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타이완의 유명 배우이자 한국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인 쉬시위안이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해 대중에게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겼습니다.
죽음은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우리는 자신의 일부도 함께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기에 특별한 노력 없이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빼앗을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떠나간 이들에 대한 우리의 기억과 사랑입니다. 이 같은 감정들을 노래에 담아 만들어진 추모와 위로의 곡들이 있는데, 오늘은 그 곡들을 한번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죽음은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워하는 그 사람이 이 세상에 다시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증발한 것처럼. 타이완의 2인조 음악그룹 굿밴드(好樂團)는 친구의 죽음에 영감을 받아 <증발(蒸發)>이란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굿밴드의 음악은 슬픔, 우울,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표출하기 때문에 ‘새드 밴드’라는 수식어를 얻었는데, <증발> 이 노래는 역시 친구의 부재에 대한 분노, 상실감, 무기력한 감정들로 가득찬 가슴어린 노래입니다. 가장 솔직한 감정들을 꾸밈없이 표현하고 극대화하기 위해 이 곡은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로만 이루어지며 잔잔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선사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세상을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노래는 타이완의 유명한 가수이자 배우인 루광중(盧廣仲)이 부른 <물고기>(魚仔)라는 노래입니다.
<물고기>는 루광중이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 ‘화갑 소년이 어른됐다(花甲男孩轉大人)’의 주제곡으로 루광중이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쓴 곡입니다. 이 곡은 가사가 중국어와 타이완어(민남어)가 절반씩 되어 있는데, 타이완어에서 물고기가 여기저기 “수영하는 것”(游來游去)과 어떤 사람을 “계속 그리워하는 것”(想來想去) 발음이 비슷한데, 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 속에서 계속해서 맴도는 것을 어항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가 잔잔하지만 음색이 좋고 호소력이 있으므로 노래가 꽉 찬 느낌이 들고, 노래 가사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서 타이완의 멜론인 KKBOX, 아이튠즈 등 5개 음악 부문에서 1위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이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2018년 제23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에서 대상인 올래의 노래상과 작곡가상을 거머쥐었습니다.
한편, 루광중은 타이완 방송대상 제52회 금종장(金鐘獎) 시상식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세상을 떠난 방송인들을 추모하는 시간에 무대에 올라 <물고기>를 부르며 현장에 있던 연예인들과 관객들에게 뭉클함을 자아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세상을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노래는 귓가에 달라붙는 매혹적인 음색과 마음에 와닿는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누리고 있는 타이완 유명 여자 가수 웨이루쉬안(魏如萱)이 부른 <그곳(彼個所在)>이라는 노래입니다.
<그곳>은 2019년에 발표된 앨범 ‘잊은 게 아니라 숨겼을 뿐이다(藏著並不等於遺忘, Hidden, Not Forgotten)의 수록곡입니다. 웨이루쉬안이 앨범으로 제31회 금곡장 최우수 국어 여자가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앨범의 세 번째 타이틀곡이자 가장 유명한 수록곡인 <그곳>은 웨이루쉬안이 중국어, 타이완어, 영어, 광동어 등 4가지 언어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절친 루카이퉁(盧凱彤), 고양이 Gaga를 그리워하며 추모하는 노래입니다. 가사는 4가지 언어가 섞여서 이루어졌지만 위화감이 전혀 없는데, 이는 사랑과 그리움은 언어와 종족을 초월하는 존재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노래 원제인 ‘彼個所在’는 타이완어로 ‘그곳’을 뜻하며, 영어 제목은 ‘천국’을 뜻하는 헤븐(Heaven)입니다. 노래 가사를 살펴보면 굉장히 원색적이고 꾸밈이 없습니다. 고급스럽게 포장하지 않았고 간결한 말투로 썼습니다. 웨이루쉬안은 그리움은 하나의 솔직한 감정이며 화려한 단어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며, 노래 가사 중 “눈이 붉어지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앉아 있고 마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간 것처럼” 등 내용의 가사들은 본인이 가족과 친구를 잃을 때의 진실한 반응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과의 사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슬프고 힘든 일입니다. 떠나간 이를 떠올릴 때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숨기는 것보다는 슬픔에 위로가 되는 음악들을 들으며 그 사람과 함께했던 행복한 추억들을 되새기며 마음껏 아프고 소리껏 울다 보면 어느새 조금씩 괜찮아지는 날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별의 아픔 속에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오늘 소개해 드렸던 노래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에 닿아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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