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과학, 바이오, 의료 기술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매주 목요일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달력이 한 장 남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연말을 상징하고 새해를 알리는 시그널이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마다 연말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단어나 올해의 글자는 소소한 재미도 가져다 주지만 한해를 정리해야 하는 연말임을 세삼 상기시켜줍니다.
포르모사링크 오늘의 키워드는 2023년 올 한해 타이완 사람들의 생각과 관심사 그리고 타이완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2023년 올해의 글자"입니다.
10 일 정도 남은 올해는 영국에서 먼저 올해의 단어를 선보였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이 뽑은2023년, 올해의 단어는 신조어 ‘리즈(rizz)’입니다. ‘리즈’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라는 뜻으로 2023년 올해 영미권의 Z세대(1997∼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한 신조어입니다. 사람을 휘어잡는 강한 매력을 뜻하는 ‘카리스마’(charisma)에서 파생된 신조어라고 합니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 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해마다 연말이면 의미 있는 단어를 선정해 발표합니다. 타이완에서는 타이완 유력 일간지 연합보가 매년 연말 발표하는 올해의 한자가 대중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과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시보, 자유시보 등과 더불어 타이완 3대 일간지로 꼽히는 연합보는 2008년부터 한 해를 대표할 수 있고, 그 당시 사회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올해를 대표하는 한자를 선정해왔습니다. 연합보는 매년 연말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와 전문가, 시민으로부터 추천 받은 그 해 타이완 사회를 상징하는 한자 한글자 중 하나를 투표를 통해 선정하고, 최종 선정된 올해의 한자를 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해 연말 선보이는 올해의 한자는 단순히 각계각층의 유명인사 개인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으로만 선정하지 않고, 전화와 인터넷 투표를 통해 타이완 국민들의 생각을 담아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2023년 타이완 연합보에서 선정한 올해의 한자는 무엇이었을까요?
2023년 한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부족하다는 의미의 '결핍 결'(缺)이 선정됐습니다. 연합보는 지난 12월 7일 중국신탁문화교육재단과 공동으로 2023년 타이완을 대표하는 한자 선정 행사를 거행했습니다.
지난 7일 열린 행사에서는 연예인, 스포츠스타, 정치인과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 시민으로부터 추천받은 58개의 한자 중 투표를 거쳐 올해의 한자로 최종 선정된 ‘결핍 결(缺)’이 공개됐습니다. 부족하다라는 의미의 ‘결핍 결(缺)’은 26일간 투표에 참가한 6만 5천 43명 가운데 8565표를 얻어 올해의 한자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2023년 올해의 한자로 최종 선정된 부족하다라는 의미의 ‘결핍 결(缺)’을 추천한 인물은 장산정(張善政) 타오위안시장입니다. 장산정 타오위안시장은 타이완 굴지의 PC노트북 제조사 에이서와 구글 아시아 하드웨어 운영 부문에서 요직을 거친 뒤 마잉주(馬英九) 정부 시절 정계에 입문해서 과학기술부 부장, 행정원 부원장, 행정원장을 역임하고서 2022년 타이완 지방공직인원 선거에서 타오위안시장에 당선됐습니다.
정부 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장산정 타오위안시장은 2023년 올해의 한자로 ‘결핍 결(缺)’을 추천한 배경에 대해 "2023년 올해는 인플레이션으로 시민들의 소비력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장기적인 계란부족 현상이나 산업 전력난,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대중의 안정감이 부족해졌다”라며 부족하다라는 의미의 ‘결핍 결(缺)’을 추천한 2023년 올해의 한자로 추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연합보는 2023년 올해의 한자로 최종 선정된 ‘결핍 결(缺)’은 2023년 올해 타이완 사회를 정확하게 요약하고 있는 한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타이완 국민들은 물 부족, 전력 부족, 노동력 부족, 토지 부족, 인재 부족 등 '5대 부족'에 대해 언급한 바 있고, 팬데믹이 끝난 뒤에는 시장에서는 계란이 부족했고, 올해 춘절 이후에는 의약품이 부족했으며, 여기에 올해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람들은 '돈 부족'을 느끼고,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부담률과 주택담보소득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타이완의 젊은 세대는 돈과 집이 부족해 아이를 갖지 못해 이는 심각한 국가안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부족하다라는 의미의 ‘결핍 결(缺)’이 2023년 올해의 한자로 선정된 배경을 풀이했습니다. 너무 공감이 되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실제로 올 초 계란 부족 현상으로 당시 점심 도시락이나 급식에 계란토마토 볶음이 빠져 아쉬움과 함께 계란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던 저 개인적으로도 부족하다라는 의미의 ‘결핍 결(缺)’이 올해 타이완 사회를 절묘하게 상징하고, 한해를 돌아볼 수 있는 한자라는 것에 동의합니다.
올해를 되돌아보면 여러 가지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챗GPT, 엔비디아 등이 먼저 떠오릅니다. 이런 단어들이 기억 속에 떠오른다는 것은 올 한해 타이완 사회 전반에 걸쳐 AI의 영향력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할 만큼 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 같습니다.
2023 한해를 정리하면서 떠오른 나만의 한자는 무엇인지 20년 경력의 베테랑 약사인 리웨이친(李維蓁) 약사 등 3명에게 물었습니다.
질문에 흔쾌히 답변해 주신 리웨친 약사님은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약국을 운영하며 오랜 기간 주민 건강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2월 제11회 약사서비스상-지역사회 서비스 우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분이신데요. 신베이시 토성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리웨이친 약사는 펜데믹, 전쟁, 물가 상승 그리고 많은 불안 속에 내년에는 상황이 나아지길 기원하며, 2023년 올해의 한자로 빌다, 기원하다라는 의미의 ‘빌 기(祈)’가 떠올랐다고 답했습니다.
타이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임상시험 전문가 CRA로 활약중인 샤오위칭(蕭宇晴)씨는 올 한해는 각종 전쟁과 경제 요인으로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타이완의 정치도 혼란에 빠졌고, 경제도 썩 좋지 않았으며, 교육개혁도 엉망이었다면서 2023년 올해의 한자로 사회가 혼란하다, 어지럽다라는 의미의 '어지러울 란(亂)'이 떠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4세이자 Rti우크라이나어 방송의 진행자인 신 올렉산드르(Shyn Oleksandr) 아나운서는 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말했습니다. 신 올렉산드르 아나운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전쟁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배우며, 슬픔으로 나 자신을 어두워지게 하는 대신 회복력의 원천으로 사용할 것이라면서 질기어 끊기 어렵다라는 의미의 ‘질긴 인(韌)’이 올해의 한자로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올해의 한자는 과거의 사건이, 한 해의 사람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 어떤 한자가 떠오르시나요? 포르모사링크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주 목요일 새로운 타이완 법률, IT, 과학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손전홍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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