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이은 지구촌 스포츠 축제는 계속됩니다. 전 세계의 신체장애를 지닌 스포츠 선수들이 기량을 뽐내고 승부를 겨룰 2024 파리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현지시간 28일 개막해 내달 8일까지 열전을 이어갑니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 대회에서는 전 세계에서 약 4,400명의 선수들이 12일 동안 22개 종목에 걸쳐 549개의 메달을 놓고 경기를 펼칠 예정입니다. 신체장애라는 한계를 극복한 선수들의 축제인 파리 패럴림픽이 코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오늘 멜로디가든 방송에서 운동장이 아니지만 무대에서 음악을 통해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하는 장애인 가수들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패럴림픽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타이완 유명 맹인가수 샤오황치(蕭煌奇)로 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다. 선천성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난 샤오황치는 4살 때 수술을 받아 약시로 시력이 조금 회복됐지만, 눈의 과도한 사용으로 시신경이 위축돼 15살 무렵 시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습니다. 그는 맹인학교에 다니면서 유도를 배워 국가대표로 발탁돼 1994년 베이징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1996년 애틀란타 패럴림픽에서 7위를 차지했으며, 2022년부터는 중화타이베이 패럴림픽 위원회에 의해 패럴림픽 홍보대사로 임명됐습니다.
그는 1995년 시각장애인 밴드 ‘전방위 밴드(全方位樂團)’를 결성하고 타이완 전역에 있는 맹인학교와 감옥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했으며, 2002년 솔로 앨범 《당신은 나의 눈이야(你是我的眼)》를 발표하며 가단에 정식 데뷔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앨범 동명의 수록곡 <당신은 나의 눈이야>가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원밀리언 스타(超級星光大道)’ 시즌1에서 경연곡으로 불리며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노래는 샤오황치가 자전서 《난 음표의 색깔을 본다(我看見音符的顏色)》를 위해 만든 자신을 대표할 수 있는 곡으로, 가사에 “만약 내가 볼 수 있다면 삶은 완전히 달라졌을 지도 몰라(如果我能看得見 生命也許完全不同)/ 어쩌면 내가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달랐을 수도 있어(可能我想要的我喜歡的我愛的 都不一樣)” 등 내용이 있으며 많은 듣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샤오황치(蕭煌奇) - <당신은 나의 눈이야(你是我的眼)>
샤오황치에 이어 소개해 드릴 두 번째 장애인 가수는 맹인가수 리빙훼이(李炳輝)입니다. 올해 75세인 리빙훼이는 1949년 유복자로 태어난 지 4개월 정도 됐을 때 양쪽 눈이 시력을 잃었으며, 12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의 별세로 혼자가 되고 거리에 나가 2년 간 거지로 살다가 14살 때 외삼촌의 도움으로 맹인학교에 들어가 하모니카, 아코디언 등 악기 연주를 습득했습니다. 이후 먹고살기을 위해 다방에서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생활을 하다가, 음악이란 같은 취미를 가진 맹인 친구 진먼왕(金門王)과 2인조 버스커 활동을 시작했고, 1997년 <단수이로 유랑하다(流浪到淡水)>라는 노래로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단수이로 유랑하다>는 ‘타이완 민요의 대가’, ‘방탕시인’이라고 불리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천밍장(陳明章)이 단수이에서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리빙훼이와 진먼왕을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로, 이 노래는 삶의 고난과 좌절에 술을 마시며 낙관적인 태도로 마주하는 타이완인들의 활달하고 끈기 있는 민족성을 드러내며 맥주 광고송으로 공개된 후로부터 많은 이들에게 위로과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노래가 큰 반향을 얻었으나, 단짝 진먼왕이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롭게 세상을 떠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해서 지금 리빙훼이는 송년회 공연이나 시장에서 버스킹하는 것을 통해 생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먼왕(金門王) & 리빙훼이(李炳輝) - <단수이로 유랑하다(流浪到淡水)>
리빙훼이에 이어 소개해 드릴 세 번째 장애인 가수는 타이완어 남가수 아께라(阿吉仔)입니다. 1957년 생으로 올해 67세인 아께라는 생후 6개월이 됐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손발 근육이 심하게 위축돼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 됐습니다. 신체장애에 시달리지만, 아께라는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독학으로 가수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30세 때인 1987년 <운명의 기타(命運的吉他)>라는 노래로 가요계에 데뷔하였는데, 그가 노래를 할 때면 일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늘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서 고통스러운 얼굴 표정을 지은 채 고개와 한 손을 흔들며, 슬픈 노래, 특히 사회 하층 노동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로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운영의 기타> 역시 ‘난 남들보다 더 진지하고 열심히 사는데, 왜 내 삶이 남들보다 더 불행할까(我比人認真、比人打拚,為什麼比人更苦命)”라는 등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와 삶의 아픔과 우여곡절이 배여 있는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곧 다가올 전 세계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대형 축제인 2024파리 패럴림픽을 맞아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해 음악으로 사람을 위로하고 희망주는 타이완 장애인 가수들을 소개해 봤습니다.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최고의 기량을 뽐내기를 응원하면서 오늘의 엔딩곡으로 타이완 유명 장애인 가수 아께라의 <운명의 기타>를 들려드리면서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아께라(阿吉仔) - <운명의 기타(命運的吉他)>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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