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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문화인들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즐기는 법 ② 낭독뮤지컬 ‘어린왕자’

  • 2022.10.26
수요 산책
낭독 뮤지컬 '어린왕자'.[사진=뮤지컬 제작사 씨뮤지컬 페이스북 캡처]

수요산책시간입니다.

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와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게 된 비행기 조종사인 '나'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발표한 소설 『어린 왕자』입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 읽을 때마다 잊고 살았던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고전 명작 ‘어린왕자’!

꼬꼬마 시절 신비로운 사막여우나 어린왕자가 사랑하는 장미 보다도 어린시절의 저는 비행기 조종사가 직접 그린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에 푹 빠졌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덩치가 작은 보아뱀이 어떻게 커다란 코끼리를 삼켰지?’ 흥미로워하면서 모자 모양의 그림을 한참이나 들여다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돌이켜보면 왠지 글보다는 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아기자기한 삽화에 더 충실했던 아이였던 같아요.

다가오는 2023년, 내년이면 출간 80주년을 맞이하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과 감동, 깨달음과 영감을 주는 책으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현실세계의 숨 막히는 사막 속에서 현대인에게 마음을 치유해주고 힐링이 되어주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이야기! 오늘 수요산책시간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요즘 멋스러운 타이완 문화인들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 타이완 문화인들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즐기는 방법을 타이완의 최신 공연,예술,문화 소식을 전해드리는 수요산책에서 지난주에 이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21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어린왕자는 타이완 국내 대표적인 불문학자들이 번역에 나섰을 정도로 백 여종이 넘는 번역본이 출간 된! 타이완 독자들 사이에서도 어린왕자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소개해드린 올해 5월 타이완 출판사 ‘롄징聯經’에서 나온 전 중화민국 문화부장이자 프랑스어의 능통한 정리쥔(鄭麗君) 전 문화부장이 번역해 출간한 ‘어린왕자’는 책을 기억하는 독자들과 아직 어린왕자를 읽지 못한 독자들 모두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어 번체판 어린왕자입니다.

프랑스어 능통자 정리쥔 전 문화부장의 번역으로 지난 5월 타이완에서 발간한 ‘어린왕자 출간 80주년 기념 에디션’은 새롭게 번역하는 과정에서 정리쥔 전 장관이 생텍쥐페리의 진솔한 문체를 고스란히 살려 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철학의 현주소 프랑스 파리 8대학 철학과 박사 학위를 이수한 철학 박사이기도 한 정리쥔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속 복잡하고 심오한 삶의 중요한 문제들을 철학자의 눈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다가오는 어린왕자 출간 80주년에 맞춰 타이완 출판사 롄징과 정리쥔 전 문화부장은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바로 정리쥔 전 문화부장관이 자신이 번역해 펴낸 어린왕자를 직접 읽어주는 오디오북도 출시한 것인데요. 베테랑 성우들의 뺨을 치는 안정감이 있고 마음을 훔치는 굵직한 음성으로 타이완 문화인들의 취향을 저격한 정리쥔 전 문화부장의 목소리로 듣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도 매력적이지만, 뮤지컬을 통해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즐기는 방법도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요즘 타이완 문화인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달 10월 8일부터 22일까지 16회 공연으로 타이베이에 위치한 500석 규모의 웰스프링 시에터(Wellspring Theater,水源劇場)에서 공연된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는 사전예매에서부터 다른 공연보다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는 등 예매차트를 휩쓸며 타이완의 예비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을 받았습니다.

지난 7일 국내 언론이 모인 자리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8일 화려하게 막을 올린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는 한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한데요.

낭독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선보이며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와 감성적인 음악, 세련된 영상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타이완 관객들에게 호평 받은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뮤지컬 해외진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타이완의 공연제작사 씨뮤지컬 (C MUSICAL)과 계약이 체결되면서 공동제작이 성사되었고, 레플리카 공연 형태로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타이완에서 공연됐습니다.

오리지널 판권을 보유한 한국 제작사와 판권을 사들인 타이완 제작사 씨뮤지컬이 손을 잡고 공동제작한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는 100% 레플리카 공연인 만큼 의상, 소품은 모두를 한국에서 공수해 오고,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낭독뮤지컬 어린왕자의 한국 창작진인 한국의 이대웅 연출가와 다미로 음악감독이 직접 타이완을 방문하고, 타이완 현지 협력연출가와 음악감독과 공동작업으로 한국 공연에서와 똑같은 무대, 조명, 뮤지컬 넘버까지 완벽하게 살려냈습니다.

타이완 관객들에게 큰 여운을 남긴 한국과 타이완이 공동 제작한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는 어린왕자의 저자인 생텍쥐베리가 등장해 어린왕자와 이야기를 펼쳐나가며 사막여우, 장미 등 다양한 역할의 코러스와 더불어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와 같은 어른들의 마음을 울리는 대사들로 한편의 동화 같은 따뜻함을 선사한 작품이었습니다.

‘어린왕자’와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생텍쥐베리 역에는 타이완의 베테랑 뮤지컬 배우 천핀링(陳品伶)과 장칭자(張擎佳)가 캐스팅됐고, 어린왕자 역에는 훈훈한 외모로 소녀팬을 보유하고 있는 황하오용(黃浩詠)과 랴오윤지에(廖允杰)가 합류했고, 또 비행기 조종사 나 역에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리즈양(李梓揚)과 쉬하오중(徐浩忠)이 개성있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22일, 한국과 타이완 제작사가 의기투합해 공동제작한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를 직관하러 웰스프링 시에터로 향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이었던 만큼 500석의 객석은 사람들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특히 그냥 뮤지컬이 아니라 낭독뮤지컬인 만큼 원작 소설 어린왕자의 주옥 같은 문장들을 배우들의 목소리로 몰입감을 높이며 색다르게 마주할 수 있었던 이날 공연은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무대와 소품들, 그리고 잔잔한 음악과 마음까지 녹이는 조명 연출로 뮤지컬이라기 보단 움직이는 3D 동화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해서 80분의 공연시간이 언제 다 지나갔나 할 정도로 푹 빠져서 보았습니다.

동화 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감성적인 무대와 소품들, 여기에 피아노(린쥔시엔, 林均憲), 바이올린(쟝위야오,張譽耀), 첼로(정하오위,鄭皓羽)의 라이브 연주는 힐링을 가져다 주는 스토리와 맞물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속으로 관객들을 인도했습니다.

타이완과 한국이 공동제작한 낭독뮤지컬 어린왕자는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도, 혹은 즐겨 읽는 관객도 공연이 끝나고 나면 원작을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그럼 엔딩곡으로 우칭펑(吳青峰)의 어린왕자(小王子)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수요산책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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