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타이완의 소리 RTI공식 앱 내려받기
열기
:::

왕가위 드라마 <번화>에 삽입곡으로 나온 1980~1990년대 타이완 유행가들

  • 2024.06.21
멜로디 가든
2024년 초 중국 대박 드라마 ‘번화(繁花)’ OST 앨범 커버 – 사진: 저둥영화사(澤東電影有限公司) 제공

작년 말 중국중앙(CC)TV에서 방영되기 시작해 올해 초 흥행 돌풍을 일으킨 왕자웨이(王家衛, 왕가위)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번화(繁花)’가 지난 6월 14일 OTT 플랫폼 마이비디오(myVideo)를 통해 타이완에서 선보여졌습니다.

2012년에 출간된 진위청(金宇澄)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번화’는 개혁개방 이후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는 1990년대 초 상하이를 배경으로, 주식 투자의 붐을 타고 평범한 공장 근로자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성장하는 주인공 아바이(후거 분)와 그를 둘러싼 세 명의 여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드라마는 타이완에 공개되기 전 이미 타이완인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드라마에 장위셩(張雨生, 장우생)의 <나의 미래는 꿈이 아니야(我的未來不是夢)>, 자오촨(趙傳)의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我是一只小小鳥), 왕제(王傑, 왕걸)의 <너는 내 가슴 속 영원한 고통(你是我胸口永遠的痛)> 등 1980~1990년대에 유행했던 타이완 인기곡들이 OST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드라마에 삽입된 타이완 노래들 중에 몇 곡을 골라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번화’의 흥행과 함께 삽입곡으로 사용된 일부 노래들이 재조명되어 다시 부각되었는데, 중화권에서 전설적인 앨범 판매량을 자랑하는 타이완 남가수 왕제가 부른 <애니(安妮)>는 그중 하나입니다.

왕제는 애절하고 고독한 분위기의 목소리와 그의 별명인 낭자의 이미지를 결합하여 동아시아 가요계를 풍미하며, 치친(齊秦, 제진), 저우화젠(周華健, 주화건), 동안거(童安格, 동안격)와 함께 1990년대 초반 타이완 가요계의 사대천왕으로 불렸습니다. 왕제는 1987년 타이완에서 정식 가수로 데뷔했고, 2014년 기준으로 음반 총판매량이 8700만장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애니>라는 노래는 그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첫사랑에게 헌정한 곡이며, 드라마에서 배우 동용(董勇)이 부르면서 다시 인기를 얻고 틱톡 등 플랫폼에서 수십 억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왕제(王傑) - <애니(安妮)>

<애니>뿐만 아니라, 왕제가 여가수 예환(葉歡, 엽환)과 함께 부른 <너는 내 가슴속 영원한 고통>도 드라마에 삽입곡으로 나왔습니다. <너는 내 가슴 속 영원한 고통>은 1987년에 제작된 왕자웨이 감독의 감독 데뷔작 ‘열혈남아(원제: 旺角卡門)’의 OST로 당시에도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 왕자웨이 감독의 신작 ‘번화’에서 배우들의 감정선 사이로 흘러나오면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왕제(王傑) & 예환(葉歡) - <너는 내 가슴 속 영원한 고통(你是我胸口永遠的痛)>

<너는 내 가슴속 영원한 고통>과 <애니> 외에, 중화권 가요계의 불멸의 신화로 남겨진 가수 덩리쥔(鄧麗君, 등려군)이 부른 <길가의 들꽃을 꺾지 말아요(路邊的野花不要採)>도 번화의 삽입곡으로 사용됐습니다.

<길가의 들꽃을 꺾지 말아요>는 말레이시아 작곡가 린쥔슝(李俊雄)이 제작한 연주곡에 타이완 유명 작사가이자 극작가 린황쿤(林煌坤)이 가사를 붙여서 덩리쥔이 가창에 참여해 완성된 곡입니다. 이 곡은 여자가 돈을 벌러 북쪽으로 올라가려 하는 연인에게 변심해서 다른 여자랑 만나지 말라고 당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로, 후렴구 가사는 “나와의 정을 기억해 줘요(記著我的情)/ 내 사랑을 기억해 줘요(記著我的愛)/ 내가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記著有我天天在等待)/ 난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我在等著你回來)/ 제발 나를 잊지 말아줘요(千萬不要把我來忘懷)” 라는 내용입니다. 이 노래는 ‘번화’에서 주인공 아바오의 친구 타오타오가 새롭게 이주해 온 이웃과 바람을 피우는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와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덩리쥔(鄧麗君) - <길가의 들꽃을 꺾지 말아요(路邊的野花不要採)>

 <길가의 들꽃을 꺾지 말아요> 등 중국어 노래뿐만 아니라, <말없는 결말(無言的結局)>, <다시 강호에 나가(重出江湖)>,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네(愛拼才會贏)> 등 타이완어(민남어)로 된 노래도 등장하여 타이완인들의 옛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이 중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네>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타이완어 노래를 주로 부르는 가수로 활약했던 예치텐(葉啟田, 엽계전)이 1988년에 발행한 작품으로, “인생은 해상의 파도처럼(人生可比是海上的波浪)/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어(有時起有時落)/ 운이 좋든 나쁘든 할 일은 해야지((好運歹運總嘛要照起工來行)/ 인생의 30%는 운명이고(三分天註定)/ 70%는 노력에 의한 것이니(七分靠打拼)/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으리(愛拼才會贏)” 등 실의에 빠진 이들을 격려하는 내용을 담은 가사와 에너지 넘치는 멜로디로 타이완과 중국 양안에서 널리 사랑받으며, 중화권은 물론 전 세계에서 최고의 타이완어 노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극중 주인공 아바오가 노래방에서 공장장과 거래를 협상할 때 이 노래를 같이 불렀는데, 이 노래는 장위셩의 <나의 마래는 꿈이 아니야>와 함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경제가 고속 발전하며 기회와 희망이 가득한 1990년대 초 상하이 시민들의 성공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을 반영했습니다.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네>를 포함해, 오늘 멜로디가든 시간에 2024년 초 중국 대박 드라마 ‘번화’에 삽입된 1980~1990년대 타이완 유행가들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재밌게 청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이었습니다.

예치텐(葉啟田) -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네(愛拼才會贏)>

프로그램 진행자

관련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