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59회 타이완 금마장(金馬奬) 영화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19일 타이베이 국부기념관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올해 금마장을 3개월 앞둔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서는 작년, 즉 2021년 제58회 금마장 사상식에서 감독상을 비롯한 3개 부문 수상을 한 <미국 소녀(美國女孩, American Girl)>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소녀>는 개봉 전부터 이미 시사회에 참여한 영화평론가로부터 ‘올해 꼭 봐야할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또 금마장 7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 외에도 여우주연상 후보에 배우 2명이 동시에 오르는 성적까지 거뒀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소녀>는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 영화 상영 후 역시나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호평을 이끌어내며 금마장 영화제에서 9일 연속 관객 투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영화는 금마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비롯해 신인배우상, 촬영상 등 3관왕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비공식상인 관객투표인기상과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각각 관객과 영화평론가의 취향을 반영하는 이 두 개의 상을 모두 수상한 영화는 <미국 소녀>가 최초입니다.
<미국 소녀>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해 살다가 다시 타이완으로 돌아온 13세 소녀 량팡이(梁芳儀)의 가족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극중 량팡이는 약 8살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해 살았는데 하지만 어머니는 암에 걸려 비싼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으므로 그들은 귀국하게 됩니다. 타이완으로 돌아온 량팡이는 동서양의 문화와 교육 시스템의 차이로 타이완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어머니와 자주 싸웁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associated coronavirus) 사태 속에서 더욱 심화해지게 되나 결국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고 되고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소녀>는 타이완대학교 중국어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영화연구소 영화전문 석사학위를 취득한 롼펑이(阮鳳儀)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감독이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롼펑이의 자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작품은 단편 영화 <언니(姊姊)>의 후속편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언니>는 롼펑이가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살았던 이야기를 그립니다. 처음으로 장편 영화룰 제작·연출하게 됐으나 롼펑이는 신인답지 않은 치밀한 연출력으로 <미국 소녀>에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을 부여했고, 금마장 최우수 감독상의 영예를 안은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이 됐습니다.
이 강한 자전적 요소를 깔고 있는 영화가 수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현실과 다름이 없는 리얼리티인 것 같습니다. 영화 대사와 이야기 전개는 그냥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하는 말과 발생하는 일이어 너무 현실적이고 진정성이 느껴져서 그 시대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스토리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극중 큰 딸 량팡이는 병으로 정서가 불안정한 어머니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이를 보면서 “아파하고 있는 어머니한테 화를 내는 게 너무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겠죠. 하지만, 량팡이는 아직 어린이이잖아요. 아파하는 어머니에 대한 걱장과 어머니의 정서 변화에 대한 불안, 어머니가 병으로 떠날 수 있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전달하고 또 이런 부정적인 정서를 스스로도 소화하지 못해서 자신도 모르게 분노와 화로 표현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소통과 교류의 부족으로 인해 부모가 아이의 고민을 알 수 없고 아이는 부모의 고충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타이완과 같은 동아시아 화인 사회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미국 소녀>는 이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했으므로 관객들은 영화를 볼 때 내내 감독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공감이 가게 되는 거죠.
또 영화는 동서양 교육 관념의 차이로 인한 극중 인물 간의 충돌 심화를 그려냄을 통해 전체 스토리에 깊이를 더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13세 소년 량팡이는 미국에서 우등생이었으나 타이완으로 돌아온 후 언어적인 어려움을 겪어서 시험을 잘 보지 못했는데 선생님이 그 점수를 학생들 앞에서 읽고 야단쳤을 뿐만 아니라 체별까지 가했으며, 미국에서 이런 일을 한번도 당하지 않았던 량팡이는 이로 인해 큰 충격을 받게 되어 미국으로 더욱 돌아가고 싶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은 사회적 구조의 변화와 함께 학교에서 점차 사리지고 있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당시의 타이완 사회에서 이런 체벌 관행은 아직 존재하고 당연시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소녀>는 평범한 가장의 삶을 감독적으로 그려내어 관객으로 하여금 관람하면서 가족과의 추억을 계속 회상하고 하는 영화이며, 또 보고 나면 잊혀지지 않는 그 기억 속에 계속 머무는 여운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그래서 청취자분께서도 이 영화를 한번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을 통해서 이 영화를 소개해봤습니다. 이 영화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청취자분이 넷플릭시를 통해 한번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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