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누계 발행 부수 6,800만 부 신화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이시야마 하지메 작가의 만화 <진격의 거인>을 영화화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THE LAST ATTACK>이 다시 한번 타이완에서 ‘진격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진격의 거인> 완결편의 전편과 후편을 합쳐 총 145분 분량으로 재구성한 이번 극장판은 2024년 11월 8일 일본에서 처음 공개되어, 흥행 수입 10억 엔(한화 약 93억 3천 만원, 2025.01.16.기준)을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지난 1월 3일 타이완에서 개봉해 개봉 9일 만에 뉴타이완달러 4천 만원(한화 약 17억 7천 만원)의 티켓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많은 ‘진격팬’들이 <진격의 거인> 만화와 TV판을 보면서 느꼈던 그 감동과 전율을 큰 스크린으로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영화관을 찾아갔고, 입장 특전인 캐릭터 색지를 얻기 위해 영화를 여러 번 감상한 팬들도 있습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타이완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SNS인 스레드에서도 극장판 <진격의 거인>에 대한 감상 후기와 <진격의 거인>의 줄거리를 분석하는 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팬들이 “스크린으로 봐서 더욱 짜릿하고 감동적이었다”, “진격의 거인이 존재하는 시대에 태어나서 다행이다” 등 내용의 후기를 남기며 이 작품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했습니다. 이 만큼 <진격의 거인>은 타이완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 타이완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타이완 국산 애니메이션은 어느 작품일까요? 아마도 디즈니 제작법으로 만들어진 타이완의 첫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또또와 유령친구들(魔法阿媽)>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타이완의 민속신앙과 조손 세대 간의 따뜻한 사랑을 다루는 작품으로, 타이완 80-90년대생이라면 공감하는 추억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98년에 개봉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2021년에 4K 복원판으로 재개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말 26년 만에 속편 제작을 공식화하여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영화 주인공 또또는 엄마가 해외에서 일하다가 다친 아빠를 간호해야 해서 시골에 계신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는 7살짜리 꼬마소년입니다. 도시에서 자란 또또는 시골생활에 어색함을 느끼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고 무서운 할머니와 유골단지들이 널려있는 으시시한 할머니집도 무서워해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또또는 실수로 단지 하나를 깨뜨리고 맙니다. 그 단지 속에는 착한 유령들의 환생을 방해해 자신의 노예로 삼으려는 아주 나쁘고 무서운 악마의 영혼이 갇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악마는 또또에게 할머니의 눈물 세 방울을 모아 오면 할머니를 팔아버리고 엄마 곁에 돌아갈 수 있다고 유혹하지만, 결국 할머니의 진심을 이해하고 악마와 싸워 물리칩니다.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제목처럼 섬뜩한 내용이 아니라 할머니와 손자 간의 따뜻한 사랑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영화 속 무뚝뚝해 보이지만 마음은 곱고 상냥한 또또의 할머니는 실제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며 공감과 이입을 자아냈습니다. 서로 익숙하지 않는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섰습니다.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귀신이야기의 일종이지만 어린이과 가족관객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라 무섭다기보다는 귀엽고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귀신들은 또또가 실수로 풀어놓은 악령을 빼고 대부분은 다정하고 온화하며,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할머니집이 있는 시골의 촌민들도 “귀신도 인간이다”라고 믿으며 귀신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타이완에서는 고혼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 위해 귀신 대신 ‘호형제’, 즉 ‘좋은 형제’라고 칭하며, 귀신의 달인 7월 달에 융숭한 대접으로 공양을 배풉니다. 특히 7월 15일 중원절에는 푸짐한 음식을 준비해 ‘푸두(普渡)’라는 큰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성대한 푸두 외에 중원절에는 떠돌이 물귀신들에게 길을 밝혀주기 위한 민속 행사인 ‘수등 띄우기(放水燈)’도 개최됩니다. ‘수등 띄우기’는 푸두 전에 등롱을 강에 띄우고 귀신들이 물에 띄운 수등 불빛을 따라 제사상이 차려진 곳으로 오도록 인도하는 친절한 마음이 담긴 행사입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유등 축제가 있죠. 영화 속에서 주인공 또또가 푸두와 수등 띄우기 행사에 실제로 참여하면서 이상하게 바라보던 할머니의 신앙과 무속행위를 이해하게 됩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타이완 중원절의 문화 풍습을 알아볼 수 있고, 한발 더 나아가 타이완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또또와 유령친구들>은 1998년 개봉한 후 수많은 국제 영화제에 참가하여 각국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타이베이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대상인 작품상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는 이유로 타이완 영화계의 최고 권위인 금마장의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이 애니메이션 영화는 타이완 영화사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 믿습니다.
제작 단계에 접어든 속편을 기대하면서 엔딩곡으로는 타이완을 대표하는 맹인가수 샤오황치(蕭煌奇)가 부르는 <할머니의 말씀(阿嬤的話)>을 띄어드리면서 연예계소식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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