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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에서 보기 드문 '쌍보컬 남녀 혼성 밴드' - 크리스피

  • 2024.05.17
멜로디 가든
타이완 남녀 혼성 2인조 밴드 크리스피(Crispy脆樂團) - 사진: KKBOX

크리스피(Crispy脆樂團)는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는 멤버 루이안(盧羿安, Skippy)과 보컬 및 키보드를 맡고 있는 딩뤼원(丁律妏)으로 구성되어 있는 남녀 혼성 2인조 밴드이며, 밴드명 ‘Crispy’는 두 사람의 영문 이름 ‘Christin(크리스틴)’과 Skippy(스키피)’가 합쳐진 결과입니다.

Crispy는 ‘바삭바삭한’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타이완에서는 바삭바삭한 음식을 묘사하는 데에 ‘脆(발음[췌])’라는 단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므로 크리스피의 중국어 밴드명은 바삭하는 뜻의 ‘脆’자에 밴드를 의미하는 ‘樂團(발음[웨퇀])’을 붙여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보통의 2인조 밴드는 한 멤버가 보컬을, 다른 멤버가 악기 연주를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크리스피는 멤버 2명 모두 메인보컬과 악기연주를 동시에 맡고 있는 타이완 음악계에서 보기 드문 쌍보컬 남녀 혼성 밴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어쿠스틱 기타를 기본으로 하는 포크의 스타일을 따르고 있으며, 잔잔하고 편안한 멜로디에 남성 멤버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여성 멤버의 밝고 청아한 목소리가 서로 어우러져 듣는 이들에게 힐링과 따스함을 선사합니다. 

두 명밖에 없는 밴드이지만, 두 멤버 모두 타이완 최고의 명문대학 국립타이완대학교(國立台灣大學) 기계공학과 출신이며, 음악 제작 믹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드럼, 베이스 등 다양한 음향 효과를 재현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악기를 만들거나 개조하여 새로운 사운드를 창조하기도 하므로 밴드에 드러머와 베이시스트가 없어도 음악의 풍부성이 전혀 부족하거나 떨어지지 않습니다. 또 여성 멤버 딩뤼원은 회화와 디자인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으므로 크리스피는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앨범 다자인과 뮤직비디오 제작, 무대 구성에도 직접 참여합니다.   

크리스피는 2010년에 창단해, 초기에는 길거리 공연과 캠퍼스 노래경연대회 참가를 통해 무대경험을 쌓아갔고, 2012년 첫 미니앨범 《이것은 연약한 것이 아니야, (這不是脆弱,)》를, 2013년에는 첫 정규앨범 《훗날, 우리(後來,我們)》를 발표했습니다. 소속사 없는 독립 뮤지션으로 활동하다가 2016년 타이완 유명 음악인 천젠치(陳建騏)가 창립한 연예기획사 ‘포굿 뮤직(forgood 好多音樂)’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인 2017년 두번째 앨범 《넌 행복하니(你快樂,嗎)》를 내놓았습니다.

《넌 행복하니》는 크리스피 혼자가 아닌 그들이 프로듀서 5명과 함께 영감을 주고받아 탄생한 작품으로, 크리스피 고유의 포크풍 음악에 록, 팝, 일렉트로닉 등 새로운 요소도 도입했으므로 이전 작품에 비하여 훨씬 풍부하고 다양하며 그들의 더욱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크리스피는 이 작품으로 타이완의 가장 권위 있는 음악시상식 금곡장(金曲獎) 보컬그룹상 부문 후보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앨범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갓 진출했던 크리스피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종종의 의문들을 담은 작품입니다. 예컨대, 수록곡 <백 만(100 萬)>은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색·향·맛(色香味俱全)>은 “지금 이 시대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을까?”라고 식품안전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제시하며, <별하늘을 엮는 사람(編織星空的人)>은 어떻게 해야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어른의 세상을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이에 대한 깨달음을 한 곡에 담아냈습니다.

2022년 9월, 크리스피는 4집 《사랑은 우리가 겪어야 하는 힘듦(愛是我們必經的辛苦)》을 발행했습니다. 《사랑은 우리가 겪어야 하는 힘듦》은 연인에 대한 사랑, 세계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을 다루며, 스스로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크리스피는 이 앨범으로 다시 한번 금곡장 보컬그룹상 후보에 올라 최종 수상에 성공했습니다. 보컬그룹상 외에, 크리스피는 이 앨범에 수록된 <슬픔을 짊어지고 북쪽으로 올라가(揹上悲傷北上)>라는 노래로 작사상 부문에도 노미네이트되며 뛰어난 작사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슬픔을 짊어지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밴드의 작곡·작사 담당 루이안이 고향을 떠나 타이베이에 취직한 친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노래로, 가사에 “넌 슬픔을 짊어지고 북쪽으로 올라가네(你揹上悲傷北上)/ 견뎌야 할 일을 견뎌내는 법을 배웠지(在該堅強的時候 堅強)/ 영혼이 어떤 모양으로 변하더라도 너는 여전히 너야(不管靈魂變成什麼形狀 你還是你啊)/ 넌 슬픔을 짊어지고 북쪽으로 올라가네(你揹上悲傷北上)/잊어야 할 일을 잊는 법을 배웠지(在該遺忘的時候 遺忘)/ 웃음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너는 여전히 너야(不管靈魂變成什麼形狀 你還是你啊)” 등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크리스피의 두 명 멤버는 음악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14년 동안의 긴 연애를 거쳐 결혼에 골인한 인생 동반자 관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음악은 늘 조화로운 분위기를 선사하며 힐링이 될 정도로 편안함을 안겨줍니다. 삶에 지쳐 위로가 필요하실 때 그들의 음악을 한번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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