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토요일 Rti 한국어방송 재개 4주년 기념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신 청취자님들이라면 기억하실 텐데요. 제가 최근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 자주 소개했던 장소라고 언급하면서 도쿄에 도쿄 돔, 서울에 고척 돔이 있다면 타이베이에는 바로 이것이 있다며 퀴즈를 냈었는데요. 정답은 바로 타이베이 돔(大巨蛋)이었죠. 작년 말부터 타이베이 돔이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면서, 주요 국제 야구 경기는 물론 국경일 전야행사에서부터 타이완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잇따른 콘서트까지, 타이베이 돔은 올해 2024년 타이베이시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굵직한 행사들을 많이 치뤘습니다.
그렇다면, 타이베이 돔이 있기 전 타이베이의 주요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는 어디에서 개최되었던 걸까요? 오늘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서는 지금은 잊혀지거나 심지어 사라졌지만, 당시에는 타이베이시를 넘어 타이완을 대표하는 대규모 경기와 행사들이 열렸던 타이베이 시내 주요 경기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타이베이 아레나(小巨蛋) 2005-현재
타이베이 돔이 생기기 전, 타이완에서의 대형 콘서트나 국제 경기하면 바로 이곳 타이베이 아레나(小巨蛋)을 빼놓을 수가 없죠. 타이베이 아레나는 지난 주에도 유덕화(劉德華, 류더화)의 콘서트가 열렸을 정도로 여전히 타이베이시를 대표하는 대규모 콘서트 장입니다. 난징둥루(南京東路)와 둔화베이루(敦化北路)가 교차하는 송산취(松山區)에 위치한 다목적 체육관으로, 15,000명이 수용 가능한 타이베이 아레나는 스포츠 경기 외에도 콘서트, 시상식 등 대규모 문화행사를 자주 개최해 타이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지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2008년에는 제12대 중화민국 총통 및 부총통 취임식이 거행되기도 했습니다.
2001년 착공에 들어가 2005년부터 사용되어 올해로 2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베이 아레나는 한국 가수와도 인연이 깊은데요. 아레나가 개방된 그 해인 2005년 가수 비를 시작으로 2008년 동방신기, 2010년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 2015년 빅뱅, 2023년 태연과 2024년 올해 아이유까지 한류를 대표하는 가수들도 이곳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타이완 팬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타이베이 아레나가 타이베이 돔과 함께 타이베이 시를 대표하는 다목적 체육관으로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면, 다음에 소개해 드릴 세 곳은 한때 중화민국 타이완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가 지금은 사라진 장소입니다.
타이베이시립야구장 1958-2000
타이베이시립야구장은 1958년에 지어진 타이베이 시의 첫 야구장입니다. 1990년 3월 17일 타이완 프로야구 첫 해 개막전을 바로 이곳에서 개최했는데요. 1961년에는 5,000명, 1982년에는 14,000명까지 수용가능한 당시 최대 규모의 야구장이었죠. 그러나 연대가 오래되고 시설이 노후하여 2000년 12월 1일부로 폐장하였으며, 폐장 후 타이베이의 프로 야구 경기는 타이베이시립 티엔무야구장이나 신베이시립 신좡야구장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폐장된 타이베이시립야구장은 한동안 폐기물의 임시 보관소이자 운송장이 되었다가, 이후 철거를 착공하여 원래의 부지를 지금의 타이베이 아레나로 개조하여 2005년 완공하였습니다.
이처럼 타이베이에는 역사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과거에 이미 철거된 경기장들이 있습니다.
중화체육관(中華體育館) 1963-1988
중화체육관(中華體育館)은 1963년 당시 타이베이시내 최대형 체육관으로, 지금의 타이베이 아레나 맞은 편에 위치해있었습니다. 여러 스포츠 중 중화체육관 설립 목적과 관계가 깊은 종목은 바로 농구인데요. 중화민국 농구협회는 1963년 제2회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개최권을 쟁취했으나, 대규모 경기장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고, 당시 농구협회 이사장(이궈루이, 易國瑞)은 태국 화교 출신 교포 기업가인 린궈창(林國長)을 찾아가 후원을 받아 중화체육관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1963년 10월 관중 1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중화체육관이 완공되었고, 같은 해 11월에 제2회 아시아 농구 선수권 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하였습니다.
국제 농구 경기뿐만이 아닙니다. 중화체육관에서는 각종 문화 행사 및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콘서트도 다수 개최되었는데요. 1972년 5월 20일 장중정(蔣中正) 중화민국 총통 취임 축하 특집 프로그램 '만중환등(萬衆欢腾)' 개최를 시작으로, 1984년 1월 7일과 8일에는 덩리쥔의 15주년 투어 콘서트를 개최, 타이완 텔레비전사(台視)가 중계한 타이완 본토 최초의 대형 상업 콘서트로 기록되어 있죠. 그리고 1986년 12월 31일에는 1980년 오픈한 타이완 최초의 대형 음반사 락 레코드(滾石唱片, Rock Records)가 이곳 중화체육관에서 송년 콘서트(快樂天堂)를 개최했는데, 이는 타이완 최초의 송년 콘서트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다 1988년 11월 20일, 한 기업의 기념행사에서 직원의 실수로 지붕에 큰 화재가 나면서 중화체육관을 철거할 수 밖에 없었고, 중화체육관은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타이완의 주요 스포츠 경기와 대형 문화 행사를 치뤘던 역사의 한 장소로 남게 되었습니다.
중산축구장(中山足球場) 1989-2007
80년대까지 중화체육관이 있었다면, 90년대에는 중산축구장이 있었습니다. 중산축구장은 타이베이시 최초 표준 규격의 축구장으로, 1989년 개장했습니다.
중산축구장의 전신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다이쇼 12)에 설치된 원산운동장(圓山運動場)으로 육상경기장, 정구장, 야구장, 3,000여 명 수용 가능한 관람석, 육상경기장, 잔디 등의 시설이 있었다. 원산운동장은 1923년부터 1941년까지 전국중등학교 우승야구대회(여름 고시엔)의 타이완 대표 예선의 주전장이기도 하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원산운동장은 미 원조 물자를 쌓아두는 창고로 변했고, 이후 미군 고문단의 사무실이 되었습니다만, 미국이 중화민국과 단교한 후, 1989년에 축구장으로 개조되었습니다.
그러나 타이완에서 축구는 농구나 야구에 비해 발전이 늦었던 데다가 대중화되지도 않아 중산축구장에서 축구 경기를 개최하는 빈도가 적을 수 밖에 없었고, 여기에다가 타이베이 쑹산 공항(松山機場)과 멀지 않았던 위치상 항공기들의 잦은 소음 교란으로 인해 선수들이 경기 중 심판의 휘슬 소리를 들을 수 없어 경기 진행에 지장을 주기까지 해 축구 경기를 개최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축구 경기보다는 콘서트나 주요 정당들의 야회 장소로만 활용되어 기능을 이어갈 수 있었죠.
결국 2007년, 타이베이 시 정부는 2010년에 열릴 타이베이 국제 꽃 박람회 개최를 위해 이 곳을 박람회를 위한 전시관 중 하나로 개장하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중산축구장은 축구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은 채 지금까지도 다기능 전시관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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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WBSC 프리미어 12 경기가 돌아오는 일요일인 11월 10일 그 성대한 막을 엽니다. 작년 2023년 말 기준 세계 12위 안에 드는 야구팀이 A조와 B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르는데요. 마침 한국, 일본과 함께 B조에 속한 타이완은 예선 첫 경기를 11월 13일(수) 타이베이 돔에서 한국과 치룰 예정입니다. 경기 표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 10월 4일 당일 이미 매진되어, 야구 국제전에 대한 타이완인의 관심을 보여주는데요. 타이베이 돔에서 펼쳐질 타이완과 한국, 한국과 타이완의 WBSC 프리미어 12 예선전, 저도 관심갖고 기대해보겠습니다! 두 팀 모두 화이팅!
엔딩곡으로는 올해 열리는 WBSC 프리미어 12의 타이완 팀 응원곡, ‘다함께(就一起)’를 띄워드립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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