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밥 먹었어요?” 吃飽了嗎?食飽未(tsia̍h-pá--buē)?食飽吂(shidˋ bau^ mangˇ)?”타이완과 한국에서 흔히 쓰는 인사말입니다. 밥으로 안부를 묻는 문화가 음식에 대한 중시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역사학자 롄헝(連橫)의 《타이완통사(臺灣通史)》에 따르면, 한때 이민사회였던 타이완은 생활이 매우 어려웠고, 밥을 잘 먹는다는 것은 삶의 평안과 순조로움을 상징합니다. 또한 아직 안 먹었다고 답하면 상대방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밥 먹자는 대화로 이어지며, “너와 나”에서 “우리”로 가까워진 친근한 사이를 의미합니다. 속담으로 볼 때도 마찬가지로 식문화가 우리의 일상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民以食為天)”. 밥 먹었냐는 인사말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삶의 일부분입니다.
문학에도 감칠맛이 나는 ‘음식문학’이 있죠. 음식을 통해 경험하는 삶의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을 글에 새기는 문학 장르입니다. 타이완 음식문학 하면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 자오퉁(焦桐)이 2000년대부터 거의 해마다 출판하는 《음식 문선(飲食文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명가들이 쓴 음식 에세이를 엄선해 문학이 차린 밥상으로 굶주린 독자들의 몸과 마음을 채웁니다. 문학가들을 홀린 음식, 과연 어떤 맛일까요?
주일본 타이완 문화부 문화센터와 타이완문학관이 공동 주최한 ‘타이완 진미문학전시회(飽讀食書—台灣珍味文學展)’가 지난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도쿄에서 열리는 가운데, 자오퉁을 비롯한 타이완 작가 20명이 작성한 음식문학이 일본어로 번역되어 타이완의 식문화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타이완문학을 세계로 알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에서 펼쳐지는 타이완 진미의 향연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타이완의 전통 연회 형식인 '반궈(辦桌)'를 테마로 한 전시장 - 사진: 문화부
‘문학 반줘(辦桌)’, ‘일상 음식’, ‘타이완의 맛’ 3가지 코너로 구성된 이 전시회는 길거리 음식부터 명절요리까지 타이완의 향토 풍미를 일본으로 그대로 가져갔습니다. 우선 첫 코너의 제목 중 ‘반줘’란 넓은 야외 공간에 붉은색 원형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를 차려놓고 요리사를 불러 즉석에서 요리하는 전통 연회 형식인데, 일반적으로는 절의 행사, 결혼식, 생일잔치, 선거 유세 등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막 끝난 파리 문화 올림픽 타이완관처럼 반줘를 테마로 꾸며진 전시장에는 타이완의 정서가 녹아든 12가지 요리와 관련 문학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육면, 대창굴국수(蚵仔大腸麵線), 루러우판(滷肉飯, 타이완식 장조림 덮밥), 러우위안(肉圓, 고구마 가루로 만든 반죽에 돼지고기로 속을 채워낸 음식), 샤오롱바오, 꽃게 미가오(紅蟳米糕, 꽃게와 찹쌀을 섞은 후 찜통에 쪄낸 음식), 쌀 소시지(大腸), 타이완식 죽, 튀김요리, 생선요리, 망고 빙수, 진먼 고량주(金門高粱) 등 12개 코스입니다.

타이완 음식문학 작품과 함께 전시된 타이완 대표 음식들 - 사진: 문화부
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타이완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일본(16.46%), 홍콩(14.5%), 한국(14.1%)의 순이었습니다. 타이완 여행의 인기와 함께 타이완 음식도 큰 사랑을 받고 있죠. 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타이완 음식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타이완 우육면, 라면, 버블티 등 음식도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의 타이완 음식 열풍은 120년 전인 1903년 오사카박람회의 ‘타이완 요리집’에서 비롯되었는데, 당시 타이완 요리는 중국 동남해안 요리를 계승한 상류층의 연회 요리로 소개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원주민, 일본, 중국 전역, 미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오늘날 독특한 타이완 요리가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일상 음식’ 코너에서는 수필과 소설을 포함해 아직 일본어로 출판되지 않은 타이완 음식문학 작품 8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음식의 맛에 치중하는 첫 코너과 달리, 가족, 국가, 인간관계, 정체성, 시간, 기억 등 주제도 담았습니다. 요리를 통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타이완의 아름다움을 일본인에게 전한다는 취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의 맛’ 코너에서는 관람객들이 시 그림책과 타이완 요리 영상을 관람하며 스트커를 통해 유일무이한 반줘요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이어서 타이완 대표 길거리 음식 굴국수로 연인사이를 묘사한 노래 ‘蚵仔麵線’를 띄어드립니다. 이 노래는 작가 장어(江鵝)의 자전적 에세이집 《속녀양성기(俗女養成記)》 동명 드라마의 OST입니다.
지난 6일 전시회 개막식에는 이번에 전시된 타이완 작품의 일본어 번역자들, 일본 출판사 관계자들, 그리고 셰창팅(謝長廷) 전 타이완 주일대표 등이 참석했는데요. 개막식 후 주일대표 임기를 마친 셰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타이완과 일본은 문화, 경제,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특히 재해 발생 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서로 격력하고 협조함으로써 선순환을 이뤘다며, 이번 전시회는 음식과 문학을 접목시켜 타이완의 식문화와 문학작품을 일본인에게 알리고자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문화부의 초청으로 개막식에 참여한 타이난 유명 요리집 아샤판덴(阿霞飯店)의 우젠하오(吳建豪) 셰프는 이번 전시회에 소개된 일품요리 ‘꽃게 미가오’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어 꽃게 미가오와 함께 전시된 문학작품 자오퉁의 에세이집《포르모사의 맛(味道福爾摩沙)》의 일본어 번역자 가와 고지(川浩二)는 꽃게 미가오가 언급된 일본어 구절을 낭독했습니다. 가와 고지는 타이완을 방문했을 때 서점에서 자오퉁의 《타이완 음식 문선》을 보고 타이완 식문화와 타이완 역사, 민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개막식 다음날인 지난 7일 우젠하오 셰프는 청핑(誠品)서점 일본 지점에서 꽃게 미가오를 요리하며 뛰어난 솜씨를 보여줬습니다.

타이난 유명 요리집 아샤판덴(阿霞飯店)의 우젠하오(吳建豪) 셰프가 이번 전시회에 일품요리 ‘꽃게 미가오(紅蟳米糕)’를 만들었다. - 사진: 문화부
사실 이번 진미문학전시회가 일본에서 전시되기 전에 타이난에 있는 타이완문학관에서 전시된 바 있는데요. 지난 2022년 동명 전시회에서 33가지의 타이완 음식이 11종 코스요리로 만들어졌는데, 이 중 자오퉁 작가가 소개한 타이완식 굴전 ‘어아쩬(蚵仔煎)’은 ‘통풍 요리’, 즉 통풍 유발에 쉬운 해산물요리에 분류되었습니다. 자오퉁은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굴과 야채를 철판에 올리고 물과 섞은 고구마 가루와 계란을 넣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부친다. 향기가 뜨거운 김을 타고 사방으로 퍼지면서 기름꽃이 춤을 춘다. 양면이 바삭박삭하게 부친 후 접시에 담고 핫소스를 뿌린다.” 군침을 돋우는 생생한 묘사, 지금 당장 야시장에 가서 어아쩬을 시켜먹고 싶네요. 오늘 저녁은 굴전 어때요?
음식이 우리 일상에서 차지하는 역할인 만큼 외교적으로도 좋은 수단이죠. 음식외교가 타이완, 한국, 일본,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공식적인 문화외교 수단으로 채택된 것처럼 맛있는 요리는 낯선 나라에 호감을 느끼게 하는 마법을 갖고 있습니다. 다원성과 포용성을 자랑하는 타이완음식도 무궁무진한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타이완 진미문학전시회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타이완문학관 홈페이지를 이용해 전시 내용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楊明珠,「謝長廷駐日任內最後公務 出席台灣珍味文學展」,中央社。
2. 飽讀食書——臺灣珍味文學展(”おいしい”本を心ゆくまで—台湾珍味文學展)
3. 飽讀食書──臺灣珍味文學展,臺灣文學館。
4. 來臺旅客統計,交通部觀光署觀光統計資料庫。



Rti 중앙방송국
Rti 중앙방송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