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Rti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입니다. 안녕하세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요리는 가장 오래된 외교 수단이다."
2012년 9월, 힐러리 로댐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의 국가 대표 요리사를 임명하는 행사장에서 한 말입니다.
국무장관으로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상대국 관계자들과 나눈 가장 의미 있는 대화는 식사하면서 나눈 것이었다며, 음식을 나눔으로써 우리는 장벽을 뛰어넘어 서로 간에 다리를 놓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말처럼 ‘음식’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여러 국가의 대표들이 모여 외교를 할 때 오찬과 만찬을 준비하는 초청국의 국가원수는 상대방에게 전하고자 하는 외교적 메시지를 음식을 통해 표현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통해 다른 나라의 대표들에게 호감을 얻기도 합니다.
때문에 국가원수들은 초청국이 준비한 음식을 씹고 뜯고 맛보고 심지어 즐기면서도 ‘음식’에 담긴 만남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며 타협을 할지 아님 등을 돌릴 지 고심 또 고심합니다. 외교 행사에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대접하는지에 따라 양국 관계가 흔들리기도 하고 반면, 어색함을 넘어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던 회담 분위기가 ‘음식’ 덕분에 화기애애해지기도 합니다.
2021년 샤오메이친 전 주미 타이완대표(現 부총통)의 미국 트윈 옥스(Twin Oaks) 저택 만찬를 필두로 하여 올해 10월 10일 타이완의 쌍십절 국경일 기념 리셉션에서 외교를 위해 음식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오늘 랜선미식회에서 알려드릴게요.
전 주미 타이완대표이자 현재 타이완의 부총통인 샤오메이친의 미국 트윈 옥스(Twin Oaks) 저택 만찬이 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자리한 트윈 옥스는 본래 주미 중화민국대사관의 관저로 쓰였던 곳으로, 1978년 단교 이후 타이완 측이 소유권만 유지해 왔습니다. 이후 주로 타이완을 알리는 문화나 사교행사 장소로 사용됐고, 최근 들어서는 중화민국 국경일 기념행사 등 국가 행사도 트윈 옥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2021년 9월 12일, 당시 주미 타이완 대표였던 샤오메이친 부총통은 트윈 옥스에 지기만타스 파빌리오니스 리투아니아 국회 외교 위원회 위원장 등 리투아니아 주요 귀빈들을 초청했습니다.
이 자리는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타이완 대사관 격인 대표처가 설치된 다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이에 더해 타이완에 코로나 백신 2만 회분을 지원해준 리투아니아 정부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당시 주미 대표였던 샤오메이친 부총통이 마련한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프랑스 요리가 주류였던 전통 유럽식 궁정외교가 20세기 초 막을 내리고, 이른바 소프트 파워의 시대인 요즘은 어느 나라든지 오히려 자국의 대표 음식을 외빈에게 대접하는 일이 흔해졌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최근 타이완 정부도 정부가 주재하는 국빈 만찬 자리나 행사에 양식보단 타이완 음식을 외빈에게 대접하고 있습니다.
당시 타이완 주미 대표였던 샤오메이친 부총통은 트윈 옥스를 찾은 리투아니아 귀빈들에게 가장 타이완적인 음식인 ‘타이완식 스테이크’를 대접했습니다.
지글지글 소리가 나는 철판 위에 소고기 스테이크에 곁들여 나온 노란색의 옥수수, 초록색의 완두콩, 붉은색의 당근, 이 세가지 식재료의 색은 리투아니아의 국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에 리투아니아 귀빈들은 샤오메이친의 배려심이 깊다며 극찬했습니다. 미국 주재 타이완의 최고위급 외교관과 리투아니아 정계 인사가 모여 타이완 음식을 먹는 장면은 한층 가까워진 두 나라의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음식이 외교에 좋은 영향을 끼친 또 다른 사례로는 113주년 쌍십절 국경일 리셉션이 있습니다.
맛있는 타이완 미식을 외국인에게 알리고 좋아하게 만드는 게 문화 외교, 즉 소프트 외교의 시작입니다. 지난 10월 10일 쌍십절 국경일 당일, 타이완 정부는 타이베이게스트하우스(台北賓館)로 주요국의 축하사절단을 초대해 타이완 미식으로 우의를 다지고 타이완의 소프트파워를 널리 알렸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속 폰트랩 대령의 저택으로 나온 레오폴트스크론 성을 떠오르게 하는 타이완의 영빈관인 타이베이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난 10월 10일 저녁 113주년 쌍십절 국경일 리셉션이 개최됐습니다.
리셉션에는 펠레티 테오 투발루 총리 부부를 비롯해, 코델 하이드 벨리즈 부총리,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부총리 등 타이완의 쌍십절 국경일을 축하하기 위해 타이완을 방문한 수교국 축하사절단과 린자롱 중화민국 외교부장, 줘롱타이 행정원장 등 타이완 정부 주요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시작된 113주년 쌍십절 국경일 리셉션에서 행사 참석자들은 타이난의 대표음식인 꽃게 찹쌀밥(紅蟳米糕)부터 새우살러우위엔(蝦仁肉圓), 팥 젤라또 까지 타이완 미식의 맛을 다양하게 즐겼습니다.
이날 국경일 리셉션 음식을 들여다보면 라이 총통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게 찹쌀밥과 새우살러우위안은 라이칭더 총통의 제안으로 준비되기도 했고요.
라이칭더 총통은 2010년 12월부터 2017년 9월까지 8년 간 타이난 시장을 지냈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타이난 시장 시절 타이난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아샤(阿霞)호텔의 꽃게 찹쌀밥과 타이난 동취에 자리한 시엔정샤런러우위엔(鮮蒸蝦仁肉圓)의 새우살러우위엔을 즐겨먹었다고 해요. 때문에 국경일 리셉션 테이블에 라이 총통이 타이난 시장 시절부터 즐겨 먹고 좋아하던 이 두 음식이 특별히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총통 취임 후 맞는 첫 쌍십절 국경일 리셉션이니만큼 라이 총통 본인이 가장 맛있다고 느낀, 맛이 보장된 음식을 귀빈들의 식탁에 내놓은 것도 있지만, 그때 그 시절의 맛을 기억하며, 타이난 시장 시절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 타이난 대표 음식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조심스레 할 수 있습니다.
꽃게찹쌀밥와 함께 아샤호텔가 새롭게 출시한 아리산(阿里山) 커피로 만든 수제 소시지 또한 쌍십절 국경일 리셉션의 음식으로 준비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새 SNS에서 디저트 맛집으로 소문난 타이베이 티엔무(天母)에 자리한 젤라또 맛집 On the Road의 핑둥 완단(屏東萬丹) 팥으로 만든 팥젤라또, 버블티(珍珠奶茶) 젤라또, 객가인들이 즐겨 마시는 전통차인 레이차(擂茶)로 만든 레이차 젤라또, 거봉 젤라또 등 젤라또를 타이완식으로 재해석한 디저트도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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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총통과 펠레티 테오 투발루 총리 부부가 타이베이 티엔무에 자리한 젤라또 전문점 '온 더 로드'의 젤라또를 맛보고 있다. [사진=중화민국 총통부 제공]
라이 총통은 이번 국경일 리셉션에 펠레티 테오 투발루 총리 부부와 함께 입장했습니다. 10월 10일 오후 5시 30분쯤 타이베이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라이 총통과 투발루 총리 부부는 가장 먼저 꽃게 찹쌀밥을 먹었습니다.
마침 쌍십절 국경일 전날인 10월 9일이 투발루 총리의 생일이어서 라이 총통은 ‘Happy Birthday (생신 축하합니다)’라는 축하의 말과 함께 꽃게 라이스케이크, 꽃게 찹쌀밥을 투발루 총리에게 건넸습니다. 이에 투발루 총리는 “Happy Birthday to Taiwan”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음식을 통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한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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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총통이 펠레티 테오 투발루 총리에게 꽃게 찹쌀밥(紅蟳米糕)을 건네고 있다. [사진 = 총통부 유튜브]
특히 라이 총통은 수교국인 투발루와의 우호 관계를 어필하기 위해 쌍십절 리셉션 내내 투발루 총리 부부의 곁에서 준비한 음식들을 직접 소개하고 살뜰히 챙겼습니다. 또한 라이 총통과 린쟈롱 외교부장 등 타이완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어울려 타이완 음식을 먹는 투발루 총리 부부의 모습은 타이완 국민의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습니다.
Rti한국어방송의 금요일 프로그램 랜선미식회,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롱방(榕幫)의 타이완 R.O.C.(台灣 R.O.C.)를 띄어드리며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다음주 금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10월 18일(금) 랜선미식회 삽입곡(BGM : 허궈지에(何國杰)- Abundance of Life (영화 '看見台灣' 중에서) (生命.樂章))
《 中華民國總統府 》 (2024.10. 10.) < 113年國慶酒會 總統偕同副總統與訪賓共同慶賀雙十國慶>, https://www.president.gov.tw/NEWS/28777
《 中華民國總統府 》 (2024.10. 10.) < 1總統出席「中華民國中樞暨各界慶祝113年國慶大會」>, https://www.president.gov.tw/NEWS/28775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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