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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원주민족 주식 '조 종자', ‘현대판 노아의 방주’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 영구 보존 실시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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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 영구 보관되는 타이완 토종 조 종자.[사진출처=Rti DB]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의료, 과학 기술, 정치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매주 목요일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최근 다국적기업들이 개량한 새로운 품종의 씨앗들이 세계 종자 시장을 점령하고 토종종자의 설 자리가 좁아지면서 이에 우리의 농업유전 자원인 토종종자를 후손들에게 안전하게 물려주기 위한 타이완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마침, 타이완 농업부가 타이완 농업유전자원을 더 안전하게 중복 보존하기 위해 토종종자 170종을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 옮겨 영구 보관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지난 한주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 소식을 청취자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는 어떤 곳인지부터 이해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를 소개할 때 빠질 수 없는 수식어가 있습니다. 바로 현대판 노아의 방주입니다.

종자는 식물의 씨앗입니다. 그리고 인류는 이 작은 씨앗 덕에 문명을 시작했습니다.

출근길 커피전문점에서 사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회의 PPT가 인쇄된 A4용지, 점심메뉴 도시락에 올려진 청경채, 시금치, 숙주나물, 하얀 쌀밥, 저녁 회식 자리 마라훠궈 속 화초, 후추 등 향신료, 편의점에서 산 맥주 한 캔, 집에서 편히 입는 면 잠옷과 침구류까지 모두 씨앗에서 나옵니다.

씨앗 없는 삶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씨앗이 어느 날 사라진다면? 그래서 지구에 어떤 재앙이 닥쳐도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역할을 하는 창고가 만들어졌습니다. 예. 맞습니다. 바로 스발바르국제종자보관소(Svalbard Global Seed Vault)입니다.

2008년 2월에 만들어진 스발바르국제종자보관소는 노르웨이 정부가 건립하고, 세계작물다양성재단(the Crop Trust)과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諸島)에 있어요. 스발바르(Svalbard) 제도는 지구상에서 가장 메마르고 척박한 곳입니다. 전체의 60%가 빙하인데요. 인류는 이 메마르고 영원히 녹지 않는 어두운 땅 깊숙이 ‘국제종자보관소’를 만들어 그안에 인류의 미래인 ‘종자’를 묻어두었습니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대홍수를 대비했듯 말입니다.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만큼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는 튼튼하게 지어졌습니다. 스발바르국제종자보관소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浸水) 예방을 고려해 위치를 선정했다고 해요. 지진을 대비해 내진(耐震) 설계(設計)도 돼 있습니다. 핵(核)전쟁뿐만 아니라 소행성 충돌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고 해요. 특히 저장고 온도는 사시사철 영하 18를 유지해 전기 공급이 끊겨도 일정 기간 종자의 발아를 막고 신진대사를 최대한 늦춰주도록 지어졌습니다.

3개의 보관소로 이뤄져 있는 스발바르국제종자보관소엔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세계 중요 작물 종자 약 3분의 1이 깊은 겨울 감을 자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기준 현재 약 450만 종(種) 이상의 종자(種子)를 보관 중입니다.

국립중앙대학교 타이완극지연구센터는 타이완 농업유전자원을 안전하게 중복보존하고 소실 예방을 위해 토종종자 170종을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 추가 기탁한다고 지난 5월 23일 밝혔습니다.

토종종자를 맡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이번 종자 기탁은 2009년 (약 1만 2천 자원), 2022년 (1만 3천 자원)에 이어 3번째입니다.

이번에 국제종자보관소에 기탁돼 영구 보존하게 된 작물은 타이완 원주민족의 주식인 ‘좁쌀(小米)’, 토종 조 종자입니다.

이번에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로 옮겨지는 토종 조 종자는 총 170종으로, 이 씨앗들은 농업부 농업시험소 산하 국가작물종원센터(農業部農業試驗所國家作物種原中心)가 100종, 구옌줘윈식물보종센터(辜嚴倬雲植物保種中心)가 70종을 각각 보관하고 있지만,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스발바르 종자보관소에 분산 보관하는 건데요. 또한 이번에 보관하는 자원은 타이완 원산 조 종자 중에서도 종자량이 충분히 확보돼 있고 발아 활성이 높은 토종 조 종자들입니다.

리자웨이(李家維)구옌줘윈식물보종센터 센터장은 이번 종자 기탁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 보겠습니다. 리 센터장은 “이번에 기탁하는 토종 조 종자는 대부분의 열대식물 종자 보다는 저장성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건 일반 적정 온도에서나 가능한 얘기이며, 보통 조 종자는 3~5년 정도만 활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종자를 장기 보존할 수 있느냐… 바로 건조하고…바로 저온(환경)입니다. 그리고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가 있는) 북극은 세계에서 가장 추운 곳이죠.”라고 밝히며 우리 후대에 물려줄 유산인 타이완의 토종 조 종자를 국내외에 분산 중복 보존해 천재지변 등 만약의 사태로 인한 자원 소실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농업부와 구옌줘윈식물보종센터가 보관 중인 타이완 토종종자 자원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 중복보존 및 영구보존돼는 것을 기념해 저장고에 입고 전 현지시간 5월 29일,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현지에서 입고식이 열립니다. 스발바르제도 현지에서 개최되는 입고식엔 리자웨이(李家維)구옌줘윈식물보종센터 센터장, 국가작물종원센터 등 농업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입니다.

절대 일어나선 안 되지만 그래도 얼음으로 뒤덮힌 세계의 끝 씨앗 창고라는 종자 보험을 들었으니, 수세기 후 스발바르의 냉동창고에서 씨앗을 꺼내고, 그 씨앗이 새로운 환경에서 싹을 틔워, 타이완 원주민족의 주식인 좁쌀의 맛을 후손들이 고스란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미래를 간략히 상상해보니, 내심 기대감이 커집니다.  

Rti 한국어방송의 목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목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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