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타이완시간입니다.
1990년대 중반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페인 듀오 로스 델 리오(Los del Rio)의 메가 히트곡 마카레나. 90년대 전세계는 마카레나를 췄습니다. 한국에서도 스페인어로 된 마카레나의 후렴 가사를 따라 하기 힘들어 “Dale a tu cuerpo alegría Macarena달레 아 뚜 꾸에르뽀 알레그리아 마까레나”라는 스페인 가사를 “아들 낳고 딸 낳고 쌍둥이 낳고~ ”라고 고쳐 부르는 게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죠.
마카레나 돌풍의 주인공 스페인 듀오 로스 델 리오는 "마카레나를 못 추는 사람은 몸에 문제가 있다"고 당시 인터뷰를 통해 밝혔을 정도로 중독성 있는 후크송과 따라하기 쉬운 춤이 마카레나의 인기 비결! 신나고 경쾌하지만 간단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으로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점으로 마카레나는 발매 직후 스페인을 시작으로 라틴아메리카를 거쳐 1996년 연말 타이완에 상륙해 타이완에서도 마카레나 열풍이 불었습니다.
1990년 중반 당시 타이완 텔레비전과 라디오, 디스코텍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운동회, 학예회에서 학생들이 마카레나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며 흥겹게 춤을 추기도 했고, 결혼식이나 다양한 이벤트, 공원에서도 스페인 팝 듀오의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오늘 레트로타이완시간에서는 신나는 리듬과 쉽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젊은 사람들은 물론 타이완 중‧장년층에게까지 어필하며 타이완을 들썩이게 했던! 1990년대를 살았던 많은 타이완인의 뇌리에 각인된 문화 아이콘인 ‘마카레나’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곡명 마카레나는 스페인문화권에서 투우사의 입장을 기념하는 음악인 '라 비르겐 드라 마카레나'로 오해하기 쉽지만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는 스페인에서 투우사들의 수호성신으로 알려진 아름다운 희망의 동정녀 마카레나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당시 40대 동갑내기 죽마고우 안토니오 로메로와 라파엘 루이즈가 듀엣을 결성해 함께 부른 '마카레나' 음반은 BMG레코드사에서 1993년 발표된 후 스페인에서 크게 히트 쳤고, 이후 애틀랜타올림픽 기간 중 경기장에서 마카레나 춤을 추며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브라운관을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되면서, 애틀랜타올림픽 전후로 마카레나 열풍은 삽시간에 유럽,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를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가사도 단순합니다.『아름다운 미녀와 즐겁게 춤을 추라』는 게 전부이고 디스코처럼 빠르고 격렬한 동작을 요구하지도 않고 살사처럼 춤이 낯뜨겁지 않아 남녀노소가 함께 신나게 출 수 있는 마카레나 춤은 1996년 연말 타이완에 상륙해 북부 타이베이, 타이중, 남부 타이난까지 타이완 전국의 디스코 팝에선 이 춤 동작을 모르는 젊은이가 없을 정도로 타이완 젊은이를 중심으로 마카레나 붐이 일더니 이후 케이블TV를 포함해 방송전파를 타는 빈도가 급증하면서 학교 축제부터, 경기장 등에서 마카레나 춤을 추었고, 심지어 이른 아침 공원에 모여 사교댄스를 추는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댄스 장르로 마카레나 춤이 유행이었습니다.
1996년과 1997년 사이 당시 신문사에서 보도한 기사자료를 보면 타이완에 불었던 마카레나 열풍이 더욱 실감나는 데요. 1996년 12월 14일자 연합보 기사에는 마카레나 춤을 추는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는 교육자료가 등장합니다. ‘마카레나 포인트 안무 교육〈Macarena〉經典舞步教學’ 이라는 제목에 해당 기사에서는 한 여성이 두 손을 앞으로, 머리 뒤로, 다시 허리로 옮기고 손과 팔,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가볍게 흔들며 되풀이하는 마카레나 춤의 12개의 포인트 춤 동작을 하나씩 차례로 소개하는 이미지 사진과 사진 밑에는 각각 포인트 동작을 상세히 설명하는 글이 달려 있습니다.
96년에 보도한 마카레나 안무 교육자료 외에도, 1997년 3월 15일자 연합보 기사에는 남부 가오슝 지역 젊은이들이 화이트데이를 맞아 무도회장에서 즐겁게 마카레나 춤을 추는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또 스페인 원곡의 인기에 힘입어 타이완 국내에서 발매한 다양한 버전의 마카레나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우선 MTV 타이완 간판 VJ들이 함께 부른 마카레나 만다린어 버전이 있습니다. 이외 민남어 버전, 타이완 원주민족 가운데 하나인 파이완족 언어(排灣族語) 버전의 마카레나도 스페인어 원곡의 인기에 힘입어 꽤 많은 앨범 판매량을 올렸습니다. 당시 타이완 중고등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마다 스페인 원곡외에 만다린어 버전, 민남어 버전, 특히 스페인어 원곡과 가장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평가 받아 인기를 얻은 파이완족어 버전의 마카레나를 크게 틀어 놓고 마카레나 춤을 겨루는 아이들로 교실이 시끄러웠습니다.
타이완의 마카레나 열풍을 눈 여겨 본 글로벌 주류회사 코로나는 1996년 12월 타이완에서 마카레나 댄스 경연대회를 열고 자사의 맥주 코로나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96년 당시 타이완 북부, 중부, 남부 이 세 지역에서 개최된 코로나배 전국 마카레나 댄스 경연 대회는 당대 타이완의 인기 댄서와 디스코 팝 DJ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참가자의 댄스 스킬, 독창성,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심사기준으로 공정한 심사를 했다고 해요. 특히 코로나배 마카레나 댄스 경연 대회 우승자는 이후 유럽, 북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기타 지역에서 뽑힌 우승자들과 함께 주류회사 코로나의 고향인 맥시코에서 최종 결승전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엔딩곡으로 스페인어 원곡과 분위기가 가장 흡사하다고 평가 받아 인기를 얻은 파이완족어 버전(排灣族版)의 마카레나(瑪格蓮郵)를 띄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상으로 레트로타이완시간의 손전홍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