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 NHK 교향악단(NHK交響楽団, NHK Symphony Orchestra)이 타이완을 방문합니다.
일본에서는 흔히 ‘엔쿄(N響)’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NHK 교향악단은 1926년에 ‘신교향악단’이란 명칭으로 결성되어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오케스트라입니다. 1911년에 창단된 일본의 가장 오래된 교향악단, 도쿄필하모닉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교향악단 중 하나이죠. 1930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4번을 세계 최초로 전곡 녹음한 악단이기도 합니다.
2023년 12월 정기 A프로그램으로 무려 정기 공연 2000회를 맞이하기도 했는데요. 이 날 공연에서는 정기회원을 비롯한 청중들의 투표로 선정된 말러 교향곡 8번을 연주했습니다. 연주시간만 1시간 반에 달하는 대곡인 말러 교향곡 8번은 ‘1천명의 교향곡'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연주자 및 성악가가 필요한 거대한 규모의 작품이죠.
화려한 역사와 실력을 자랑하는 NHK 교향악단이 오는 8월 23일(금) 타이중 국가오페라하우스를 시작으로 24일(토) 가오슝을 거쳐 25일(일) 타이베이 국립음악청에서 마무리하는 타이완 순회 공연을 가집니다. NHK 교향악단의 타이완 방문은 1971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16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과거 두 차례의 공연에서는 타이베이에서만 공연했었는데,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중과 가오슝에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의미가 큽니다.
이번 타이완 순회공연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루이지(Fabio Luisi) 수석지휘자가 NHK 교향악단을 이끌고, 요즘 타이완에서 가장 잘나가는 타이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황쥔원(黃俊文, Paul Huang)이 바이올린 독주자로 참여합니다. 이번 공연은 파비오 루이지가 NHK 교향악단과 함께 하는 첫 해외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NHK교향악단 역시 “파비오 루이지(Fabio Luisi) 수석지휘자의 첫 해외 공연이 향후 아시아 활동을 확대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파비오 루이지가 NHK 교향악단을 이끌고 해외 공연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사실 파비오 루이지 스스로는 상당히 여러나라를 다니며 공연한 경험이 많은 베테랑 마에스트로입니다. 현재 NHK 교향악단 외에도 현재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이자, 미국 댈러스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2001년, NHK 교향악단을 처음 지휘한 그는 2022년 9월 수석지휘자가 되었고, 작년 2023년 8월, 수석지휘자 임기를 2028년 8월까지 3년 연장해 일본 최고의 교향악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파비오 루이지는 2020년 한국을 방문해 KBS 교향악단을 지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 작품번호 35를 연주했고, 작년(2023년) 11월에도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알려져있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 클래식팬과 만난 바 있습니다.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하는 NHK 교향악단이 이번 타이완 순회공연에서 연주할 작품은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 막스 브루흐(Max Bruch)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 단조 작품번호 26번,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E 단조 작품번호 64번.
특히 두 번째로 연주할 작품인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타이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황쥔원이 바이올린 독주 무대에 나설 예정입니다. 올해 1월 타이베이에서 열린 ‘황쥔원과 좋은 친구들 실내악 페스티벌'에서 NSO 국립교향악단 연주자들 그리고 80세의 비올라 대모 이마이 노부코(今井信子), 스위스 출신 양원신(楊文信)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실내악 공연을 단행했는데요. 4일 5회 연속 공연 모두 예매율 80%가 넘는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황쥔원은 이내 미국 LA로 가 올해 상반기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을 펼쳤고, 이번 NHK 교향악단과의 협연을 계기로 8월 다시 타이완을 찾습니다.
NHK 교향악단의 세 번째 타이완 방문이 성사될 수 있었던 데에는 도쿄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일본타이완교류협회와 중화민국 문화부의 지원이 있습니다. 타이완의 문화자원사업 추진 및 창의문화발전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부의 ‘대류문화흑조 프로젝트(台流文化黑潮計畫)’의 지원을 받은 NSO 국립교향악단은 타이완과 일본 간의 우호를 목적으로 일본 NHK 교향악단의 타이완 순회공연을 진행하는데요. 참고로 타이완 문화부의 ‘대류문화흑조 프로젝트(台流文化黑潮計畫)’는 예술, 출판, 영상, 음악, 문화 외교 등 타이완의 문화 콘텐츠 진흥과 발전을 촉진해 국가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고자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총 100억 위안(한화 약 4,174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정부 지원 사업입니다.
궈민첸(郭玟岑) NSO 국립교향악단 집행장은 지난해부터 NHK 교향악단의 타이완 공연 계획에 싹이 트기 시작해 여러 차례 논의 후 성사되었다고 밝혔습니다다. 궈 씨는 타이완 NSO가 NHK의 일부 악기를 지원할 예정이며, NHK의 투어 이동 과정에서 교통 및 도움에도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NHK 교향악단은 1969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총 일곱 차례(1969, 1978, 1991, 1993, 2002, 2006, 2014) 한국을 방문한 바 있습니다. 첫 내한은 1965년 한·일 간에 국교 수립 후 첫 문화교류라는 의의를 갖고있죠. 1969년 2월 당시 이와키 히로유키(岩城宏之) 지휘자와 함께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하기 위해 김포공항에 도착한 NHK 교향악단원은 공연 전 국립묘지에 들러 참배를 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샤를르 디투아 지휘자의 지휘로 KBS홀에서 감동의 선율을 선보였고, 2014년 마지막 내한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2005년 일본 무대에 이어 9년 만에 합을 선보이는 동시에 NHK 교향악단의 역사라 할 수 있는 말러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 바 있습니다.
돌아오는 금요일 타이중을 시작으로, 토요일 가오슝, 마지막으로 일요일 타이베이까지 NHK 교향악단이 타이완에서 펼치는 클래식 향연이 기대됩니다.
엔딩곡으로는 NHK 교향악단이 연주한 ‘타이완 무곡(台灣舞曲)’를 띄워드립니다. ‘타이완 무곡’은 일제시기 타이완과 일본에서 모두 활약한 타이완 대표 작곡가 장원예(江文也)가 작곡한 작품입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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