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일요일 5월 11일은 타이완의 모친절(母親節), 어머니날입니다. 타이완의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주 일요일로, 미국의 어머니날과 날짜가 같습니다. 어머니와 모성을 축하하는 행사인 어머니날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신의 어머니인 레아에게 바쳐진 ‘봄의 축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적인 어머니날의 기원은 1900년대 초 미국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의 안나 자비스(Anna Jarvis)라는 여성은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어머니의 기일과 가장 가까운 5월의 두 번째 일요일에 어머니가 다니던 교회 교인들에게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흰색 카네이션을 나누어 주면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흰색 카네이션은 어머니날의 상징이 된 것이죠.
이후 자비스는 어머니날의 휴일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도록 추진하였으며, 미국 전역의 더 많은 주에서 점점 이날을 기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침내, 1914년 미국의 28대 대통령 토머스 우드로 윌슨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선포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타이완은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공식적으로 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날을 어머니의 날로 축하하며 기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곧 다가올 어머니날을 맞이해 어머니를 생각나게 하는 타이완 영화들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어머니라는 단어 앞에는 종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라는 수식어가 붙곤 합니다. 사람은 어머니를 통해 세상에 태어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적인 돌봄을 받고 자라며, 큰 성인이 되고 나서도 어머니의 한없고 끝없는 무한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까닭입니다. 아무 조건 없이 아이를 사랑하고 헌신하는 전형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 <고미>(孤味, 2020)를 가장 먼저 소개합니다.

영화 <고미(孤味)> 공식 포스터 - 사진: '고미'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 캡쳐
‘고미’란 타이완말로 원래 식당에서 한 요리만 판매하고 그 요리가 최상의 맛을 내도록 심혈을 기울인다는 뜻인데, 사람이 어떤 일을 잘하고 싶은 일념으로 외로움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한다는 하나의 생활태도, 처세 철학의 뜻을 갖게 됐습니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낸 이 영화는 고미 정신을 갖고 사는 어머니 린슈잉(林秀英)과 세 딸을 주축으로, 가족 간의 갈등과 이해의 과정을 풀어놓습니다.
주인공 린슈잉은 남편이 외도로 가출한 후 홀로 세 딸을 양육하며 새우요리로 노점을 시작하여 고생 끝에 자신의 식당을 운영합니다.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더라도 꿋꿋이 딸들을 키우며 가정을 돌보는 강인함과, 집을 나간 남편을 원망하고 미워하면서도 남편의 옷과 연애편지를 잘 보존하는 만큼 남편을 무척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유연한 내면을 가진 린슈잉은 전형적인 타이완의 어머니상으로 관객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안겨줍니다.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성격은 강인함, 강함, 절대희생, 책임감, 전지전능일 것이지만, 어머니도 사람이라 언제든 아프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2021년 영화 <폭포>(瀑布)는 정신질환에 걸린 어머니와 그녀를 돌봐주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폭포>(瀑布) 스틸 사진 - 사진: 금마장영화제집행위원회 제공
이 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배경으로, 싱글 워킹맘 핀원이 딸 샤오징과 함께 자가격리를 하면서 벌어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회사의 권유로 격리 생활을 시작한 핀원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우울감과 혼인의 실패, 실직에 대한 우려, 사춘기 딸의 반항적인 행동으로 막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엔 과대망상, 정서 불안정, 환청 등의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게 됩니다.
병든 어머니를 보고 샤오징은 처음에는 무섭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하지만, 돌봄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신을 돌봐 오던 어머니의 심정과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어머니는 무너지지 않는 히어로가 아닌 그저 나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 다가가기 쉽지 않고 깊은 오해와 침묵으로 시간들을 보내던 엄마와 딸이 코로나, 질병 등 폭포처럼 자비없이 밀려온 인생의 난제 속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며, 서로의 연약함을 감싸줌으로써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동시에 모녀관계와 엄마라는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어머니날까지 며칠 안 남은 요즘, 화장품 브랜드 올레이(OLAY)가 선보인 짧은 영화, 3분 40초 분량의 마이크로 무비 <말하지 않은 말>(未說出口的話, 2025)이 화제였습니다.
<말하지 않은 말>은 어머니의 날을 함께 축하하고 식사하는 장소를 결정하려는 모녀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극중 딸은 바쁜 와중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날에 무엇을 먹고 싶냐고 묻는데, 어머니의 “어디든 괜찮아~”, “네가 좋아하는 거 먹자!”, “그냥 집에서 해 먹을까?” 등의 대답에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고 결국 전화에서 “도대체 뭘 먹고 싶은지 제발 말해 줘! 난 진짜 너무 너무 힘들어!”라고 분하게 외치는데, 그리운 딸을 보려고 딸의 판공실 밖으로 찾아온 어머니는 딸의 컴플레인을 듣고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난 그저 내 딸이 보고 싶을 뿐이야...”라고 말하자 딸은 어머니가 판공실 밖에 와 있다는 걸 깨닫고 어머니를 만나러 가서 훈훈한 포용을 나누는 장면에 무비가 끝납니다.
무비 속 바빠서 엄마를 소홀히 하는 딸과 자취하는 딸을 걱정해 주고 그리워하는 엄마의 모습은 우리시대의 모녀의 관계를 떠올리게 하며 깊은 공감과 무한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머니날을 맞아 어머니께 꽃과 선물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사랑의 편지를 쓰며 평소 쑥스러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달하거나, 모두가 함께 모여 식사를 하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그리고 평소에 어머니와 연락을 잘 하고 자주 어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에게는 아이 그 존재만으로도 최고의 선물 그 자체이니까요~
어머니날을 사흘 앞둔 오늘 연예계소식에서는 어머니에 관한 타이완 영화들을 소개해 보았는데, 엔딩곡으로는 어머니의 날을 대표하는 타이완 노래 <로빙화>(魯冰花)를 띄어 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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