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인기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 , 영화 ‘기생충’ 등의 성공으로 한국의 영화, 드라마, 음악 등 한류 콘텐츠의 확산이 미증유의 속도로 신속하게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요즘은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의 각종 플랫폼 매체에서 연재되는 경우가 많아 ‘웹툰’이라고도 부르는 한국의 만화는 한류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하이틴 좀비 서바이벌 <지금 우리 학교는> , 인간의 욕망이 괴물로 변한 세상을 그린 <스위트홈>,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아 겪는 초자연적 현상을 그린 <지옥> 등 최근 넷플릭스에서 히트한 한국 드라마는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 만화는 다양한 각색으로 세계 시장에 뻗어나가며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비하여 타이완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매우 드물지만 그래도 있습니다.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서 제가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드라마는 바로 만화를 각색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융지우잡화점(用九柑仔店, Yong-Jiu Grocery Store)’입니다.
타이완에서 편의점은 '타이완사람은 정부 없이는 살아도 편의점 없이는 못산다’는 우스갯말이 있을 정도로 타이완사람들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에는 좁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올해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 수는 1만 3천을 돌파했으며, 타이완 인구가 약 2320만 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인구 1784명당 1개의 편의점이 분포하여 편의점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하지만 편의점이 1970년대 중기 타이완으로 들어오고 타이완 경제성장과 함께 크게 늘어나기 전 잡화점은 타이완인들에게 현재의 편의점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엄머들이 요리하다가 간장이 떨어지면 아이에게 집 근처 잡화점에서 간장 한병 사오라고 하고, 아줌마, 아저씨들이 심심하면 잡화점 앞마당 의자에 앉아 수달을 떨고, 아이들이 방과하면 잡화점으로 뛰어와 간식을 사먹고 아케이드 게임도 하고, 잡화점 앞 야외테이블에서 숙제도 합니다. 이렇게 편의점이 없었던 시절엔 잡화점은 타이완인 일상에서 너무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잡화점을 소재로 하며 옛날 추억을 소환해준 ‘융지우잡화점’은 시청자들로부터 일치하게 호평을 받고 ‘2019년 최고의 감동 드라마’로 꼽혔습니다. 그 뛰어난 작품성도 업계 인사들에게 인정받아 타이완을 대표하는 방송시상식 금종장(金鐘獎) 시상식에서 최우수감독성을 거뒀습니다.
‘융지우잡화점’는 2019년 8월 16일부터 10부작으로 방영됐으며, 드라마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주인공 쥔롱(俊龍)은 할아버지가 병에 걸려 입원하게 되면서 자신이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여전히 행복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는 못했다는 걸 깨닫고 되고 고향으로 돌아가 잡화점을 물려받는 이야기입니다. 원작은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필치로 타이완만이 가진 풍경과 이야기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만화가 롼광민(阮光民)이 어린시절 추억을 바탕으로 그린 동명의 만화입니다. 이 만화는 2017년에 국가급 만화대상 ‘금만상(金漫獎)’시상식에서 ‘최우수청년만화상’과 ‘올해의 만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사진: '用九柑仔店Yong-Jiu Grocery Store'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그럼 만화의 제목 ‘융지우잡화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우선, 융지우잡화점이라고 불리는 잡화점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타이완 남서부 윈린(雲林)현 더우류(斗六)시 자둥(嘉東)리에 위치하고 아직 운영되고 있는데 창립자는 바로 원작 만화가 롼광민의 할아버지입니다. 잡화점 이름 융지우는 한자로 ‘쓸 용(用)’에 ‘아홉 구(九)’자를 쓰는데 롼광민의 할아버지는 “평상시 우리가 쓰는 필수품 10개 중 9개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로 ‘융지우’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또 ‘아홉 구’자의 발음이 ‘오랠 구(久)’자와 똑같은데 따라서 ‘융지우’는 “여기서 사가는 물건은 오래오래 쓸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융지우잡화점이 실제로 존재하지만 드라마 속의 융지우잡화점은 진정한 융지우잡화점이 아닌 한약가게를 개조한 것입니다. 이 한약가게는 윈린현과 바로 인접한 도시 자이(嘉義)현 류쟈오(六腳)향 탄치엔(潭墘)촌에 위치하며, 드라마 촬영이 끝난 후에도 융지우잡화점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인기있는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돋보이게 강조되는 것은 첨단과학이 발달해 가면서 점차 사라지는 ‘인간미’라고 봅니다. 과학이나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일상은 매우 편리해졌지만, 이러한 진보에 반하여 사람들의 훈훈한 정이 점차 사라져 가고 인간들 사이의 마음의 거리가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발전은 곧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물음표를 던져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멀어져만 가는 듯한 사람들 사이에서의 믿음과 인간미를 떠올리게 해서 ‘융지우잡화점’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며 많은 사랑을 이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시고, 또 타이완의 잡화점 문화를 알고 싶으신 분들께 드라마 ‘융지우잡화점’을 추천드립니다~~~



Rti 중앙방송국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