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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 흑금’ 최고급 참치회의 고향 핑동(屏東) 동강(東港)

  • 2024.06.26
랜드마크 원정대
지난 4월 21일 열린 2024 핑동(屏東) 동강(東港) 천하제일 참다랑어 경매대회에서 300kg의 참다랑어가 kg당 1만 300뉴타이완달러(한화 약 44만 원, 2024/6/17 기준), 총 310만 300 뉴타이완달러(한화 약 1억 3,200만 원, 2024/6/17 기준)에 낙찰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 사진: CNA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참치회를 즐겨 드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참치회보다 연어회가 더 좋지만 이 곳에 가면 꼭 참치회를 먹는데요. 타오위안 공항에서 차로로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타이완 최남단 핑동에 있는 해변 마을 동강(東港)입니다. 최고급 참다랑어로 유명한 동강에서는 매년 5월부터 7월까지 참다랑어 축제(屏東黑鮪魚文化觀光季)가 열리는데, 고퀄리티의 참치회를 저념한 가격에 만끽하면서 타이완의 전통 음식문화 ‘반줘(辦桌)’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참다랑어의 고향 핑동 동강으로 떠납시다!


야외에서 진행된 타이완의 전통 음식문화 ‘반줘(辦桌)’ - 사진: CNA

참다랑어는 몸길이 100-300cm, 무게 100-300kg로 다른 다랑어보다 4~5배 크며, 등이 먹빛 같이 새카맣다고 해서 중국어로 ‘흑참치(黑鮪魚)’라고 합니다. 또한 한우처럼 지방 함량이 높고 마블링이 퍼져 있으며, 입에 넣으면 녹아버리는 식감이 예술입니다. 동강의 참다랑어 어획량은 타이완 전체의 60%로, 북동부 이란(宜蘭) 난팡아오(南方澳)와 함께 양대 어획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다 속 흑금(海中黑金)’으로 불리는 참다랑어는 경제적 가치가 어마어마하여 과거에는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었지만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가 일본 경제에 타격을 입히면서 수출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핑동현 정부는 어민들의 생계터전을 보호하기 위해 2001년부터 참다랑어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하여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어업의 체질개선에 나섰습니다. 일본에 주로 수출되는 다른 타이완 다랑어와 달리, 현재 동강 참다랑어는 80% 이상이 국내 시장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참다랑어 대풍년을 맞은 핑동 동강 어시장 - 사진: 동강어민회

매년 참다랑어 축제의 서막을 여는 행사는 ‘천하제일 참다랑어(天下第一鮪) 경매대회’인데, 그 해 첫 참다랑어를 잡은 어민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성대한 경매대회가 열립니다. 다만 아무나 이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강 어민회에 따르면, 어선이 정부의 허가증을 받는 것은 물론, 참다랑어는 무게 180kg 이상, 4월 이후 타이완 연근해에서 살아있는 채로 포획되어야 합니다. 엄격한 심사기준을 세운 이유는 첫 경매가 향후 경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낙찰자가 일정 금액을 어민에게 기부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경매대회에서 부총통이였던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이 저춘미(周春米) 핑동현 현장과 함께 경매 진행자를 맡아 경매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또한 지난 4월 21일 열린 올해 첫 경매에서 300kg의 천하제일 참다랑어는 kg당 1만 300뉴타이완달러(한화 약 44만 원, 2024/6/17 기준), 총 310만 300뉴타이완달러(한화 약 1억 3,200만 원, 2024/6/17 기준)에 낙찰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낙찰자는 이 참다랑어는 바다를 건너 외땀섬 진먼(金門)의 호텔로 가 동강의 미식을 홍보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올해 동강에서 집힌 첫 참다랑어(2024 천하제일 참다랑어) - 사진: CNA

그러나 자동화 작업으로 인한 남획이 1950년대부터 심화되면서 참다랑어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간 국제기구의 노력으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여전히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 2021년 멸종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참다렁어는 가까운 장래에 야생에서 멸종 우려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준위협(NT, Near Threatened)’ 등급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유엔 총회는 참치 남획을 막고 어종 보존의 중요성을 세계 각국에 인식시키기 위해 5월 2일을 ‘세계 참치의 날(World Tuna Day)’로 지정해 지속가능한 참치 조업과 소비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동강 참다랑어 축제 역시 유엔 주장에 호응하여 ‘단순한 참다랑어 파티’에서 벗어나 동강의 전통풍습, 종교행사, 현지음식을 접목하고 지속가능한 관광문화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맨 앞에서 언급한 ‘반줘(辦桌)’ 체험은 좋은 예시입니다. 반줘는 타이완의 전통 연회 형식으로 결혼식, 생일 파티, 사은회, 송년회, 송별회, 사찰 경축대회, 선거 유세 등 자리에서 볼 수 있는데,  보통은 길거리, 광장, 운동장 등 넓은 곳에 천막을 치고 붉은색 원형 테이블을 차려놓고, 요리사를 불러 그 자리에서 요리합니다. 비교적 성대한 행사라면 큰 무대를 꾸미고 가수를 초청하기도 합니다. 야외에서 수 백 인분의 음식을 동시에 요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데다가, 메뉴에 들어갈 수 있는 요리는 보통 요리가 아니므로 반줘의 총책임자는 ‘총포사(總鋪師, 쭝푸스)’라 불릴 정도로 타이완 요식업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실력파 셰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반줘문화와 총포사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타이완 영화 <요리대전(總鋪師)>을 추천드립니다.

동강만의 전통문화는 아닙니다만, 참다랑어 축제의 반줘 테이블에 오르는 요리는 모두 동강에서만 맛볼 수 있습니다. 우선은 ‘동강의 3보(東港三寶)’라 불리는 참다랑어, 벚꽃새우(櫻花蝦), 그리고 말린 어란인 우위즈(烏魚子)인데요.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핑동 해역에만 있는 벚꽃새우는 작고 귀여운 핑크색 모양로 벚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우위즈는 말할 필요도 없이 타이완의 대표적인 명절 음식입니다. 동강 3보 외에도 찹쌀과 흑설탕으로 만든 전통 디저트 ‘솽가오룬(雙糕潤)’, 떡처럼 생긴 쌀요리 ‘러우궈(肉粿)’, 감칠맛이 나는 오징어 완자탕 등 다양한 로컬 푸드가 있습니다. 올해 참다랑어 축제의 반줘는 테이블당(10인분) 가격이 4,990뉴타이완달러(한화 약 21만 3,000원, 2024/6/17 기준)로, 100개의 테이블이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반줘 요리를 놓쳐서 좀 아쉬우셨다면 참다랑어 모양의 귀여운 붕어빵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 뿐만 아니라 동강의 당일치기 여행코스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동강의 경제를 지탱하는 참다랑어 산업부터 동강 최대 종교행사인 ‘왕선 태우기(燒王船)’까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3년마다 열리는 왕선 태우기는 역병을 퇴치하고 악령을 쫓는 종교의식으로, 행사 마지막에 나무로 만든 배를 태움으로써 마무리하는 것이 특색입니다. 동강 외에 핑둥 서쪽에 있는 외딴섬 샤오류추(小琉球)에서도 볼 수 있는데, 샤오류추를 가려면 동강에서 배를 타야 합니다.

해산물로 만든 일품요리, 그리고 타이완다운 어촌 풍경을 체험하고 싶다면 바다를 끼고 있는 동강은 좋은 목적지입니다. 참다랑어 시즌이 끝나기 전에 빨리 동강으로 고고! 엔딩곡으로 올해 참다랑어 축제에 초청된 가수 쉬푸카이(許富凱)의 타이완어 노래 ‘그녀의 곁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伊的身邊已經有別人)’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馬振瀚,「黑鮪魚可以安心吃嗎?『海洋界和牛』美味但生存嚴峻,專家:需責任捕撈、不要多吃」,上下游。
2. 2024屏東黑鮪魚文化季。
3. 李卉婷,「屏東第1鮪拍賣300萬元 單價與總額均創歷史新高」,CNA。
4. 劉學聖,屏東「第一鮪」拍賣每斤10200元新天價 得標者加碼捐款60萬,UDN。
5. 〈2024屏東第一尾黑鮪魚應符合條件〉,東港區漁會。
6. Pacific Bluefin Tuna,IUCN Red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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