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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 소재한 타이완 중앙정부, 다섯 개의 ‘위안(院)’

  • 2024.05.15
어반 스케쳐스 타이베이
타이베이 중샤오동루와 중산난루 교차로에 위치한 감찰원(監察院) 건물 - 사진: 감찰원 공식 홈페이지

중화민국 타이완의 실질적인 수도인 타이베이는 타이완을 대표하는 최대 도시이자 총통부를 비롯해 타이완의 주요 행정 부처가 밀집해있는 도시이죠. 오는 5월 20일 중화민국 타이완의 제16대 총통 및 부총통 취임식이 열리는 총통부 주변은 타이베이, 아니 타이완 전체를 총괄하는 중앙정부가 밀집해있는 지역입니다. 오늘 어반 스케처스 타이베이 시간에는 5월 20일 제16대 중화민국 총통 및 부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타이완의 중앙정부가 모여있는 중정구(中正區)와 타이완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다섯 개의 원/위안(院)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중화민국 헌법 및 헌법 개정 조문 관련 법규에 따르면 중화민국에는 총통과 부총통이 권한을 행사하는 총통부 원탑 체제 아래 국가의 안보 및 안전 방침을 결정하고 이를 총통부에 자문하는 국가안전회의, 그리고 총통부 아래 다섯 개의 중앙정부 기관, 원/위안(院)이 있습니다.   

일명 ‘5원제(五院制)’, ‘5권헌법’ 이라고 하는 이 제도는 중화민국의 국부, 쑨원(孫文)이 제창한 삼민주의에 기초해 세운 정부 구조 개념인데요. 다섯 가지 원/위안(院)에는 행정원(行政院), 입법원(立法院), 사법원(司法院), 감찰원(監察院), 그리고 고시원(考試院)이 있습니다. 행정원은 행정, 입법원은 입법, 사법원은 사법, 감찰원은 감독, 그리고 고시원은 공무원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입니다. 행정권, 입법권, 사법권이 분리된 서구의 3권 분립 헌법과 비교해 감찰과 고시 기관을 추가해 ‘5권 분립’ 형태를 만든 셈이죠. 

먼저 행정원부터 살펴볼까요? 국가 최고 행정 기관인 행정원은 중화민국 타이완의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입니다. Rti 한국어방송 간추린 뉴스를 통해 ‘행정수반’이라 불리는 현 행정원장 천지엔런(陳建仁)의 소식을 자주 접하셨을텐데요. 그만큼 행정원은 전국의 행정을 대표하는 중앙정부기관이자, 다섯 개의 위안 중 가장 많은 공무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기관입니다. 타이베이시에서 행정원은 지하철 블루라인 타이베이기차역(臺北車站)과 산다오스역(善道寺) 사이에 위치해있습니다. 타이베이시를 동에서 서쪽으로 횡단하는 중샤오동루(忠孝東路)와 북에서 남으로 종단하는 중산베이루(中山北路)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행정원을 시작으로 남쪽으로는 감찰원, 입법원, 사법원이 연이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입법원입니다. 행정원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두 블록 아래에 위치해있는 입법원은 중화민국 타이완의 최고 입법 기관으로 국민을 대표해 입법권을 행사하는 중앙정부기관입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국회의사당과 같이 전국각지의 현과 시를 대표하는 입법위원(한국의 국회의원)이 모여 각종 법률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곳이죠. 타이완에는 총 113명의 입법위원이 있으며, 임기는 4년으로 총통의 임기와 같습니다. 타이완의 입법위원 구성에서 놀라운 점 중 하나는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인데요. 올해 1월에 열린 제11대 입법위원 선거 결과 민진당이 51석, 국민당이 52석, 민중당이 8석, 무소속 2석 이렇게 가져갔는데, 이 중 여성 의원이 41.6%로 거의 절반에 가깝게 당선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의 여성 의원 비율을 유지하며 역대 최대 여성 의원 수를 계속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행정원과 입법원 사이에는 일제시기 건축물의 매력이 살아있는 세 번째 중앙정부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감찰원입니다. 국가 최고의 감독 기관인 감찰원은 29명의 감찰위원을 두고 탄핵이나 고발 및 감사 권한을 행사합니다. 총통의 제명와 입법원의 동의를 얻어 임명된 감찰원장 산하에는 임기 6년의 감찰위원들이 있어 국가인권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전국 각 정부 기관의 재무와 총결산을 심사하는 감사부를 두어 말그대로 정부 기관을 감찰, 감사하는 역할을 합니다. 감찰원은 행정원이나 입법원과 달리 아름다운 건축물로 눈길을 끄는데요. 타이완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일제시기 초, 일본 정부는 타이완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청사를 짓기 시작해 1915년 지금의 감찰원 건물이자, 당시 타이베이청사 건물을 완공했다고 합니다. 중샤오동루와 중산난루 교차로에서 오래된 건축미의 자태를 뽐내는 감찰원 건물은 ‘이 지역이 바로 타이완 중앙정부 기관이 모여있는 곳이구나’라는 느낌을 단번에 줄 만큼, 사람의 시선을 압도하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사법원입니다. 행정원, 감찰원, 입법원이 모여있는 구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남동쪽으로 가면 총통부 바로 옆에 사법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28 평화공원을 기준으로 행정원, 감찰원, 입법원은 공원의 북쪽에, 총통부과 사법원은 공원 남쪽에 위치해있죠. 국가  최고 사법기관인 사법원은 한국의 대법원과 같이 재판 및 처벌을 담당합니다. 대법원에는 총 15명의 대법관이 있어 헌법소원법에 규정된 사건을 심의하고, 각종 민형사 재판의 최종 심판을 내리는 기관이죠. 사법원도 감찰원과 마찬가지로 일제시기부터 있었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934년에 준공된 현재 사법원 건물은 일제시기 당시 타이완 총독부의 고등법원, 검찰국, 타이베이지방법원 등의 용도로 사용되었죠. 

마지막으로, 한국에는 없는 독특한 중앙정부 기관, 고시원을 소개해드립니다. ‘시험’을 의미하는 중국어 ‘고시(考試)’가 들어간 고시원은 말그대로 국가 최고 시험 기관으로, 공무원의 임용, 임명, 해임, 성과 평가, 봉급, 승진 및 포상 등의 법적 사항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다섯 개의 위안 중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은 곳이 바로 이 고시원인데요. 고시원은 앞서 말씀드린 쑨원의  ‘5원제(五院制)’의 취지에 따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인사 결정권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자 설립된 기관이지만, 그 효용 가치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현 여권인 민주진보당은 쑨원의 5원제가 기본적으로 중국 본토에서 제정된 것으로 타이완의 정세와는 맞지 않다며 전면 개헌을 주장하면서 고시원과 감찰원 폐지를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일 점은 고시원만이 총통부와 여러 중앙정부 기관이 모여 있는 타이베이 중정구가 아닌 원산구(文山區)에 있다는 사실! 

타이완의 중앙정부 제도인 5원제, 즉 다섯 개의 ‘위안’은 영문 표기에서도 ‘Yuan’을 그대로 음역할 만큼 중화민국 타이완만의 독특한 제도임을 자랑합니다. 행정원의 정식 영문 명칭은 Executive Yuan, 입법원은 Legislative Yuan, 사법원은 Judicial Yuan 감찰원은 Control Yuan, 고시원은 Examination Yuan이라 부르는데요. 

다섯 개의 위안을 영문 'Yuan'으로 음역하는 것은 department나 council로 번역되면 부속조직으로 오인될 수 있는 만큼, 타이완의 정부조직구조가 다른 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위안은 그 자체로 중화민국 정부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서승임 徐承任 (seungim@rti.org.tw)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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