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연예계소식 시간에 저는 10년 경력의 타이완 공죽(속이 빈 대나무로 만든 작은 장구 모양의 타이완 전통 장난감, 양쪽에 막대가 달린 줄을 이용해 공죽을 돌리거나 던졌다가 받는 것) 길거리 공연가 우하오중(吳顥中)과의 인터뷰 내용의 전반부를 공유해 보았는데, 오늘은 나머지 후반부의 내용을 청취자분께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하오중의 SNS 계정을 보면 공연 사진과 연습 영상 외에, 그가 공죽을 활용해 서예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동영상 또는 작품 사진도 볼 수 있는데, 붓 말고 공죽으로 서예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타이완에서 우하오중은 처음입니다. 공죽을 서예와 회화하고 결합하고 싶다는 생각이 어떻게 생겼는지 저는 궁금해서 여쭤 봤는데, 우하오중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우하오중은 국문어문학관 출신입니다. 대학교부터 부모의 요구로 매년 춘절에 집안의 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춘련(春聯)을 쓰는 일을 담당해 왔습니다. 어느날, 우하오중은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붓이 아닌 나무잎과 숟가락 등 물건으로 출련을 쓰는 영상을 보고 스스로도 공죽과 공죽 막대, 공죽 줄로 출련 쓰기를 시도해 봤고 그리고 그 작품을 찍고 자기의 SNS 계정에 올려서 많은 팬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2020년에 우하오중은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台北表演藝術中心)에서 주최한 서커스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많은 서커스 기예를 배워 봤고, 여러 서커스 공연자와도 교류를 했는데, 그때 우하오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커스 공연단체 ‘태양의 서커스’의 멤버였던 한 참가자에게 안료를 활용하는 공연 기술을 알게 됐는데, 우하오중은 그 기술에 관심이 많지만 타인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스로가 새로운 안료 활용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바로 캔버스에 아크릴 안료를 먼저 뿌린 다음에 공죽으로 서예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우하오중은 이 방법을 이용해서 캔버스에 ‘아직 끝나지 않는다’는 뜻의 ‘미앙(未央)' 두 글자를 써서 프로젝트의 파이널 작품으로 제출했다고 우하오중은 밝혔습니다.

<미앙(未央)> - 사진: 우하오중(吳顥中) 인스타그랩 페이지 캡쳐
<미앙> 외에, 우하오중은 <들불(野火)>, <연옥(煉獄)>, <소용돌이(漩渦)> 등 작품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들불>은 타이완 공연단체 ‘리트 아트(狂夢藝術LIT ART)’와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에서 만든 작품입니다. 리트 아트는 어떤 공공공간의 역사와 문화를 실제로 조사하여 이해하고 나서 그 공공공간에 대한 느낌과 소감을 바탕으로 한 편의 서커스 퍼포면스를 기획•제작하여 직접 그 공공공간에서 관객에게 선보이는 공연단체입니다. 우하오중은 지난 6월 초 리트 아트와 핑둥(屏東)현에 위치한 현민(縣民)공원에서 공연을 했는데, 당시 우하오중이 선보인 퍼포먼스는 바로 공죽을 가지고 ‘들불‘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들불’ 이 작품을 만든 동기는 무엇인가요? 라고 저는 우하오중에게 여쭸는데, 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현민공원은 타이완 핑둥현 정부가 20만 제곱 미터의 부지를 차지하던 타이완설탕공사(台糖-타이탕) 펄프공장을 공원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이 펄프공장은 1909년에 설립되고 1994년 폐쇄된 이후 오랫동안 유휴 상태였다가 2018년에 현민공원으로 개조됐습니다. 이에 따라 공장 시설이 복원되어 핑둥현 시민들이 설탕 공장의 역사를 담은 휴식 공간을 즐길 수 있게 됐지만, 우하오중은 사람이 역사를 회고할 수 있도록 더 이상 쓰이지 않는 공간이나 건축물을 재건•복원하는 것보다는 이 공간 또는 건축물을 그냥 놔두고 쉬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모든 걸 소멸시키지만 한편으로는 재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들불’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당시 현민공원에서 공연을 했을 때 ‘들불’을 주제로 공죽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비가 엄청 많이 와 작품은 생각하던 대로 좋게 나오지 못해서 집에서 <들불>을 한 폭 더 만들었다고 우하오중은 밝혔습니다.

<들불(野火)> - 사진: 우하오중, 공죽하는 사람(吳顥中 扯鈴的人)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또 타이완의 공죽 길거리 공연자가 너무 많아 그들과 다른 특색의 퍼포먼스를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우하오중은 서예와 회화 외에, 본체와 공이 줄로 이어져 있는 장난감을 요요처럼 당겨서 위쪽 뾰족한 곳에 끼워넣는 일본의 전통놀이인 켄다마와 결합한 공죽 퍼포먼스도 자주 펼친다고 합니다.
한편, 우하오중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월, 2월에 한국에서 공죽 수업을 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하오중에 따르면, 한국은 사계절이 분명한 만큼 길거리 공연의 성수기와 비수기도 분명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여름이 너무 덥고 겨울이 너무 추워 길거리에서 공연하기가 힘들어서 공연자들이 보통 이 두 계절을 자기 실력을 증진하는 시간으로 삼아 전문가를 요청해 자신의 작업실에서 수업을 받거나 외출하여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배웁니다. 그중 공죽을 배우러 타이완으로 오는 한국 공연자가 적지 않은데, 이러한 상황에서 우하오중은 큐브, 벌룬, 시어휠(cyr wheel)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한국 공연자인 김재환을 만나게 돼 친구가 됐습니다. 김재환의 요청으로 우하오중은 지난 1월, 2월에 김재환의 작업실에서 공죽 워크샵을 열어 2주 동안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에서 수업을 한 소감은 어떨까? 이에 대한 우하오중의 대답을 함께 듣겠습니다.
우하오중은 수업하는 동안 내내 학생들의 학습 태도에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우하오중의 공죽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은 총 10여 명이었는데, 그들은 모두 어떤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거둔 공연자이며, 자신의 공연에서 3분이란 짧은 시간의 공죽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싶다는 등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우하오중의 수업을 받으러 온 것입니다. 이 학생들 중에 어떤 사람은 매일 5시간을 운전해 와야 됐고, 와서 수업 시간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는데, 특히 나이가 가장 많은 학생, 한국의 톱 벌룬 아티스트이자 버블 아티스트, 샌드 아티스트인 친구 김재환의 선생님은 수업 내용을 항상 열심히 필기하고 집에 돌아간 후에도 필기에 따라 꾸준히 연습했는데, 어떤 분야의 마스터여도 지속적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과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배울 때의 겸손하고 열정적인 학습 태도에 우하오중은 많이 놀라고 감명을 받아서 귀국 후 더욱 공죽 연습에 몰입하게 됐다고 우하오중은 밝혔습니다.
우하오중은 평상 시 타이베이의 신이(信義)구와 시먼딩(西門町), 화산문화창의단지(華山文創園區), 타이베이시립 어린이놀이공원(台北市立兒童新樂園) 등 4곳에서 길거리 공연을 많이 하고 있는데, 나중에 청취자분이 타이완에 놀러 오셔서 기회가 된다면 우하오중의 공죽 길거리 공연을 꼭 한번 감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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