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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Rti 한국어방송의 목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1930년 미국이 경제 대공황을 겪던 바로 그 시기, 실업률은 치솟고 기업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때 미국 정부는 고통받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법안을 꺼내드는데, 바로 최근들어 다시 회자되는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 Hawley Tariff Act)’이었습니다.
이 관세법은 무려 2만개가 넘는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겼습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다른 나라들도 똑같이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세계 무역은 마비됐고 미국 경제는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들었습니다.
당시 이 법을 주도한 리드 스무트(Reed Smoot)와 윌리스 홀리(Willis C. Hawley)!
공화당 소속의 이 두 의원의 이름은 지금도 관세로 경제를 망친 역사적 사레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0년이 지난 지금 오늘,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발표를 보면서, 1930년 세계 경제를 통째로 뒤흔든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다시 떠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시간으로 지난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대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산업은 오늘부로 다시 태어났고 다시 부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미국 국민 여러분 오늘은 해방의 날입니다. 오늘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기 시작한 날로 기억될 겁니다.]
미국을 부유하게 할 비책! 바로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무역 조치인데요. 미국에 여섯 번째로 큰 무역 적자를 안긴 타이완 역시 관세 폭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트럼프는 몇 주간의 고심 끝에 국가별로 다른 관세를 매기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타이완에는 32%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쉽게 말해 타이완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32%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겁니다.
185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
타이완, 한국, 일본 등 우방국도 고율관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요국가 중에서는 중국이 34%, 유럽연합이 20%, 한국이 25%, 일본은 24% 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측면에서 우방국이 적국보다 더 나쁘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무역 측면에서 보면 우방국이 적국보다 더 나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미국의 황금기가 될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은 정반대입니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지난주 후반 이후, 전 세계 금융 시장이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묘하게도 미국 시장에 미친 충격이 가장 컸습니다.
상호관세·보편관세(baseline tariff)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약 5.97% 폭락했고 다음 날도 5.82%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블랙 먼데이'는 아시아에 먼저 찾아왔습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대폭락한 데 이어 월요일(7일) 장이 열리자마자 아시아 각국의 증시는 쓰나미처럼 차례로 무너졌습니다. 특히 중화권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홍콩의 항셍(恒生)지수는 장중에 13% 이상 폭락하면서 2만 포인트가 붕괴됐고, 타이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가권지수(加權指數)도 1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폭락했고,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졌던 금값도 3% 가까이 하락했습니다.어쨌든 미국의 주가 하락폭은 유럽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오히려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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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타이완 증권거래소 주요 상장사들이 급락하면서 대부분의 주식이 초록색으로 도배됐다. [CNA 자료사진]
노벨 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트럼프는 완전히 미쳤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제대로 맞은 전 세계 금융시장! 시장 패닉 이후, 월가 거물들도 관세 정책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he’s gone full-on crazy)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은 트럼프가 4월 2일 각국에 발표한 관세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폴 크루그먼은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이틀 뒤인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팟캐스트 프로그램 에즈라 클라인 쇼(The Ezra Klein Show)에서 “트럼프가 지금까지 한 것으로 보면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관세 정책을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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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팟캐스트 '에즈라 클라인 쇼'에 출연해 진행자 에즈라 클라인(왼쪽)에게 트럼프의 상호관세율은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하는 폴 크루그먼. [사진 = 뉴욕타임스 팟캐스트‘The Ezra Klein Show’ 영상 캡처]
폴 크루그먼은 이어 “평균 23%의 관세가 부과됐는데,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 이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당시보다 무역이 경제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는) 역사상 가장 큰 무역 충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 세기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든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악몽이 재현될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늘 포르모사링크에서는 트럼프의 상호관세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과 트럼프의 상호관세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터뜨리면서 전 세계는 일제히 1930년대의 악몽을 떠올렸습니다. 바로 전 세계 경제정책역사상 최악으로 불리는 그 유명한 스무트-홀리 관세법입니다.
지난주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뉴욕타임즈는 사설에서 “스무트-홀리의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썼으며, 파이낸셜타임즈도 “후버의 실패를 반복하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1920년 미국으로 시간을 돌려보겠습니다.
1920년의 뉴욕과 롱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장편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당시 미국인들은 그야말로 사치와 향락을 즐겼던 시절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당시 미국 경제는 엄청난 호황이었습니다.
전 유럽이 세계 1차대전에 휘말려 거덜이 났지만, 미국은 전쟁에서 한 발 빼고 있었던 덕에 오히려 전쟁특수를 누렸습니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유럽의 전후복구에 나서 큰돈을 벌었죠. 그 바람을 타고 뉴욕증시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갔어요.
그러나 주가가 계속 오르면 거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때는 1929년 10월 24일, 잘 나가던 뉴욕증시가 느닷없이 흔들렸습니다.
‘광란의 20년대’로 불리던 호황기 동안, 미국인들은 대출로 주식 투자에 열중했고 마진 거래가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아침 9시 30분 증권거래소 문을 열자마자 주식을 내다 팔겠다는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그 바람에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죠. 이른바 대공황의 시작이었습니다.
바로 여기서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등장할 차례입니다.
당시 이 법을 주도한 스무트와 홀리, 그리고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 대통령은 높은 관세를 부과하여 수입을 막으면 미국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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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주도한 윌리스 홀리(사진 왼쪽)와 리드 스무트 의원. [사진 = 위키피디아]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자국 물건이 팔리지 않자 서둘러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법안을 제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연쇄적으로 보복 관세에 나서면서 거꾸로 미국 상품의 유럽 수출길이 막혀버렸고, 수출길이 막히면서 미국 공장들은 도산했습니다.
그리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가족을 이끌고 거리를 전전하며 끼니를 걸러야 했고, 거리는 구걸하는 사람으로 넘쳐났습니다.
후버 대통령은 대공황을 부른 최악의 지도자라는 불명예를 쓴 채 그다음 1932 년 대선에 민주당 후보였던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에게 참패했고, 대공황의 정점에서 제32대 대통령(1933~1945년)에 취임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국민들이 자신감을 되찾도록 도와주었고,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이후 “역사상 최악의 보호무역 실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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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며 '무능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하버트 후버 대통령. [사진 = 위키피디아]
95년이 지난 2025년 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자유무역의 기본적인 원리를 무시한 상호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모든 교역 상대국에 10%의 기본 관세를, 미국에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는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보호무역 카드를 꺼낸 트럼프의 미국은 친구라고 자처하던 우방국에게까지 부담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보복하거나 협상하거나…'트럼프 관세' 대응 분주한 세계 각국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데자뷔라면 과장일까요?
중국은 미국 상품에 똑같은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눈에는 눈’ 기조로 맞섰고, 20% 관세를 부과받은 유럽연합(EU)도 강경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질서를 와해할 수 있다는 시각도 팽배해졌습니다.
32% 관세 맞은 타이완은 일단 보복관세 “NO!”
어쨌든 고율관세 부과국이 많았던 아시아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어요.
대미 투자 선물 바구니를 안기고도 24% 관세를 적용받은 일본은 어떻게든 실리를 취하고자 납작 엎드린 모양새입니다.
지난 7일 밤 이시바 총리가 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읍소한 끝에 미국과 우선 협상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한국과 일본보다 더 높은 32%라는 관세를 적용받은 타이완은 라이칭더 총통이 직접 등판해 보복 관세를 때리는 대신, 협상을 통한 해결을 우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의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라이칭더 / 타이완 총통(지난 6일) : 타이완은 보복 관세로 대응할 계획이 없습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참고해서‘무관세(zero tariffs)’ 협상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지난 6일 공개된 미국 상호관세 정책 대응에 대한 대국민 담화 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고려하지 않으나 협상을 통해 대미 관세율을 제로(0)로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건데, 이에 따라 라이 총통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정리쥔(鄭麗君) 행정원 부원장이 이끄는 협상팀을 통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과 유사한 타이완-미국 간 '0% 관세' 논의 △미국 농공업, 석유, 천연가스(LNG) 제품에 대한 대규모 구매 계획 △ 미국 투자 확대 △ 비관세 무역 장벽 제거 △원산지 세탁에 대한 미국 우려 해소 등 미국과 상호관세 관련 협상을 위한 5가지 중점 사항도 공개했어요.
▲ 6일 공개된 라이칭더 총통의 미국 상호관세 관련 대국민담화 영상. [영상출처 = 총통부 공식 유튜브 채널]
후버와 트럼프, 100년의 간극에도 둘은 같은 선택을 했습니다.
100년 전 결과는 세계무역의 붕괴, 미국의 실업 대란이었습니다.
보호무역을 내세운 트럼프의 미국, 오늘의 세계 경제… 100년 전 스무트-홀리의 악몽을 재현할지, 아니면 새로운 역사를 쓸지…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Rti 한국어방송의 목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목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4월 10일(목) 포르모사링크 삽입곡 [BGM :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Vladimir Ashkenazy) &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Shostakovich: Waltz No. 2)]
《The New York Times》(2025.04.05) < Paul Krugman on the ‘Biggest Trade Shock in History’>, https://www.nytimes.com/2025/04/05/opinion/ezra-klein-podcast-paul-krugman.html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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