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개봉된 <태양의 아이들(太陽的孩子, Wawa No Cidal)>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이 영화는 원주민 여성 파나이(Panay)가 고향으로 돌아가 토지 복원에 애쓰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도시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는 파나이는 고향 화렌(花蓮)에서 사는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후 직장을 그만두고 딸과 아들을 데리고 화렌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화렌에 돌아가 보니 기억 속의 아름답고 아늑하던 부락은 이제 관광객과 관광버스로 가득차게 되고, 부락 사람들의 생계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황금빛 계단밭도 곧 재단에게 빼앗기고 관광호텔 건설에 사용될 것입니다. 고향의 아름답던 모습을 되찾기 위해 파나이는 관개용 도랑을 수리하고 계단밭 복원에 몰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땅을 팔아서 발전의 원동력을 얻자“고 주장하는 일부의 부락 사람과 개발과 이익만 추구하는 정부기관의 방해로 인해 파나이는 토지 복원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결국 계단밭 복원에 성공하게 됩니다.
<태양의 아이들>은 2015년 7월 4일 타이베이국제영화제에서 초연되었고, 타이베이국제영화제가 주최한 타이베이국제영화상에서 관객상을 거두었습니다. 이어 타이완 최고 권위의 영화사상식인 제52회 금마장(金馬獎) 시상식에서 각색상, 신인상, 주제가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주제가상 최종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이 외에도, 2016년 제8회 인도 CMS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장편 극영화 부문 1등상을 거머쥐었습니다.
<태양의 아이들>은 2013년에 발표된 다큐멘터리 <바다의 쌀의 소원(海稻米的願望)>을 바탕으로 만든 것입니다. <바다의 쌀의 소원>은 아메이(阿美)족 여성 수미•루니(舒米·如妮, Sumi Dongi)가 고향인 화렌현 펑빈향(豐濱鄉) 항구부락(港口部落)에 돌아와 족인들을 이끌고 부락의 계단밭을 복원시키는 이야기를 묘사합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자는 바로 수미•루니의 아들인 레이카•수미(勒嘎·舒米, Lekal Sumi)입니다. 레이카•수미와 공동으로 <태양의 아이들>의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정요우제(鄭有傑) 감독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서 레이카•수미에 직접 연락해 그의 동의 아래 <바다의 쌀의 소원>을 영화로 각색한 것이라고 합니다.
수미•루니의 실화 이야기 외에, <태양의 아이들>은 원주민 토지 권리 운동인 ‘펑빙샹(封冰箱)’ 사건으로부터도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옛날 화렌현 펑빈향 항구부락의 아메이족인들은 밭 가장자리에 쌓인 돌 더미를 토지 경계로 사용했으며, 국민당 정부 통치 시기에는 토지가 모두 국유화됨에 따라 항구부락 아메이족인을 비롯해 모든 타이완 원주민들은 재정부 국유재산서에 토지를 임대해야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원주민들의 오래된 항의와 쟁취 끝에 1989년 정부는 원주민의 토지 사용권과 관리권이 참해되지 않도록 하는 원주민 토지의 보류지(保留地) 편입 신청을 허용했습니다. 이후 5년 동안 항구부락 주민들이 연이어 보류지 편입 신청을 했으나, 1994년 화렌현 정부가 ‘신청문서 유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보류지 편입 신청을 거절하고 그들의 토지를 동부 행안 국가풍경구 관리처에 무상으로 사용허가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항구부락 주민들은 이후 20여 년 간 끊임없이 항의를 표해 오고 이 상황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2011년 12월 23일에 ‘펑빙샹’ 항의행동을 벌였습니다. 항구부락의 소재지인 ‘펑빈향’과 발음이 비슷한 ‘펑빙샹’은 ‘냉장고를 봉인한다’는 뜻으로, 산, 숲, 바다와 같은 원주민의 천연 냉장고를 봉인해 정부에게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싶어하는 항구부락 주민들의 간절한 희망을 담고 있었습니다. <태양의 아이들>의 공동 감독 정요우제 감독과 레이카•수미 감독은 펑빙샹 사건을 모티브로 활용해 영화 후반부에서 주민과 정부가 토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사태를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원주민의 토지 권리 박탈 외에, 이 영화는 원주민 문화 및 토지의 지나친 관광화도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타이완, 특히 원주민이 많이 모여 있는 동부 지역에서 원주민 문화 주제의 관광 산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지방 경제가 많이 성장하게 되었으나, 과도한 관광객 유입으로 인해, 많은 원주민 지역에서는 생태계 훼손, 쓰레기 문제, 주민 생활 침해 등 부작용이 생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현지 주민들이 관광객 거부 움직임을 벌이는 사태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관광객의 과도한 유입 외에,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민박의 대량 건설도 큰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초록빛이 가득한 산림의 수려한 풍경은 이제 다양한 스타일의 호텔과 민박으로 가려져 있으며, 관광업자와 주민 간의 갈등과 충돌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다뤄지는 또 다른 이슈는 원주민의 정체성 문제입니다. “파나이는 아메이족어로 벼이삭을 뜻하며, 나는 부락의 파나이를 되찾고 싶다”라고 영화에서 주인공 파나이가 말합니다. 아름다운 아메이족 이름을 갖고 있지만, 파나이는 도시에 살았을 때 항상 한족식 이름 린슈링(林秀玲)으로 자기를 소개하곤 했습니다. 파나이는 중국어를 말할 때 원주민 억양이 하나도 없어 어릴 때 연설 대회에서 늘 좋은 성적을 받았으므로 ‘부락의 자랑’이라는 칭호를 얻었으나 파나이는 이를 전혀 영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한족식 이름을 버리고 부락 사람에게 파나이라고 불러 달라고 하며 진정한 나와 이름, 그리고 원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게 됩니다.
원주민의 토지 권리 박탈, 문화의 지나친 관광화, 정체성 유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는 청년의 도시이주와 재벌기업과 정부 간의 정경유착,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 시청률을 위해 소수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소홀이 하는 미디어 난상(亂象) 등 이슈도 영화 스토리에 따라 일일이 다뤄지게 됩니다. 비록 원주민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지만, 가볍지 않은 이슈들을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로 포장하여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영화에 몰입되고 감동을 받은 데 이어 원주민의 처경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대한 관심을 생기게 하는 것이 이 영화가 처음이라 “타이완 원주민 영화의 이정표”라는 평가를 받았고, 타이완 영화사에 중요한 지위를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타이완 원주민 영화 <태양의 아이들>에 대해서 소개해 봤습니다. 그럼 엔딩곡으로 이 영화의 주제가로 영화시상식 금마장에서 주제가상을, 음악시상식 금곡장(金曲獎)에서 올해의 베스트상을 수상하게 된 노래, 아메이족 남가수 수미언(舒米恩)이 부른 모어 버전의 <포기하지 마(不要放棄)>를 띄어드리면서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옥순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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