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문학입니다. <포르모사 문학관>에서 타이완 특유의 문학 세계 속으로 함께 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르모사 문학관> 시즌2의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지난주 타이난에 위치한 타이완문학관(臺灣文學館)이 주최하는 타이완 금서 전시회를 소개해 드렸는데, 오늘은 타이완문학관의 상실전시 ‘문학의 힘-타이완을 쓴다(文學力──書寫LÁN臺灣)’에 대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해당 전시는 현대의 관점으로 타이완 문학의 발전을 재해석하고 지난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됩니다.

'문학의 힘-타이완을 쓴다(文學力──書寫LÁN臺灣)' 전시의 메인 비주얼 이미지 - 사진: 안우산
전시회를 자세하게 소개하기 전에 우선 타이완의 첫 국가급 문학 박물관인 타이완문학관에 대해 살펴봅시다. 타이완 문학의 발전은 타이완 역사와 같이 크게 16세기 이전, 네덜란드 식민지 시기, 정씨 왕국 시기, 청나라 시기, 일치시기, 중화민국 시기로 나뉠 수 있습니다. 빈번한 정권 교체와 다민족의 이주민으로 인해 타이완 문학의 다원화와 강한 포용력이 형성되었지만, 체계적으로 사료를 수집, 보관, 연구하는 데 큰 여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아래 타이완 문학계 인사들이 정부 차원의 전담 기구 설립을 촉구하기 시작했습니다.
1991년 중화민국 행정원 문화건설위원회가 발표한 ‘현대문학자료관 설립 프로젝트’를 시점으로 10몇 년 간의 협상과 논의 끝에 국립타이완문학관은 2003년 10월 17일 정식 개관되었습니다. 10월 17일을 선택한 이유는 1912년 이날에 설립된 문화계몽 단체인 타이완문화협회(臺灣文化協會)를 기념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현재 타이완문학관의 소재 공간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국가등록문화재로, 타이완 일치시기에 타이난 최고 행정기관이었던 타이난주청(臺南州廳), 그리고 2차 세게 대전 후 타이난시정부로 사용된 바 있습니다. 건축사는 타이완 총통부를 디자인한 일본인 모리야마 마츠노스케(森山松之助)입니다.

타이완 첫 국가급 문학 박물관인 타이완문학관 - 사진: 국가문화자산 웹 사이트
현재 타이완문학관은 타이완 문학의 소장, 보존,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전시회, 이벤트, 워크숍 등을 통해 문학 교육 보급과 문화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건축 스타일 때문에 웨딩드레스 사진의 촬영 명소이자 타이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문학관 대문 앞에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자 관광 인파로 붐비기도 합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 타이완문학관 광장에서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트리 - 사진: 타이난 구청
지난 3월 문학관의 주소가 전 중화민국 총통 장제스를 상징하는 ‘중정로(中正路)’에서 타이난 출신 변호사이자 228사건 피해자 탕더장(湯德章)을 기념하는 ‘탕더장대로(湯德章大道)’로 변경되었는데요. 사실 문학관이 소재하는 로터리가 바로 탕더장 변호사가 사형을 당했던 장소입니다. 역사의 목격자들이 타이완 문학의 최고 전당에 모여 타이완인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타이완문학관 맞은편에 있는 탕더장(湯德章) 기념공원 - 사진: 안우산
오늘 소개해 드리는 전시회는 2003년 ‘타이완 문학의 발전(臺灣文學的發展)’, 2011년 ‘타이완 문학의 내적 세계(台灣文學的內在世界)’에 이어 타이완문학관의 세 번째 상설전시입니다. 지난 두 차례의 상설전시와 달리 이번 전시는 MZ세대 트랜드에 맞는 방식으로 문학에 접근합니다. 이는 10년 동안 전시를 이어가야 하는 문학관측의 결심을 보여줍니다.
문학하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낍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다 알아볼 수 있는데 합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경우가 많아도 너무 많죠. 문학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전시는 첫 번째 전시구역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아~나는 문학을 모른다’, ‘주의! 당신은 이미 문학에 포위되었다’ 등 친근한 문구를 통해 마치 SNS 대화처럼 전시를 시작합니다. 다음으로 첫 번째 전시구역의 설명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전시구역의 문구 '아~ 나는 문학을 모른다. 그 게 너무 어렵다' - 사진: 안우산
시, 소설, 에세이, 평론 등 전통적인 문학이 아니어도 사실 우리는 하루종일 글자를 보고 있습니다. 매일 주고받는 문자, SNS에 올린 포스팅, 노래 가사, 간판에 적혀있는 가게 이름이나 광고, 잡지와 신문의 제목… 곰곰이 생각해 보면 대량의 글자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문장들은 ‘문학’이라고 불리지 않지만 여전히 글쓴이의 고심 끝에 쓰여진 글자들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작가라도 일상, 또는 개인경험에서 출발하기 마련이죠. 글자들은 언론 매체, 교육 체제, SNS, 인터넷, 심지어 사람의 입을 통해 멀리 퍼지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듭니다. 따라서 현재 인류는 문학의 힘이 가장 막대한 시대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초에 글자는 단지 기록을 위한 수단이었는데 사람들이 글쓰기의 재미를 발견한 후 글자의 순서, 조합, 리듬을 다루며 문학을 창작했습니다. 글을 쓰는 자와 글을 보는 자 모두 재미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문학의 영향력이 점점 확대되면서 보다 많고 다양한 문학작품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각 세대의 신진 작가들이 선배 작가들이 개척한 기초에서 새로운 창의를 통해 문학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와 기억을 담고 있는 것은 결국 타이완 문학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전시구역에는 해당 전시의 취지가 바로 명확하게 밝혀졌습니다. 문학은 멀리에 있는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라 사람의 생활입니다. 두번째 전시구역부터는 시간 순서대로 타이완 원주민의 구전 문학(口傳文學), 문어문(文言文), 백화문(白話文, 구어체 문장), 타이완어 문장, 일본어 문장, 2차 세계 대전 후의 반공문학과 향토문학, 대중성이 강한 무협소설과 연애소설, 민주화 이후 다원화된 타이완 문학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민주화 이후 더욱 다원화된 타이완 문학 - 사진: 안우산
민주화 이후의 발전을 주제로 하는 다섯 번째 전시구역에는 매우 재미있는 장치가 있는데요. 바로 문학을 통한 운세뽑기 기계입니다. 시로 해석하는 타이완 전통 사찰의 운세뽑기와 달리, 종이 위에 있는 글은 타이완 문학 작품 중의 글귀입니다.
1990년대에 들어 타이완 사회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인터넷 문학’이 등장했는데, 작가들은 인터넷에서 직접 독자들과 교류할 수 있고, 독자들도 작가가 되어 스스로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을 연결해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각각 다른 성격을 지닌 커뮤니티를 형성했습니다. 사람들은 남다른 자신을 추구하지만 동시에 어딘가에 속해 있고 싶어합니다. 이 게 바로 인터넷, 혹은 SNS 시대에 굉장히 모순되는 사람의 마음이죠.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으시면 문학 운세뽑기의 버튼을 누르시고 의외의 문구가 나와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도 있습니다.
과거 수백 년 동안 타이완은 외래문화의 물결을 수없이 경험해 왔고 끊임없이 새로운 요소를 받아들여 유일무이한 타이완 문학을 발전시켰습니다. 타이완 문학은 별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글귀로 타이완의 역사, 의지, 마음, 기억을 담아냅니다. 마지막 전시구역에는 ‘당신은 손을 대자마자 문학이 시작된다’는 문구를 통해 전시가 마무리됩니다. 문학은 결코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낯선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입니다.
엔딩곡으로 강한 문학성을 가진 가사로 유명한 타이완 밴드 ‘커라치(珂拉琪)’의 노래 ‘萬千花蕊慈母悲哀’를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르모사 문학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文學力──書寫LÁN臺灣 常設展,臺灣文學虛擬博物館。
2. 〈當瓊瑤和「當我塑膠」走進文學史:蘇碩斌 ╳ 羅健毓 ╳ 朱宥勳談《文學力─書寫LÁN臺灣》〉,BIOS monthly。
3. 〈全臺最大文學遊樂場,就在臺文館—「文學力─書寫LÁN臺灣」常設展〉,琅琅悅讀。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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