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화요일은 만우절이었습니다. 만우절은 매년 4월 1일에 악의 없는 가벼운 거짓말로 서로 속이거나 장난을 치며 즐기는 날입니다. 만우절의 시작에 대해 여러 언급과 가설들이 있는데, 16세기 프랑스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1560년대 프랑스 사람들은 3월 25일을 신년으로 보냈습니다. 그날부터 춘분제를 열고 축제 마지막 날인 4월 1일에는 선물을 교환하며 신년잔치를 벌였습니다. 그러다가 1564년 프랑스의 왕 샤를 9세가 달력 계산법을 지금의 양력인 그레고리력으로 바꾼다고 공포했습니다. 그 결과 3월 25일부터 시작된 신년이 1월 1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새 달력에 적응하지 못하거다 정보 전달이 느렸기에 아예 소식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에 선물을 교환하고 새해 인사를 나누자 다른 사람들은 그 모습을 비웃으며 일부러 물먹인 일이 있었는데, 이것이 현재 만우절의 기원이라는 것입니다.
거짓말과 장난을 주고받는 만우절인 만큼, 평소에는 진실만을 보도해야 하던 언론도 이날만큼은 이에 동참하여 장난 기사로 주위에 웃음을 줬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1957년 영국 공영방송 BBC가 처음으로 내보낸 만우절용 방송이었습니다. 스위스의 한 가족이 나무에서 스파게티 면을 수확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지금 보면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당시 영국에서 스파게티는 생소한 음식이었기에 시청자들은 상당수가 이를 진짜로 믿었고, ‘스파게티 나무 재배법’을 묻는 문의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이 방송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고전 만우절 방송으로 꼽힙니다.
만우절은 아이돌 팬들의 명절이기도 합니다. 아이돌 홈마(홈페이지 마스터)들이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 등을 통해 그날 한정으로 본인이 찍은 다른 스타의 사진을 공개하는데, 팬들이 최애 아이돌의 사진을 기존 홈마가 아닌 타 아이돌 홈마의 필터와 보정법으로 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습니다.
만우절은 대중가요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되는데, 오늘은 제목에 ‘만우절’이란 단어가 들어간 타이완 노래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만우절에 관련된 노래들 대부분은 가사와 멜로디가 우울하고 슬픕니다. 타이완판 <꽃보다 남자>인 <유성화원(流星花園)>의 주인공이자 그룹 F4의 멤버인 옌청쉬(言承旭)의 <만우절(愚人節)>이라는 노래가 이별에 후회하는 남자가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이 모든 것이 진실이 아닌 만우절에 치는 장난이었으면 하는 심정을 담은 가슴 저릿한 가사와 애절한 멜로디가 어우러져 듣는 이들에게 울컥한 감정을 선사하는 곡입니다.
옌청쉬(言承旭) - <만우절(愚人節)>
만우절은 장난과 거짓말이 허용되는 날이긴 하지만, 장난 삼아 던진 거짓말이라도 웃으며 넘겨버리는 거짓말이 있고, 마음의 상처가 되는 거짓말도 있습니다. 타이완 원주민 가수 장전위에(張震嶽)의 <만우절 그날(愚人節那天)>이라는 노래가 바로 장전위에가 만우절 장난 때문에 상처받았던 경험담을 토대로 작사·작곡한 노래입니다.
장전위에는 데뷔하기 전에 아주 좋아했던 여자가 있었는데, 그때 수줍은 성격에 단 한 번도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여자가 장전위에에게 데이트를 요청했는데, 장전위에가 매우 흥분하고 일찌감치 약속한 장소에 나왔는데, 하지만 6시간이 지나도 그녀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보니까 그날이 만우절이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데뷔한 후에 이 일화를 바탕으로 <만우절 그날>이란 노래를 만들었는데, 노래의 가사는 역시 약속 장소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릴 때의 심정을 묘사했습니다.
장전위에(張震嶽) - <만우절 그날(愚人節那天)>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타이완의 인기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루광중(盧廣仲)이 싱글 <해피 만우절(愚人節快樂)>을 발매했습니다.
<해피 만우절>은 인디 뮤지션 천줘(陳卓)의 작품인 <만우절>을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루광중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슬픈 커버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는데,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은 바로 <해피 만우절>입니다. 그리고 <해피 만우절>을 비롯해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재해석하여 앨범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해피 만우절>은 “이날만은 장난치는 척 하면서 진심을 말하는데/ 친구 자리를 독점하고 한 사람을 사랑하지”, “좋아하고 사랑해요 장난이야 신경 쓰지마/ 해피 만우절, 마음이 찔릴 정도로 행복하네/ 내가 왜 아직 제자리에 있는지 말해 줄 사람은 없을까”라는 등의 내용의 가사가 짝사랑의 씁쓸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루광중은 이 노래를 통해 고백을 주저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후회를 남지 않게 용기를 내서 사랑을 전하라고 격려하고자 만우절에 이 노래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조금 지났지만 4월 1일 만우절에 관련한 타이완 노래 특집을 준비해 진행해 봤습니다. 그럼 엔딩곡으로는 지난 4월 1일 만우절에 공개된 루광중의 커버작품 <해피 만우절>을 띄어드리면서 오늘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루광중(盧廣仲) -<해피 만우절(愚人節快樂)>



Rti 중앙방송국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