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에 진심인 한국인의 치킨과 닭고기 문화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치킨 랩소디’가 지난 5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KBS에서 제작하고 있는 푸드 인문 다큐멘터리 시리즈, ‘oo 랩소디’의 치킨 버전입니다. 한우 랩소디, 삼겹살 랩소디, 그리고 올해 2월 공개된 짜장면 랩소디에 이어 올해 5월 말 공개된 ‘치킨 랩소디’는 한국인들이 치킨, 그리고 치킨과 맥주의 조합인 ‘치맥’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상세하게 소개합니다. 지난 주말, 집에서 이 프로를 보고는 안되겠다 싶어서 작년 말 타이베이에도 분점을 낸 한국의 ‘교촌치킨’을 배달시켜 타이베이 집에서 한국식 치킨을 뜯으며 이 프로를 마저 보았는데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타이완 사람들도 치킨에 진심이란 사실. 타이완의 지파이(鷄排)는 닭가슴살을 넓게 펴 튀겨낸 후 타이완 특유의 페퍼솔트와 매운 향신료를 첨가해 먹는 일종의 치킨인데, 지파이의 중독적인 맛은 한 번 맛보면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지파이 외에도 타이완식 순살 닭강정인 옌수지(鹽酥鷄), 그리고 소금물에 살짝 데친 닭고기를 각족 야채와 함께 버무려 먹는 옌수이지(鹽水雞), 몸보신으로 먹는다는 마요지(麻油鷄)까지… 한국 못지 않게 닭고기 음식에 진심인 타이완에 새로운 닭요리가 찾아왔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요? ‘치킨 랩소디’가 넷플릭스에 첫 공개된 날과 같은 날 닭 튀김이 들어간 햄버거로 유명한 파파이스 타이완 1호점이 바로 타이베이에 오픈했습니다! 한국의 처갓집, BBQ, BHC, 교촌치킨이 진출한 것으로도 모자라, KFC에 이어 파파이스까지… 타이베이 사람들이 치킨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하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타이베이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타이베이시 중정구 쉬창제(許昌街)에 위치한 타이완 파파이스 1호점은 오픈 당일인 5월 30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6월 첫째주까지도 매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1호점 개장 당일인 5월 30일에는 오픈시간 11시가 되기도 전에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고 있었고, 그 중에는 같은 날 오전 6시부터 와 대기를 시작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개장 당일부터 삼일간 파파이스 매장에서는 선착순 50명에게 무료 치킨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해, 타이베이 시민들의 눈길을 더욱 끌었죠.
6월 첫째주, 타이베이는 매일 비가 왔음에도 파파이스의 치킨 햄버거를 맛보겠다는 타이베이 시민들의 의지는 꺾을 수 없었죠. 줄을 지어 대기하는 인원이 60~70명에 달하는데, 주변 인도 폭이 넓지 않은 환경에서 사람들은 불편하게 최소 2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합니다. 6월 2일자 타이완의 한 기사에서 미국식 치킨이 잠잠했던 타이베이 기차역 상권을 다시 살렸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파파이스를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데요.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파파이스는 미국 루이지애나 지역의 케이준 식문화를 지향하는 햄버거 집입니다. 한국에서도 파파이스는 1994년에 입점해 흥망성쇠를 겪은 후 2022년 재진출해 지금까지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과 유사하게 닭 튀김, 즉 치킨을 패티로 사용한 햄버거가 파파이스의 주 메뉴입니다. 여기에 비스킷과 샐러드, 수프 등도 판매하는데, 특히 파파이스의 케이준 프렌치프라이는 다양한 프랜차이즈의 감자튀김 중 독보적인 맛을 자랑해 인기가 시들지 않고 있는 메뉴입니다.
미국 파파이스를 타이완으로 소개한 진황식품(金皇食品)의 린은이(林恩繹) 회장은 타이완에서도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미국 루이지애나 치킨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타이베이에는 수많은 치킨 브랜드 상점이 있습니다. 한국식 K-치킨, 미국식 치킨을 표방한 타이완 치킨 브랜드, KFC와 맥도날드에서 파는 치킨도 타이완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고요. 나폴리 피자를 표방한 한 타이완 피자 브랜드는 피자보다 치킨이 더 잘 팔린다는 말이 돌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타이베이 사람들도 치킨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겠죠?
그럼에도 파파이스가 타이베이 시장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건, 바로 ‘미국 정통 치킨’을 맛볼 수 있다는 큰 기대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닭고기의 육즙과 튀김의 바삭함이 모두 살아있는 미국식 치킨 버거도 있지만, 재미있게도 타이완의 옌수지에서 영감을 얻어 타이완 매장에서만 파는 햄버거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타이완 패스트푸드 치킨 시장에 큰 지분을 갖고 있었던 KFC와는 차별된 전략을 선보이죠.
타이베이 기차역 뒷골목에 자리한 파파이스 타이완 1호점은 여전히 대기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심지어 주변 가게들의 영업에 방해가 될 정도로 그 인파가 어마어마하죠. 마치 한국에 미국의 쉑쉑버거 1호점이 처음 생겼을 당시를 연상시킵니다. 저는 파파이스의 돌풍이 잠시 식거들랑 그때 가서 한 입 맛보려고 합니다. 참 매장에 가면 타이완의 유명한 스트리트 그래피티 아티스트 바운스(Bounce)가 그린 파파이스 로고도 함께 구경해야겠어요!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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