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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강진 피해 지역에서 빛난 英 원웹의 저궤도 위성통신…통신 구세주로 급부상

  • 2024.04.11
포르모사 링크
타이베이101빌딩 상층부에 설치된 공 모양의 추 ‘댐퍼보이’.[사진 타이베이 101 전망대 페이스북 갈무리]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 타이완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최신 IT, 의료, 과학 기술, 정치 그리고 주요 법률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정리해 알려드리는 매주 목요일 포르모사링크입니다. 안녕하세요 포르모사링크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규모 7.2의 강진이 타이완을 강타한 지 오늘로 벌써 아흐레째입니다.  다만 타이완을 뒤흔든 역대급 강진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진에 비교하면 사상자 숫자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

오늘은 청취자 여러분과 타이완이 어떻게 지진 피해를 줄인건지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타이완을 뒤흔든 이번 역대급 강진에서 빛난 기술들에 관한 얘기를 드려 보고자 하는데요.

2010년 아이티에선 이번 타이완 지진보다 조금 약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22만명 넘게 숨졌습니다. 지난해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선 규모7.8 지진으로 무려 5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타이완은 비슷한 수준의 규모7.2 지진이었지만 사망자는 4월 11일 기준 현재까지 16명입니다. 지진의 규모만 놓고 비교하면 이번 타이완 지진은 기적이라고 볼 수 있을만큼 피해 규모가 작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건 1999년, 이른바 ‘921 대지진’으로 2천여 명이 숨지는 참사를 겪은 뒤 지난 20여 년간 지진에 철저히 대비해 왔기 때문입니다.

‘921 대지진’으로 당시 타이완에서는 2천4백 54명이 사망하고, 지진으로 건물 5만 652채는 형채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무너졌고,

다른 5만 3천 615채도 붕괴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로 건물 일부가 기울어지며 심각하게 파손됐습니다.  지난 1999년 9월 21일 중부 난터우(南投)현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921 대지진’은 뉴타이완달러 약 3천 6백 22억 8천만원, 한국돈으로 약 15조 2,592억 3,360만 원(2024년 4월 11일 다음 환율 기준)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타이완은 921대지진 이후 지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규모 7이 넘는 강진에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은 건 1982년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921 대지진’ 직후 건축물내진설계법(建築物耐震設計規範)을 개정하여 건축법을 강화하는 등 지진에 대비해 온 결과입니다.

타이완 내진 설계의 상징은, 단연 타이완의 랜드마크인 타이베이 101일 것입니다.

타이베이101은 수도 타이베이 신이구에 위치한 지상  101층·지하 5층 짜리 초고층 복합 쇼핑몰입니다.  2004년 완공 당시엔 세계에서 제일 높은 마천루였고,  508미터 높이의 타이베이 101 빌딩은 현재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베이 101 빌딩은 이번 강진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 지진이 발생할때마다 세계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2002년 3월 31일 발생한 규모 6.8의 이른바 ‘331대지진’으로, 당시 인근 저층 건물이 기울어질 때 타이베이101은 공사 중이었음에도 끄떡없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331대지진에 이어 4월 3일 발생한 이번 강진에서도 타이베이 101 빌딩이 균형을 잃지 않고 건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내진 설계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댐퍼보이’ 덕분입니다.댐퍼보이의 정확한 명칭은 ‘동조 질량 댐퍼(tuned mass damper, 調諧質量阻尼器)’입니다. 이 댐퍼보이는 타이베이101건물 87층과 92층 사이에 있는데요. 무게만 무려 660톤에 이르는 노란색 공 모양의 강철 구체인 댐퍼보이는 약 12.5 cm 두께의 단단한 철판 41개를 겹겹이 쌓아 공모양으로 용접한 뒤 강철 케이블 92개에 연결해 매달아 놨습니다. 건물 한 가운데 강철로 만든 거대한 공 모양의 추가 매달려 있는 셈인데요.

타이완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요. 환태평양조산대는 태평양판을 중심으로 여러 지각판이 충돌해 전 세계 지진의 90% 가량이 집중되는 곳입니다. 그만큼 타이완은 크고 작은 지진이 잦습니다. 타이베이 101을 설계한 타이완 유명 건축가 리주위안(李祖原)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를 염두해 두고 지진 또는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타이베이 101를 보호해주고 안전하게 만드는 ‘댐퍼보이’ 설치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댐퍼보이가 타이베이 101 빌딩을 보호하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댐퍼 보이는 외부 힘에 의해 건물이 움직일 때 건물이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이를테면 지진이나 강풍 같은 자연재해에 의해 타이베이 101  건물이 움직일 때, 그 방향과 반대로 흔들리면서 건물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주는 건데요. 더 자세히는 지진 진동에 의해 타이베이 101 빌딩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이때 댐퍼 보이는 건물과 반대방향인 왼쪽으로 흔들리며 건물이 쓰러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줍니다. 그래서 이번 강진에서도 타이베이 101 빌딩은 흔들리긴 했지만 내부 특수 장치인 댄퍼 보이 덕분에 무너지지는 않았던 것이었죠. 댄퍼보이는 외부 동력이나 제어 없이 중력과 건물 움직임으로만 작동하는 원리이고요. 건물의 움직임을 최대 40%까지 줄여줄 수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저궤도위성통신 ‘원웹’ 이번 타이완 강진 피해 지역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이번 강진에서 존재감을 한껏 발휘한 또 하나의 첨단 기술이 있습니다. 영국의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인데요.

이번 강진으로 직격탄을 입은 화리엔 일부 지역은 지진 직후 인터넷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7일 타이완 디지털발전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화리엔 지진 피해 지역 지상 기지국에 설치한 원웹 저궤도위성통신용 안테나가 지난 6일 원웹 저궤도 위성 통신과 연결하는 데 성공했고,  이로써 타이완 국내 최초로 지진 피해 지역에 영국 원웹의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가 정식으로 제공되기 시작했다고밝혔습니다.

원웹의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가 화리엔 지진 피해 지역에 개통되며 지진 피해 지역 주민은 안정된 인터넷 서비스를 보장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수색, 구조 현장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인터넷 접속이 고르지 못했던 기존 지상망 대신 원웹의 위성 통신을 사용해 통신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됐죠.

지난 6일 지진 피해 지역 화리엔 티엔샹(天祥)에 설치된 원웹 저궤도위성통신용 안테나.[사진 디지털발전부 제공]

디지털발전부는 특히 원웹의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가 화리엔 지진 피해 지역에 개통될 수 있도록 자사의 저궤도위성통신 장비에서 필요한 비용까지 지원하여 통신망 복구에 큰 도움을 준 타이완 최대 이동통신사 중화전신(中華電信)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타이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닷새째를 맞았던 지난 7일 실종자 수색 작업에 해외 구조대로는 처음으로 튀르키예 구조팀이 합류했습니다. 튀르키예에서 온 구조대는 드론을 전문으로 다루는 팀으로, 튀르키예 구조팀은 7일에는 타이루거 국가공원 사카당(砂卡礑) 산책로를 중심으로 드론을 띄어 수색 작업을 펼쳤고, 8일에는 타이8선(台8線) 부근에 드론을 띄어 정밀한 항공촬영을 통해 도출해낸 3D 정밀 지도 등을 타이완 수색팀에게 제공하며 실종자를 수색하는 데 최선을 다해 협조했습니다.

천용보 외교부 서아시아 및 아프리카국 부사장(맨앞 오른쪽)이 6일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실종자 수색,구조 활동 지원을 위해 타이완에 파견된 튀르키예드론구조대를 영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중화민국 외교부 제공]

천용보(陳詠博) 외교부 서아시아 및 아프리카사(司) 부사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튀르키예 구조대와의 이번 협력 성과에는 드론 운용 기술, 도론을 활용한 지진피해구제 실무 교류가 포함됐다면서, 귀중한 경험이 향후 재난 구조현장에서 더 큰 효과로 발휘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강진에서 존재감을 한껏 발휘한 기술을 주제로 전해드린 Rti 한국어방송의 목요일 프로그램 포르모사링크,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손전홍이었습니다. 저는 다음주 목요일 이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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