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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족어를 지키자!... 제1회 원주민족어 말하기 대회

  • 2022.03.30
수요 산책
교육부와 행정원 원주민족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제 1회 전국 원주민족어 말하기 대회’ 홍보물. [사진=원주민족위원회 페이스북 캡처]

수요산책시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약 7천 개의 언어 중 1,500개가 금세기 내에 동물처럼 멸종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가 지난해 12월 호주국립대학교 연구팀에 의해 제기돼 언어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지구상에 언어가 동물처럼 멸종될 수도 있다니, 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오늘도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이렇게 라디오 방송을 통해 청취자님들에게 타이완의 소식을 공유해드리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끊임없이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죠.

언어의 소멸은 인류 문화유산의 소실이기에 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2019년을 세계 토착어의 해(International Year of Indigenous Languages)로 지정했고, 매년 2월 21일을 ‘세계 토착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로 지정하여 언어 다양성 보존과 토착어 기반 언어 교육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언어는 왜 중요한 것일까요? 유네스코에 따르면 언어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핵심 요소' 이며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사, 관습, 전통, 기억, 독특한 사고방식과 의미, 표현을 보존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타이완과는 동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타이완의 상황도 예외는 아닙니다.타이완 섬에 아주 오래 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족은 보통화인 만다린어도 할 줄 알고, 동시에 부족의 언어도 구사 할 줄 안다는…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타이완 원주민족 언어는 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포홍밍(波宏明) 타이완원주민족언어발전학회(臺灣原住民族語言發展學會) 이사장은 ‘타이완 원주민족이 그들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을’에 대해 앞서 비즈니스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습니다.

타이완 원주민족 가운데 비교적 인구 수가 많은, 부족의 규모가 큰 아메이족(阿美族)과 파이완족(排灣族)의 경우 50대 이상은 토착 언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소수 원주민족인 사오족(邵族)의 경우 사오족 언어 사용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나뉩니다. 80대 이상은 사오족 언어로 소통하지만, 도시로 떠나 생활하는 20~30대는 사오족 언어로 소통이 불가능한 표준어 세대로, 앞으로 토착어로 소통할 수 있는 70대 이상의 사오족 어르신들의 인구 수가 줄어들수록 사오족 언어의 수명도 함께 단축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포홍밍 이사장은 우려했습니다.

이에 경각심을 느낀 타이완 정부에서는 타이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담고 있는 원주민족어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공포된 국가언어개발법에 따라 2022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민남어, 객가어와 함께 원주민족어 등을 포함한 토착어를 교육과정의 언어로 채택했고, ‘원주민족언어발전법’을 제정해 원주민족 언어 지키기 운동에 나서고 있으며, 원주민족 언어 보전과 전승을 위한 교육과 원주민족 언어 개발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2020년부터는 연 2회 원주민 언어능력 인증 시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주 일요일 지난 27일 타이베이 위안산호텔(台北圓山大飯店)에서는 제1회 ‘전국 원주민족어 말하기 대회’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교육부와 행정원 원주민족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제 1회 전국 원주민족어 말하기 대회全國語文競賽原住民族語情境式演說’ 경기 방식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우선 현장에서 랜덤 방식으로 문제를 뽑습니다. 랜덤 문제지에는 일상생활을 묘사한 4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고, 경연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해당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것을 원주민족 언어로 자유롭게 말하면 되는 경연 방식입니다.

위와 같은 일상생활을 묘사한 4컷 그림이 문제로 출제되며, 참가자들은 원주민족어로 그림 속 상황을 말하는 방식으로 경연이 진행된다. 해당 문제는 2022년 신베이시가 주최한 원주민족어 말하기 대회 문제이다.[사진=신베이시정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7일 시상식에는 대회에 입상한 최종 50명의 우승자가 참가했고, 이창 파루어 (夷將.拔路兒Icyang.Parod)원주민족위원회 주임이 상장과 경품을 직접 수여했습니다.

아메이족 출신인 이창 파루어 주임은 시상식에서 아메이족어로 “언어가 없다면 원주민족 고유의 제사를 지낼 수 없을 것”이며 “또한 언어가 없다면 원주민족의 문화를 다음 세대에게 계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날 중학생부 금상을 차지한 타이둥현 두란 중학교(都蘭國中)에 재학중인 라익 아키(Laic aki,한자 이름賴楊鴻) 군의 수상 소감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창 파루어 원주민족위원회 주임과 중학생부 금상을 차지한 타이둥현 두란 중학교에 재학중인 라익 아키군. [사진 = 원주민족워원회 페이스북 캡처]

시상식에서 라익 아키 군은 어릴 적 할머니에게 아메이족어를 배웠지만, 자라면서 쓰지 않다가 중학교에 입학하며 다시 부족의 언어를 공부하게 됐다고 말하면서, 아메이족 언어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부족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국보라고 일깨워주셨다며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부족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자신도 국보라고 밝게 웃으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수상소감에서 자신의 부족 언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국보라고 해맑게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원주민족어는 몇몇 사람들만 사용하는 언어이므로 사라져도 괜찮을까?”하며, 평소에는 잘 생각하지 못했던 언어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 중 '침묵의 미래'라는 단편 소설에서는 '소수 언어 박물관'이 등장합니다. 이'소수 언어 박물관'에는 소수의 언어를 구사하는 지구상의 마지막으로 남은 이들을 마치 박물관의 전시품처럼 전시해 놓았는데, 작품 속 소수의 박물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타이완 원주민족 아이들이 계속해서 자신이 속한 부족 언어로 동화책울 읽고 친구들과 웃고 떠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40개가 넘는 타이완 원주민족어를 보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원주민족위원회와 원주민족어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존경심을 느끼며 오늘 엔딩곡으로 아메이족 출신 가수 수밍(Suming)의 포기하지마(不要放棄)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수요산책시간의 손전홍입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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