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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는 합헌” 타이완 헌재의 네 번째 판결

  • 2024.09.26
포르모사 링크
▲ 중화민국 헌법재판소는 20일 "사형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대심판정에서 쉬종리 헌법재판소장이 판결문을 읽고 있다. PTS 뉴스 유튜브 생중계 캡처 사진.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Rti 한국어방송의 목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지난 9월 20일, 온 나라의 눈과 귀가 타이완 헌법재판소로 쏠렸습니다. 현재 중화민국 형법에 규정된 '사형제'가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심리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포르모사링크, 오늘의 키워드는 ‘심판대 오른 사형제도…타이완 헌법재판소의 판단’입니다.

국제사면위원회라고도 하는 국제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지난 5월 공개한 ‘2023년 전 세계 연례 사형 현황 보고서(Death Sentences and Executions 2023)’에 따르면 현재 사형제 완전 폐지국은 112개국이며, 법적 폐지국과 실질적 폐지국을 합하면 144개국에 달합니다.

또 2023년 12월 31일 기준, 55개국은 여전히 사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인권국가를 자처하는 미국부터 싱가포르, 일본 그리고 타이완이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이 사형제도를 쉽게 폐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형제도에 대한 국민의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23년 2월 국립중정대학교 범죄연구센터가 전국 성인 남녀 1,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타이완 국민 10명 중 8명 (76.3%)은 사형제 존치를 택했고, 가장 최근인 올해 5월 타이완민의기금회(타이완 여론조사 재단)가 타이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사형제를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이 85%로 폐지(15%)를 압도했습니다. 사형제 폐지 의견이 존치 의견을 앞지르는 타이완 국민 여론조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형은 중화민국 형법 33조에 명시돼 있는 법정 최고형입니다. 더불어 중화민국 형사소송법 제 462조에 따라 사형은 교정시설의 사형장에서 집행하고, 제 463조 1항에 의거해 사형의 집행에는 검사와 검찰청 서기관이 참여하여야 하며, 제 464조 1항에 따라 사형집행조서는 집행에 참여한 검찰청 서기관이 작성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전국에 사형 집행 시설을 갖춘 곳은 타이베이 교도소 부설 타이베이 토성 구치소, 타이중 교도소, 타이난 교도소, 가오슝 제2 교도소, 화리엔 교도소까지 모두 다섯 곳입니다.

타이완의 사형 집행 방식은 총살형입니다. 먼저 마취제를 주사해 의식을 잃게 한 뒤 총살 집행인이 엎드린 자세의 사형수의 심장을 겨냥해 총을 쏘는 방식입니다.

2020년 4월 1일은 타이완에서 집행된 마지막 사형집행일입니다. 4년 전 처형된 옹런시엔(翁仁賢)은 타이완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 넣었던 패륜 방화사건을 일으킨 최악의 살인마로, 2015년 2월 부모님 집에 불을 질러 부모와 조카 등 6명을 숨지게하고 4명을 다치게 해 방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타이완에 남아 있는 미집행 사형수는 몇 명일까요?

2024년 9월 기준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교정시설에 복역 중인 사형수는 모두 37명입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형수는 1990년 자이 노래방 경찰관피살사건의 왕신푸(王信福)입니다.

올해 72세인 왕신푸는 1990년 타이완 중서부 자이의 한 노래방에서 공범 천롱제(陳榮傑)에게 순찰을 돌던 경찰관을 향해 총을 쏘라고 지시했고, 경찰관을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왕신푸는 현직 경찰관을 살인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사형을 확정받고, 2024년 현재까지 약 13년 간 옥살이를 하고 있는 타이완 국내 최고령 사형수입니다.

타이완의 최고령 사형수 왕신푸와 나머지 미집행 사형수 36명은"사형이 생명권 등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현행 형법에 ‘사형’ 부분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타이완 헌법재판소는 2024년 1월 25일 사건을 접수했고, 4월 23일 대심판정에서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타투는 공개변론을 열었습니다.

이날 변론에는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사형수 37명) 측 변호인단, 이해관계자인 법무부 측 대리인, 그리고 법률 전문가인 참고인들이 참석해  ‘사형제’ 위헌여부를 놓고 찬반 양측의 공방이 팽팽히 맞섰습니다.이날 공개 변론은 7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방청석이 가득 찰 만큼 변론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타이완 헌법재판소가 사형제 위헌 여부를 따진 건 이번이 네 번째로, 헌법재판소는 1985년 3월 22일과 1990년 7월 19일 그리고 1999년 1월 29일, 사형제에 대해 이미 세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폐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사형제는 5개월에 걸친 헌법재판소의 심리 끝에 또 다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타이완 현지시간 지난 9월 20일 헌법재판소가 1999년 이래 26년 만에 진행된 사형제도 위헌 여부를 가리는 심리에서 합헌이란 판결을 내리면서 타이완의 사형제도는 유지되게 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9월 20일 선고한 헌법법정 113년 헌판자 제8호 결정문에서 "사형은 합헌"이라면서도 "적용 요건은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지난 9월 20 일 진행된 사형제에 관한 헌법소원 심리에서 헌법재판소장 쉬종리(許宗力) 대법관은 “본 법정은 사건번호 111년도 헌민자 제904052호(111年憲民字第904052號) …사형수 왕신푸 등 미집행 사형수 37명이 청구한 이른바 사형제 사건을 접수했으며, 2024년 4월 23일 사형제도의 위헌성을 판단하기 위한 공개변론을 열었고, 2024년 9월 20일 오늘 사형제의 존폐를 결정하는 선고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쉬종리 대법관은 이어 “결정 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 271조 제 1항에서 규정하는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 형법 제 226조-1 앞부분에서 규정하는 제221조와 제222조의 죄를 범하고 고의로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 형법 제 332조 제 1항에서 규정하는 강도범행 중 고의로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혹은 무기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 형법 제 348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347조 제1항의 죄를 범하고 고의로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혹은 무기 징역에 처해진다는 규정 등이 처벌하고 있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는 생명권을 침해하는 가장 죄질이 나쁜 범죄유형으로, 그중 가장 엄중한 처벌이라고 할 수 있는 사형은 심각한 범죄에 한에 적용해야 합니다. 또한 사형 집행 절차는 헌법의 엄격한 적법절차원칙의 요구 사항에 부합해야 합니다. 이러한 적용 범위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생명권에 따라 (사형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37명의 사형수들은 누구보다도 이번 판결이 위헌이길 바랐습니다. 만약 이번 헌법소원에서 위헌 판결이 나와 사형제의 효력이 사라졌다면, 이들 37명의 사형수들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재판의 기회를 통해  '장기수'로 남아 사형만큼은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죠. 특히  타이완 국내 최고령 사형수 왕신푸에겐 마지막 희망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한편, 중화민국 총통부는 헌법재판소가 내린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9월 20일 궈야회이(郭雅慧) 총통부 대변인은 “라이칭더 총통은 사형 제도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또한 정당한 절차와 인권 가치에 부합되도록 유관 부처에서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에 맞춰 관련 규정을 수정하여 이를 통해 더 완벽해진 법적 제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Rti 한국어방송의 목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목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참고자료

9월 26일(목) 포르모사링크 삽입곡(BGM :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 죽음의 춤 (Totentanz))

《사법원》 (2024. 9. 20.) <憲法法庭113年憲判字第8號判決摘要>,https://www.judicial.gov.tw/tw/cp-1887-1167432-36127-1.html

《타이완의 소리 Rti 》 (2024. 9. 20.) <死刑釋憲案今宣判 決定台灣是否走向廢死>, https://www.rti.org.tw/news/view/id/2220890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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