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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부터 삶을 배우다 - 《출국사무소》

  • 2021.12.16
연예계 소식
'죽음'을 다룬 드라마《출국사무소(出境事務所)》- 사진: '출국사무소'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타이완에서 평균 4분마다 한 사람이 친우를 떠나고 그 나라로 출국을 합니다. 이는 고인의 출국 사무를 처리하는 장의사들의 사랑과 가족애, 직장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웃음과 눈물로 모든 사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관객들이 이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관찰하고 더 나아가 삶과 죽음을 직시하고 심지어 슬픔을 극복해 가족을 잃은 친구와 함께 침착하게 죽음을 받아들여 인생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타이완 최초로 인생에서의 마지막 여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직업인 장의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 《출국사무소(出境事務所, Long Day's Journey into Light)》의 주요 내용과 전하려는 메시지입니다. 《출국사무소》는 2015년 하카방송국에서 방송된 하카어 드라마로 여러 명 신인 장의사의 장의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과 인생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타이완의 장례문화와 함께 인생의 끝이라고 하는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이 이 세상으로 ‘입국’하고 반드시 ‘출국’하는 날이 있지요. 우리는 죽음에 대해 두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죽음은 모든 사람의 필수과목이란 사실을 받아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언급을 꺼리는 이슈이며, 장의사 같은 죽음과 관련된 직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81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일본 영화 《굿바이》는 또한 장의사에 관한 이야기인데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출국'을 의미하는 ‘Departures’입니다. 《굿바이》는 2008년 상영 당시 사랑과 호평을 많이 받고 일본인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일본의 장례식 문화와 장의사에 대해 더 알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망자와 접촉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 심해서 이 영화가 계속 개봉하지 못했다가 2008년 8월 몬트리올 세계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후 마침내 일본에서 상영된 것입니다. 

또, 올해 2021년 한국에도 장의사가 아니지만 또 다른 죽음과 둘러싼 직업, 죽은 자의 유품을 정리하고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유품정리사를 다룬 드라마 《무브 투 헤븐》이 나왔습니다. 이 드라마는 유품정리사가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독거 노인, 기아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한국의 사회 문제를 제시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유품정리사는 망자가 가족에게 전하지 못한 말을 ‘경청’하고 대신 전달해주는 일이라고 하면 장의사는 가족의 정감과 마음을 들어주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의사는 망자의 시신을 닦고 화장해주며 망자와 많이 접촉하지만 망자의 친우를 위로하는 것도 그들의 업무 중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출국사무소》는 장의사의 일상과 죽은 자와 그들의 가족 이야기 묘사를 통해 유러스럽지만 진지하게 장의사의 업무 내용과 일하면서 감당하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드러내며, 사람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두려움, 그리고 그 고통스러운 감정을 해쳐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죽음 외에도 《출국사무소》는 외국인 신부, 동성애, 노인 장기 요양 문제 등 이슈에 대한 내용도 있어서 색다르고도 의미 깊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국사무소》는 타이완 방송 시상식 제50회 금종장 7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텔레비전 드라마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각본을 쓴 사람은 뤼스위안(呂蒔媛)이란 작가입니다. 그는 2010년 학업 중퇴생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연을 잡는 손(牽紙鷂的手)》으로, 2015년 《출국사무소》로, 2019년 묻지마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우리와 악의 거리(我們與惡的距離)》로 3번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사회교육파 작가’라고 부르며 비상업적이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출국사무소》는 뤼스위안이 10년에 걸쳐 완성한 각본인데요. 그러나 일본 영화 《굿바이》처럼 죽음을 꺼리고 피하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완성된 지 6년이 지나서야 하카방송국에서 방송되기 시작했습니다. 《출국사무소》는 하카방송국의  

과감한 시도이기도 하고 타이완 드라마의 새로운 돌파이기도 합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른 시선으로 장의사와 죽음을 바라보고 죽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내려놓는 동시에 죽음이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출국사무소》의 목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의사는 연봉이 많아도 죽음과 가장 가까워 무서워서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직업이라는 ‘깊지 않은’ 생각을 가진 타이완인이 다수이지만 《출국사무소》에서 장의사는 그렇게 용감하지 않아도 되지만 죽음에 냉정하게 받아들이는 강한 마음과 친우의 죽음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을 위로해주는 부드러운 마음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 주제곡 남가수 뤄원위(羅文裕)가 부른 중국어와 하카어로 된 《안심하게 떠나라(放心去旅行)》의 가사에는 ‘더 아름다운 곳으로 갔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더 이상 눈물도 나지 않고 슬프지도 않을 거예요.’ 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는 《출국사무소》의 핵심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주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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