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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족의 날 특집]"이게 장어야, 찹쌀떡이야?"…르웨탄 샤오족의 대표음식 ‘흰 장어 찹쌀떡’

  • 2023.08.04
랜선 미식회
흰색 장어의 모양을 본떠 만든 샤오족의 전통 음식 '흰 장어 찹쌀떡(白鰻麻糬)'.[사진= 중화민국 원주민족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아래 글은 실제 당일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먹어야 할 타이완 전통 음식부터 각 지역 특산물과 현대 감각을 더한 퓨전 타이완 음식까지 타이완을 대표하는 음식을 직접 맛보고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매주 금요일 랜선미식회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선미식회 진행자 손전홍입니다.

“원주민”은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그 지역에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현재 타이완 정부는 16개의 원주민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화민국 내정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최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지난해 기준 타이완 원주민족 인구는 58.4만명입니다.

이번주 화요일, 지난 8월 1일은 타이완의 역사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타이완 원주민족의 날이었습니다.

오늘 랜선미식회는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한 타이완 원주민족의 날을 기념하여 타이완 원주민족에게 뜻 깊은 원주민족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급변하는 시대에 보전해야 하는 귀중한 타이완 원주민족의 전통 음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하겠습니다.

매년 8월 1일 원주민족의 날은 즐거운 축제날 같아 보이지만, 마냥 즐거운 날은 아닙니다.  

동방의 유태인이라 불리는 하카, 커자(客家)인의 후예이자 타이완의 원주민족 가운데 하나인 파이완족 혈통을 가진 차이잉원 정부가 정식 출범한 후

이땅의 원래 주인인 원주민족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나아가 원주민족의 문화, 언어를 보전하기 위해 타이완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면서 지금은 예전에 비해 타이완 원주민족의 위상이 훨씬 나아졌지만, 반세기 5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타이완 원주민족은 자신들보다 늦게 타이완의 터전을 잡은 본성인과 외성인 즉 한족에게 차별과 멸시를 당했습니다.

타이완 전체 인구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은 과거 원주민족을 원주민족이라 부르지 않고, 저~ 높은 산악 지대에 사는 동포라는 뜻에 산바오(山胞)로 부르며 원주민족을 하나의 민족으로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이러한 부당한 처우에 참다 못한 타이완 원주민족 출신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권리를 되돌려 받기 위해 1984년 ‘원주민족권리추진회’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10년이라는 기나긴 투쟁 끝에 마침내 1994년 7월 1일 지금은 고인이 된 리덩후이 전 총통이 중화민국 헌법에서 이들을 칭하던 ‘산바오’라는 명칭을 ‘원주민’으로 개정한다 약속했고, 3년 뒤인 1997년 중화민국 헌법에 ‘원주민족’이라는 명칭을 새로이 삽입하게 됩니다.

8월 1일 타이완의 원주민족의 날은 40여 년이라는 긴 투쟁 끝에 이들이 돌려받을 수 있었던 ‘원주민족’이라는 호칭과 그 투쟁 과정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2005년 제정됐습니다. 그래서 매년 8월 1일 타이완의 원주민족의 날은 타이완의 원주민족이 그들의 정체성과 권리를 돌려 받은 것을 기념하여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 그들을 차별하던 타이완 전체 인구의 98%가 타이완 원주민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는 뜻 깊은 날이기도 합니다.

18번째 타이완 원주민족의 날을 맞아 지난 1일 가오슝에서 열린 2023년 전국 원주민족 행정회의에 참석한 파이완족의 후예인 차이잉원 총통은 기념사에서

“7년전 오늘 이자리에서 저는 정부를 대표해서 원주민족 전체에게 사과했다”며 “다만 당시에 사과는 끝이 아닌 타이완 사회가 함께 역사적 정의 구현을 위한 시작점이었다”며 다시 한번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현재 타이완 정부가 공식 인정하고 있는 원주민족은 총 16개 부족이 있고, 그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아메이족, 부농족을 포함해 가마란족, 사치라야족, 마지막으로 원주민족 부족 가운데 가장 용맹하다고 알려진 사이더커족까지 총 6개 부족이 타이완의 이 도시에 몰려 있습니다. 바로 수도권인 타이베이기차역에서 기차로 3시간 반에서 4시간 소요되며 한족과 원주민족의 문화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타이완 동부의 중심 도시 화련입니다.

무려 6개의 원주민족 부족이 몰려 살고 있는 화련에서는 지난 1일 원주민족의 날을 기념하여 ‘Mapolong Kita 부락과 함께 원주민족의 날(Mapolong Kita 部落一起原民日)’행사를 개최하여 원주민족의 역사를 기념했습니다. 특히 화련시는 시민갤러리에서 원주민족 전통 공예품을 전시하고, 동시에 원주민족이 도슨트가 되어 직접 전시를 안내하고 전시 작품을 관람객에게 해설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 원주민족의 전통과 문화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타이완 원주민족이 일상에서 입는 원주민족 전통 의상은 원주민족이 걸어온 삶의 흔적과 기억을 담아낸 원주민족 역사의 산물로 꼭 지켜야할 중화민국 타이완의 유산입니다.

가오슝시 원주민족 사무위원회는 전통문화 유산으로서 원주민족 전통 의상이 갖는 가치와 중요성을 일깨우자는 뜻에서 지난 1일, 원주민족의 날 당일 원주민족 전통복을 입고 가오슝 서우산 동물원에 가면 공짜로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비롯해 원주민족 전통복 착용자에게 가오슝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무료 승차 혜택 등  다양한 혜택을 쏟아내며 원주민족 전통 의상이 갖는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원주민족의 언어, 문화, 전통복은 존중 받아야 하고 지켜져야 할 대상입니다. 그리고 원주민족 고유의 전통 음식도 지켜야할 타이완의 문화 유산인데요.우리가 꼭 보전해야 하는 귀중한 타이완 원주민족의 전통 음식 가운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은 예부터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샤오족(邵族)의 부족 전통 음식 ‘바이만마수(白鰻麻糬)’입니다. 바이만(白鰻)은 흰색 장어라는 뜻이고, 마수(麻糬)는 모찌 즉 찹쌀떡의 중국어로, 샤오족의 전통 음식 흰 장어 찹쌀떡 ‘바이만마수’는 이름 그대로 흰색 장어의 모양을 본떠 만든 찹쌀떡입니다.

샤오족은 중부 난터우(南投)현 르웨탄(日月潭, 일월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샤오족을 말할 때 ‘르웨탄’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고, 샤오족의 부족 전통 음식 ‘흰 장어 찹쌀떡’을 논할 때면 ‘르웨탄 샤오족’이라는 명칭이 수식어처럼 따라옵니다.

샤오족의 대표적인 의식인 ‘배만제(拜鰻祭)’ 제사 음식에서 유래된 ‘흰 장어 찹쌀떡’

지금은 어업이 매우 발달했지만, 본래 샤오족은 활과 창으로 맷돼지를 잡는 샤냥의 민족이었습니다. 샤냥의 민족이었던 샤오족은 아름다운 산과 호수가 있는 지금의 난터우현 르웨탄으로 터전을 옮기며 자연스레 어업이 발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샤오족의 주요 어획 장소인 르웨탄에는 한 가지 전설이 있었습니다. 바로 르웨탄에 흰 장어 요괴가 살고 있는데, 이 르웨탄에 살고 있는 흰 장어 요괴는 르웨탄에 있는 물고기를 보이는 족족 먹어치우다보니 어획량도 줄어들고 샤오족 입장에서는 흰 장어 요괴가 큰 골칫거리 였습니다.

어획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샤오족은 조상에게 고기를 많이 나게끔 해달라고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배만제(拜鰻祭)’를 올렸고, 샤오족은 흰 장어 요괴의 모습을 본뜬 흰 장어 찹쌀떡을 조상에게 바쳤습니다. 배만제는 샤오족의 대표적인 축제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음력 8월 1일이 되면 풍어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샤오족 전체가 흰 장어 요괴의 모습을 본뜬 흰 장어 찹쌀떡을 정성껏 준비해 조상에게 바치고, ‘배만제(拜鰻祭)’ 의식을 마치면 흰 장어 찹쌀떡을 반으로 갈라, 머리 부분은 각자 집으로 챙겨가고, 꼬리 부분은 제사를 위해 힘써 준 ‘배만제(拜鰻祭)’를 주도하는 여사제인 ‘선생마(先生媽, shinshi)’에게 바칩니다.

배만제(拜鰻祭)를 주도하는 여사제인 선생마(先生媽, shinshi)가 흰 장어 찹쌀떡을 들고 의식을 치르는 모습.[사진= 중화민국 원주민족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타이베이 등 다른 도시에서는 먹을 수 없고, 오직 샤오족이 거주하고 있는 르웨탄에서만 먹을 수 있어 타이완에서도 아주 희귀한 음식으로 꼽히는 ‘흰 장어 찹쌀떡’. 샤오족이 아니면 맛볼 수 없고, 구경조차 하지 못했던 흰 장어 찹쌀떡을 일반인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샤오족이 거주하고 있는 르웨탄의 지역 대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이다샤오옛거리(伊達邵老街)에 있는 두라! 바이만권(杜啦!白鰻棍)이라는 이름의 가게에서 샤오족 출신 사장님이 직접 구워주는 꼬치 형태의 흰 장어 찹쌀떡을 맛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타이완 음식과 조금 더 가까워 지셨나요? 이상으로 랜선미식회의 손전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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