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마지막으로 별을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별보다 화려한 등불에 더 익숙하죠. 타이완에서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보고 싶다면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산간지역, 또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고층빌딩이 없는 동부 지역이 적합한 장소입니다. 이 중 공기 품질이 좋고 광공해가 거의 없는 타이동에서는 밤에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기만 해도 끝없이 넓은 별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타이동현정부는 매년 은하수가 가장 잘 보이는 6월부터 8월까지 ‘별하늘 페스티벌(台東最美星空)’을 열어 타이동의 밤하늘을 더욱 반짝이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페스티벌은 지난 6월 29일 막을 열었고, 6차례 무료 음악회 외에도 다양한 별하늘 가이드 투어가 제공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별을 보러 타이동에 갈까요?
타이완은 남도어족(南島語族)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남도어족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태평양 지역 주민 약 4억 명이 사용하는 여러 언어들의 어족입니다. 남도어족에 속한 타이완 원주민은 많은 고대 남도어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어 가장 오래된 남도어족으로 추정됩니다. 중앙연구원 언어학자 장융리(張永利)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언어 연구과 고고학적 증거를 보면 남도어족은 타이완섬에서 필리핀, 보르네오섬을 거쳐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이주했습니다. GPS가 없었던 수천 년 전 남도어족은 별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고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따라서 현재 타이완 원주민의 전설에는 별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타이동 외해 란위(蘭嶼)섬에 사는 다우족(達悟族) 언어에서는 ‘하늘의 눈’으로 별을 지칭하며, 타이동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원주민인 아메이족(阿美族) 언어에서는 별이라는 단어가 방향을 뜻합니다.
원주민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별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남아 있는 밤하늘은 타이동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타이동현정부는 2018년 ‘타이동 별하늘 선발대회’를 개최해 천문학자 10명과 함께 타이동 최고의 별보기 명소 14곳을 선정했습니다. 광도에 따라 1, 2, 3성등(星等)으로 나뉘는데, 오늘은 가장 밝은 1성등 명소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바다를 건너는 큰 다리로 유명한 싼셴타이(三仙台, 삼선대)입니다.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싼셴타이는 타이동의 랜드마크로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전혀 다른 경치가 있습니다. 타이완 동쪽에 위치하여 매년 신정마다 첫 해돋이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빕니다. 예전에 싼셴타이에 도착하려면 썰물 때만 가능했는데, 1987년 다리가 세워지면서 언제나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닷가에서 다리 쪽을 바라보면 웅장한 별하늘, 다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싼셴타이는 커플들이 가면 안되는 파국 명소로도 유명한데요. 한족 전설에 따르면, 도교신 여동빈(呂洞賓), 하선고(何仙姑), 이철괴(李鐵拐)가 이곳에 잠시 머물다 발자국을 남겼다고 해서 신 3명을 뜻하는 ‘삼선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여동빈은 하선고를 추구하는 데 실패해서 의도적으로 연인들을 헤어지게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커플들이 같이 오면 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도시전설이 생기게 된 거죠. 다만 여동빈 때문이 아니라 나무 그늘 같은 햇빛을 가리는 곳이 없고 날씨가 무척 덥기 때문에 싸우기 쉽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아메이족 신화에서 싼셴타이는 ‘가장 동쪽의 땅(nuwalian)’이라 불리며, 바다 밑 동굴에 아메이족의 수호신 용 한 마리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싼셴타이는 특이한 해안 지형으로 각각 한족과 원주민에 의해 종교적 의미를 부여받았습니다.

싼셴타이의 별하늘 - 사진: 타이동 별하늘 페스티벌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싼셴타이 - 사진: 타이동현정부
이어서 두 번째 명소는 자루란(加路蘭)해안입니다. 아메이족어에서 자루란(kararuan)이란 머리를 감는 곳으로, 인근의 개울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촉촉하고 밝아진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난주 소개해 드린 푸강지질공원(富岡地質公園)과 가까운 자루란은 타이동 대지예술 페스티벌(大地藝術節)의 전시구역으로 예술장치가 많이 설치되어 자연풍경과 예술경관이 겸비한 이색 해안길입니다. 대부분 관광객은 낮에 가지만, 자루란의 밤경치도 장관입니다. 넓은 잔디밭에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며 끝없이 펼쳐진 은하수를 바라보는 것만큼 힐링되는 여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게 바로 가장 타이동다운 여행이죠. 나머지 별보기 명소를 소개해 드리기 전, 천문학 혁명의 핵심 인물인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를 모티브로 한 노래, 쑨옌즈(孫燕姿)의 ‘케플러(克卜勒)’를 띄워드리겠습니다.

자루한해안의 별하늘 - 사진: 타이동 별하늘 페스티벌
세 번째 명소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는 습지 다보츠(大波池)입니다. 다보츠는 타이완에서 유일하게 단층으로 형성된 담수습지로 아름다운 호수경관과 그림 같은 연꽃으로 유명하고, 특히 밤에 별과 달이 호수에 비친 모습이 절경입니다. 매년 7~8월 ‘대나무 뗏목 축제’가 열리는데, 작은 뗏목을 타고 연잎 사이를 지나면서 옛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습지 주변에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어 애조인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곳입니다. 추가로 지난주 소개해 드린 ‘브라운 대로(伯朗大道)’는 다보츠에서 차로 15분 거리인데, 비록 별보기 명소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가로등과 전신주가 없어 넓은 별하늘을 볼 수 있는 숨은 명소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같이 구경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보츠의 별하늘 - 사진: 타이동 별하늘 페스티벌
마지막인 1성등 명소는 타이완 최초의 환경보호 공원인 관산친수공원(關山親水公園)입니다. 중양산맥과 하이안산맥(海岸山脈) 사이에 있는 관산공원은 매우 넓어 자전거 타기에 아주 좋은 공간입니다. 공원에 들어가자 란위 다우족의 카누를 본따 세운 다리가 보이고, 다리를 건너면 배를 탈 수 있는 구역에 도착합니다. 또한 낮에 전망대에 올라가면 타이동의 전원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밤에는 하늘에 닿을 듯 별밤과 하나가 되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관산친수공원의 별하늘 - 사진: 타이동 별하늘 페스티벌
사실 타이동에서는 1성등 명소에 가지 않아도 아름다운 별하늘을 볼 수 있는데요. 인위적인 흔적이 많지 않아 고개만 들면 어디서든 반짝이는 별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비우고 오로직 여행에만 집중하는 거죠. 별나라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타이동 별하늘 페스티벌을 추천드립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台東最美星空。
2. 田偲妤,「千年文化寶藏就在你身邊!從語言證據找出南島語族發源地」,研之有物。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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