곡장 올해의 노래상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오늘날에도 후배가수들에 의해 꾸준히 리메이크되는 명곡으로 살아있습니다. 이 노래는 ‘번화’에서 주인공의 절친 타오타오(천룽 분)을 테마로 한 곡으로, 높게 날아올라 성공하고자 분투하는 타오타오의 심정을 대변합니다.
자오촨(趙傳)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我是一隻小小鳥>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와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 외에도, ‘번화’에 삽입된 타이완 노래가 몇 곡 더 있는데, 내일 멜로디가든 방송에서 더 소개해 드릴 테니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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