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타이완의 3대 명절로 꼽히는 중추절(中秋節), 즉 추석입니다. 타이완에서는 중추절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보름달처럼 생긴 원형의 월병을 먹으면서 보름달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뜻깊은 날입니다. 오늘은 중추절을 맞아 진행하는 멜로디가든 방송에서, ‘달 월月’과 관련된 노래 2곡에 대해서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소개해 드릴 노래는 원주민 음악단체인 날치구름표범 음악공단(飛魚雲豹音樂工團)이 부른 <배에서 보는 달(船上的月亮)>이란 노래입니다. 날치구름표범 음악공단은 1999년 921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난터우현(南投縣) 런아이향(仁愛鄉)의 원주민 부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원주민족 부락공작대(原住民族部落工作隊)가 지원 작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창립한 음악단체입니다. 날치는 타이완 본섬에 거주하지 않는 유일한 원주민족 다우족(達悟族)의 주식이고, 구름표범은 파이완족(排灣族)과 루카이족(魯凱族)의 숭배의 대상으로, 양자 모두 타이완 원주민에게는 뜻깊은 동물이라서인지 날치와 구름표범을 따서 이름을 지었습니다. 날치구름표범 음악공단은 1999년 말에 부락음악회의 실황을 오디오 CD로 제작해 판매하며 큰 반향을 얻었습니다. 이후 타이완 원주민 전통음악을 수집하여 보존하기에 앞장서 애쓰며 2011년에 타이완의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인 제22회 금곡장(金曲獎) 시상식에서 최우수 원주민어가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배에서 보는 달>은 날치구름표범 음악공단이 2014년에 발행한 앨범 《유랑노래(流浪之歌)》에 수록곡 중 하나입니다. 《유랑노래》는 원주민족의 ‘유행음악’인 임반가(林班歌, 린반거) 13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타이완을 접수한 국민당 정부가 나무 수출로 외화를 획득하기 위해 일본제국의 벌목정책을 계속하고 효율적 관리를 위해 산림 지역을 여러 구역으로 나눴는데 한 구역은 한 ‘임반’이라고 불렸습니다. 당시 산림 지역에서 조림, 도로 건설 등 일을 하던 노동자들은 ‘임반공’이라고 불렸으며, 임반공에서 원주민이 큰 비율을 차지했으며 그들은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밤마다 술을 마시면서 기타를 치며 즉흥 노래를 불렀는데 이 노래들은 이른바 ‘임반가(林班歌)’입니다.
<배에서 보는 달>은 임반가 중 하나로, 이 곡은 앨범 설명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참치 원양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 원양업체와 3년 계약을 맺고 바다에서 일하던 원주민 남자가 갑판에 누워 달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담은 곡이라고 합니다. 이 곡은 남녀 듀엣곡으로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하듯이 각자의 심정을 노래합니다. 처음에는 남자는 “난 매일 밤 당신을 그리워해요”라고 노래한 데 이어 여자는 “난 상사병으로 자꾸 당신 때문에 두통하고 열도 나요”라고 하지만 “왜 한 달 안되고 딴 남자와 결혼했어요? 다 거짓말이군요.”라고 여자한테 배신당한 남자는 슬프게 노래합니다. 가사는 꾸미지 않은 듯 무척 간단하고 솔직하지만, 오히려 가창자들의 목소리와 노래의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노래는 타이완 금마장(金馬獎), 금곡장, 홍콩 금상장(跡象獎) 등 많은 상을 수상한 타이완을 대표하는 가수 중 한 명인 수뤠이(蘇芮)가 부른 <같은 달빛(一樣的月光)>입니다. 아레사 루이즈 프랭클린 등 흑인가수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수뤠이는 소울, 록, 블루스 등 흑인음악적 색채가 강한 음악 스타일과 창법으로 1980년대 타이완을 풍미하며 캠퍼스 포크송이 주도하던 현대유행음악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켰고 아메이(阿妹), 나잉(那英), 왕페이(王菲) 등 후배 가수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수뤠이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같은 달빛>은 그의 첫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이자 1983년에 개봉된 영화 ‘잘못 탄 차(搭錯車)’의 음악OST입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곡도 큰 인기를 얻어 음악차트에서 9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노래로 인하여 수년 간 묵묵하게 경력을 쌓아간 수뤠이는 가수로서 명성을 날리게 됐습니다. 이 곡은 캠퍼스포크송 시대와 현대유행음악 시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된 작품으로 타이완 음악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아메이, 치친(齊秦), 동력화차(動力火車), 쉬자잉(徐佳盈), 딩당(丁噹) 등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여러 번 리메이크되며 그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달빛>은 “개구리울음과 매미소리는 언젠부터 추억이 되어버렸을까?(什麼時候哇鳴蟬聲都成了記憶)/ 내 고향은 언제 이렇게 붐비게 되었을까?(什麼時候家鄉變得如此的擁擠)/ 고층건물은 도처에 우뚝 솟아 있고(高樓大廈 到處聳立)/ 네오사인은 밤하늘을 추하게 물들이고 있네(七彩霓虹把夜空染得如此的俗氣)/ 말해 줄 사람은 없을까, 말해 줄 사람은 없을까?(誰能告訴我 誰能告訴我)/ 우리가 세상을 바꾼 것인가?(是我們改變了世界)/ 아니면 세상이 너와 나를 변화시킨 건가?(還是世界改變了我和你)”라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는데, 현대 물질문명의 침습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점점 소외되고 있고 정신적으로 빈곤해짐을 드러낸 사회성 높은 노래로 평가받습니다.
오늘은 타이완의 3대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을 맞아 중추철의 상징인 달과 관련된 노래 <배에서 보는 달>과 <같은 달빛>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청취자분이 가족분들과 함께 즐거운 추석연휴를 보내시길 바라면서 엔딩곡으로 수뤠이가 부른 <같은 달빛>을 들려드리면서 오늘 방송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rti한국어방송의 진옥순입니다.
수뤠이 <같은 달빛(一樣的月光)>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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