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지막 토요일 11월 27일 타이베이에 개최된 타이완 가장 권위있는 영화 시상식 제58회 금마장에서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은 종멍홍(鍾孟宏)이 감독한 《폭포(瀑布)》입니다. 종멍홍은 제작년 제 56회 금마장(金馬獎) 최우수장편영화상을 수상했고,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상 1차 후보에 오른 《아호, 나의 아들(陽光普照)》의 감독입니다. 1965년 핑둥(屏東)에서 태어난 종멍홍은 교통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예술대학 영화제작 석사 학위를 거둔 후 타이완으로 돌아와 광고계에 진입했습니다. 2006년 페루 아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신 아이를 잃은 고통을 극복하는 한 타이완 의사를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의사(醫生)》를 만들면서 정식으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넘게 영화계에 몸담아 온 종멍홍은 다큐멘터리 《의사》로 타이베이영화제 최우수 다큐상 수상, 가정폭력과 신주민 등 이슈를 다룬 《네 번째 초상화(第四張畫)》와 가정불화를 겪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아호, 나의 아들》로 두번 금마장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외에도 촬영을 좋아해서‘중다오창슝(中島長雄)’이란 이름으로 영화 촬영기사로 활동해 금마장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종멍홍 과거의 작품은 대부분 남성적 시각과 폭력적 미학으로 구성됐는데 《폭포》는 그의 최초의 여성 중심 캐릭터 영화로 폭력적인 장면이 거의 없어 전체 분위기가 부드러운 편입니다. 《폭포》는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을 배경으로 여주인공 핀원(品文, 자징원_賈靜雯 역)은 딸 샤오징(小靜, 왕징_王淨)과 함께 수선 공사로 창이 파란색 캔버스 천으로 덮인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는데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우울함과 혼인의 실패, 딸의 반항적인 행동으로 막대한 스트레스를 시달린 핀원은 결국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아 딸과의 관계가 더욱 긴장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폭포》는 이번 제58회 금마장에서 최우수장편영화상을 비롯해 각본상, 음악상,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 수상을 하고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타이완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인정을 받아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Orizzonti∙지평선) 부문에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재밌는 것은 영화 속의 두 명 여주인공, 즉 핀원과 샤오징을 맡은 두 명 배우는 모두 금마장 여우주연상 부문 후보에 올렸는데 최종 수상자는 핀원을 맡은 배우 자징원입니다.
종멍홍이 이 영화를 만든 계기는 아내가 폭력도 없고 죽음도 없는 영화를 찍어달라고 하기 때문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 내용은 친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실제 버전은 어머니가 조현병을 앓은 딸을 혼자 돌보며 삶이 점점 나아지고 있었으나 딸은 예고없는 댐 방류로 사망했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종멍홍은 코로나19라든지 정신질환이라든지 사람이 어떻게 이러한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다루고 싶어해서 《폭포》는 딸이 과대망상, 정서 불안정, 환청 등의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그와 교류하고 이해해주고 마침내 화해하는 과정을 주로 묘사합니다.
영화 제목 ‘폭포’는 현실에 대한 거대한 무력감과 좌절감이 폭포처럼 떨여져 핀원과 샤오징에게 막대한 충격을 주는 것을 표현한다고 봅니다. 또, 핀원이 발병할 때 흔히 듣는 환청은 폭포 소리이기도 하고, 햇빛을 가리는 파란색 캔버스 천은 마치 도시 중의 폭포 같으며 집을 우울한 파랑으로 가득하게 해 핀원과 샤오징의 심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Falls’인데 ‘Fall’은 명사로 폭포란 뜻이지만 동사로 ‘떨어지다, 추락하다’라는 뜻으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그래서 이 제목은 또한 핀원과 샤오징, 특히 핀원은 마치 줄 위를 걷는 사람처럼 약간의 바람에도 추락함을 암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으면서 환청으로 듣는 폭포 소리는 점점 시냇물 소리로 변하고, 폭포처럼 쏟아지는 불안, 우울, 절망, 분노 등도 ‘가끔씩 오는 비’가 됩니다.
《폭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촬영된 것으로, 영화 속 캐릭터들도 현실과 똑같은 환경에서 생활하여 시대를 기록한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코로나 같은 인생의 난제는 때로는 폭포처럼 자비없이 우리에게 밀려오지만 언젠가 교요한 시냇물이 되어 우리 인생에서 잔잔히 흐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주제가는 타이완 유명한 여자 싱어송라이터 천산니(陳珊妮)가 여가수 차이친(蔡琴)의 노래 《선택(抉擇)》를 커버한 것인데요. 찬산니 버전이 RTI에 수록되지 않아서 오리지널 버전 차이친이 부른 《선택》을 띄어드리면서 방송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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