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전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청취자로 하여금 ‘전쟁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할 수는 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음악가들이 방탄복을 입고 병원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침묵을 당신들의 음악으로 채워주길 바랍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22년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화상연설로 호소했습니다. 음악은 전쟁을 멈출 수는 없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멜로디 가든에선 ‘반전(反戰)과 평화를 노래한 음악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밥 딜런, 유투, 마이클 잭슨 등 팝계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 많이 발표해 왔는데, 가장 대표적인 반전 음악 중 하나로는 존 레논의 <Imagine>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노래로 국가, 소유, 종교를 부정하고 반전을 넘어 사회주의적 이상향을 담고 있습니다. 또 아일랜드의 록그룹 크랜베리스의 <Zombie>는 1993년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영국 워링턴 폭탄 테러로 인해 희생된 두 명의 청년들을 추모하는 노래로, 전쟁에 대한 반감을 강력하고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또한 딜런의 <Blowin’ in the Wind>, 제임스 테일러의 <ever Die Young>, 도어스의 <The Unknown Soldier> 등 노래들도 훌륭한 반전 음악으로 꼽힙니다.
팝송 외에, 타이완 음악도 반전과 평화를 다룬 노래가 존재해 왔습니다. 먼저 중화권 톱스타 저우제룬(周杰倫)의 <전쟁의 상처(止戰之殤)>입니다.
저우제룬이 작곡하고 그의 오래된 음악적 파트너 팡원산(方文山)이 작사한 <전쟁의 상처>는 전쟁의 참혹함을 힙합 감성으로 해석한 노래로, 가사에는 “아이들의 얼굴엔 두려움이 새겨져 있고, 보리이삭은 전차가 가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어”, “땅과 마을이 불타고 파괴된 농부들은 마침내 총을 들었어”라는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이 곡은 지난 2004년에 발매된 앨범 《칠리향(七里香)》에 수록되어 있는데, 앨범 안쪽에는 “다시는 전쟁이 없었으면 좋겠고,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러시아·중국 영토분쟁을 겪었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촬영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다시 거론됐습니다.
한편, 저우제룬이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 발표한 것은 <전쟁의 상처>는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2022년에 발표된 앨범 《팔도공간(八度空間)》에 수록된 <마지막 전투(最後的戰役)도 전쟁 반대를 외친 노래입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반전과 평화를 다룬 노래는 소화기 밴드(滅火器樂團)의 <1945>입니다.
소화기 밴드는 음악과 사회운동 참여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 온 사회참여적 뮤지션으로, 2014년 타이완에서 벌어진 학생운동 해바리기 운동의 주제가 <섬의 여명(島嶼天光)>의 제작자이자 가창자로 유명합니다.
<1945>는 그들이 2018년 보드게임 ‘가오슝 대공습’을 위해 만든 대만말(민남어)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일본 식민지였던 타이완이 제2차 세계 대전 후기에 미국으로부터 심각한 폭격을 당했던 비참한 역사를 소재로 한 노래입니다. 당시 가오슝은 폭격의 주요 목표로 기차역, 병원, 학교, 공장, 은행, 백화점 등 인프라 시설과 건축물들이 심각하게 파손되며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사망자 1,662명의 인적 피해도 발생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전쟁에 저항하는 반전 노래는 ‘타이완 포크의 대부’로 불리는 원주민 가수 후더푸(胡德夫)가 부른 <아름다운 벼 이삭(美麗的稻穗)>입니다.
<아름다운 벼 이삭>은 타이완 원주민 베이난족(卑南族) 출신 작곡·작사가 루션바오(陸森寶)가 1958년 전먼 ‘823포전(砲戰)’이 발발한 후 군인으로 징용돼 고향을 떠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버티고 있는 베이난족 청년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 베아난족어로 만든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에는 벼들이 무르익고, 익은 과일들이 풍성하게 열리는 풍경과 멀리 떨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부족 여성들의 마음을 묘사하며 전쟁에 반대한다는 의식을 드러냈습니다. 이 곡은 1970년대 후더푸의 리메이크로 더욱더 알려지고 불려지며 타이완 캠퍼스에서 “우리의 노래를 부르자”는 물결을 일으켰고 또한 원주민 운동에서 중요한 힘이 됐습니다.
인류 역사에 전쟁은 거의 항상 있었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로, 전쟁은 끝없이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있는 것은 패자뿐이죠.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고 하더라도 이 세상에 전쟁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여기까지 멜로디 가든 진옥순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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