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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메이박물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展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 2022.08.17
수요 산책
치메이박물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과 함께 오는 8월 27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사진= 치메이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수요산책시간입니다.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인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셀피(Selfie)즉 자신의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이 된 우리는 이제 어디를 가든지 인증샷부터 남기곤 합니다. 여행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건 당연하고, 오늘 먹은 아침부터 퇴근 길의 지는 보라빛 노을 앞에 선 나의 모습까지 옛날이라면 눈으로 보는데 그쳤을 것들을 이제는 나 자신과 아름다운 것들을 사진에 담아내기 바쁘죠.

지금 저희 방송을 청취하고 계시고 있다면, 손에 쥐고 계신 스마트폰 속 사진첩이나 갤러리를 들어가보세요.  수많은 셀카 속엔 수많은 정보가 숨어있습니다. 어깨 너머로 보이는 아주 작은 실마리 만으로도 사진을 찍었던 그 순간 누구와 함께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순간의 날씨와 그 찰나의 분위기, 카메라 앞에 그 순간의 기분까지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자기 자신이 스스로 찍는 사진이라는 뜻에 셀카, 셀피의 조상격인 중세시대 초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시간은 모래시계의 모래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처럼 계속 흘러가고,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던 아~주 먼 옛날 당시 화가들이 남긴 자화상이나 의뢰를 받아 그린 초상화에는 당시 트렌드 문화와 주인공의 지위, 성격, 취향은 물론 초상화의 주인공, 본인이 강조하고 싶어하는 부분까지 온갖 메시지들이 초상화 속에 녹아있습니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믿음에 반기를 든 과학자, 찰스 다윈의 초상화부터,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른 엘리자베스 1세,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영국의 자부심, 셰익스피어의 초상화 또 셰익스피어가 16세기 르네상스를 대변하는 음유시인이라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감성적인 가사를 읊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음유시인인 에드 시런의 초상화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영국이 아끼는 초상화들이 처음으로 타이완 관람객들을 만납니다.

오늘 수요산책시간에서는 1992년 설립된 치메이박물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꾸준히 성원을 보내준 관람객에게 보답하기 위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과 함께 오는 8월 27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개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특별전의 따끈한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지금부터 제가 소개해드릴 초상화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예술가의 초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영국이 자랑하는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상화입니다. 산도스 공작 가문의 수집품이던 전력 덕분에 흔히 ‘산도스 초상’이라고 부르는 셰익스피어의 초상화를 한 번 살펴볼까요?

산도스 가문에서 1747년 수집했으며, 그 전 소장자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 미상의 셰익스피어 초상화 속 40대에 들어선 셰익스피어는 반쯤 벗겨진 머리에 수수한 검은색 옷을 입고 있지만, 자신만만한 표정과 반짝이는 눈동자로 화가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센스 있게 금으로 된 귀고리를 착용한 모습은 셰익스피어가 보통 남자보다 멋 부리기를 좋아했고 뛰어난 패션감각을 갖고 있는 패셔니스타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술학계를 중심으로 이 초상화의 모델이 셰익스피어가 아니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먼저 초상화의 주인공의 피부색은 영국인으로 보기에는 너무 어둡다는 것이죠. 영국인보다 남유럽인이나 유대인 피부에 가깝습니다. 초상화 주인공의 피부색에 대해 미술학계에서는 극작가인 동시에 배우였던 셰익스피어가 ‘베니스의 상인’의 유대인 주인공 샤일록으로 분장한 모습을 초상화로 남긴 게 아닐까 하는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초상화가 셰익스피어가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623년 간행된 셰익스피어 작품집에 실린 석판화의 원본이라는 점에서 이 초상화가 셰익스피어의 얼굴을 담았을 개연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의 특징은 화가의 명성이나 작품성보다는 그림 속 모델의 명성을 위주로 작품을 선별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은 영국을 빛낸 위인의 초상화와 사진이 10만여 점 소장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소장한 작품은 영국 로열패밀리나 귀족의 초상화가 아닌 영국의 모든 위인 사이에서도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산도스 초상화로 불리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셰익스피어의 초상화가 처음으로 수집한 작품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초상으로 추정됨’이라는 설명과 함께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의 4번 방 한가운데에 당당히 전시되어 왔던 이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의 소장번호 1번 초상화인 셰익스피어의 초상화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오는 8월 27일부터 치메이박물관에서 열립니다.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라는 제목의 치메이박물관의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 전시엔 미술관의 소장번호 1번인 셰익스피어의 초상화 외에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간직해온 초상화 90 여점이 타이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될 예정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초상화로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 나무에서 떨어진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세계적인 록 밴드 비틀스와 그들을 잇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음유시인 에드 시런, 그리고 월드 와이드 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 축구의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에 이르는 다섯 세기에 걸친 세계 역사와 문화를 빛낸 상징적인 인물들의 초상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입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시대, 치메이박물관에서 개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특별전은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서 소중히 간직해 온 초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예비 관람객들에게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수요산책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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