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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의 고향이자 항일운동의 거점, 먀오리(苗栗) 다후(大湖)

  • 2023.07.26
랜드마크 원정대
딸기의 고향이라 불리는 먀오리 다후(大湖)에 위치한 다후 양조장(大湖酒莊) 및 다후 딸기문화관(大湖草莓文化館) - 사진: 먀오리 관광국

타이완 곳곳에 랜드마크를 찾아 현지인만 아는 이야기를 알려드리는 <랜드마크 원정대> 시간입니다. 이제부터 가이드북을 버리세요! <랜드마크 원정대>를 따라 타이완 여행을 즐깁시다!

안녕하세요! 저는 <랜드마크 원정대> 진행자 안우산입니다.

먀오리하면 많은 타이완 사람들이 ‘딸기의 고향' 다후(大湖)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먀오리 남부에 위치한 다후는 지난주 소개해 드린 산이(三義)의 오른쪽에 있습니다. 매년 12월부터 4월까지 제철인 다후 딸기는 타이완 딸기 생산량의 80%를 차지해 타이완 가장  대표적인 딸기입니다. 한국, 일본 등 온대지방과 다르게 타이완의 딸기는 내열성이 높은 품종으로 향기와 단맛이 강하지만 크기가 비교적 작은 편입니다.

루비처럼 빛나는 딸기는 키우기가 매우 까다로운 과일인데, 타이완은 일치시기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딸기 모종을 들여왔습니다. 그러나 타이완의 환경과 기후에 적응하지 못해 대규모적으로 재배할 수 없었습니다. 1958년 한 다후 농민이 새로운 품종을 도입해 다후 딸기 산업 발전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이어 1970년대에 들어 관광 지향적인 딸기농원의 등장과 함께 딸기 산업은 농업에서 관광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타이완 딸기 역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으시면 손전홍 아나운서님께서 진행하시는 <랜서 미식회>를  청취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02년 타이완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외국 농산품이 타이완 시장에 대대적으로  들어와 국내 농업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타이완 농산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중화민국 농업위원회가 먀오리현(縣)정부와 함께 다후 딸기 산업의 고도화를 촉진하기 시작해 ‘다후 양조장(大湖酒莊)’을 설립했습니다. 다후 양조장에서는 최신 기술을 도입해 현지 특산물 딸기로 유일무이한 딸기술을 선보였고 아시아 최초, 세계 세 번째 딸기술을 생산하는 양조장으로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딸기술은 짙은 과일 향과 황금색의 색깔로 남녀노소 모두의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농도 6.5%에서 50%까지 다양한 종류가 생산되어 있어 과일주 마니아의 천국입니다. 이 중 2008년 주류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브뤼셀 스피릿셀렉션(Spirits Selection by 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뎬창칭메이(典藏情莓)’, 그리고 2010년부터 4년 연속 수상한 ‘차오메이단쥬(草莓淡酒, 담백한 딸기술)’가 인기상품입니다. 전자는 알코올 농도 16%로 향긋하고 맛이 진하며, 후자는 알코올 농도 6.5%로 초보자에게 가장 적절한 선택입니다. 

딸기술 뿐만 아니라 다후의 또 다른 특산품 자두로 만든 술도 있습니다. ‘미인주(美人酒)’라 불리는 자두술은 알코올 농도 11.5%로 매혹적인 주황색 빛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에 들어가자 자두의 달콤한 풍미가 느껴지고 삼키면 은은한 아몬드 향이 날 것입니다. 술을 드시지 않으면 딸기 푸딩, 딸기 식초, 딸기 소시지 등 각양각색의 딸기 음식과 다후 현지 농상품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후 양조장 대문 앞에 있는 귀여운 딸기 조형물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필수입니다.


다후 딸기로 만든 딸기술 - 사진: 다후 양조장 홈페이지

다후 양조장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뤄푸싱기념관(羅福星紀念館)이 다후의 또 다른 중요한  랜드마크입니다. 뤄푸싱기념관은 하카인(客家人)의 전통 건축 투러우(土樓)와 중국식 건축의 특색을 접목시켜 지어진 건물입니다. 산 중턱에 위치해 다후의 딸기 농장과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뤄푸싱은 누구일까요? 1886년 현재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뤄푸싱은 중화민국 국부 순원(孫文)이 창립한 중국 동맹회(中國同盟會)의 일원으로 1911년 반청나라(反淸)의 무장봉기 황화강 사건(黃花崗起義)에 참여한 바 있습니나. 1912년 중화민국이 건국된 후 그는 아직 일본 식민지였던 타이완에 와서 항일운동에 투신했습니다. 광둥(廣東) 출신인 하카인 아버지와 인도네시아 화교 어머니를 지닌 뤄푸싱은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 혈통이 있어 유럽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외국인으로 오해받았는데 결국 타이완의 광복을 위해 타이완에서 순국했습니다.

할아버지를 따라 타이완 먀오리에 정착하게 된 뤄푸싱은 타이완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의 독재적인 다스림은 그의 민족의식을 격동시켰습니다. 1913년 9월 다후 정부의 총기를 도둑맞았는데 조사 결과 뤄푸싱 일행의 소행으로 밝혀졌고 결국 뤄푸싱은 사형선고를 받아 191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재 해당 사건은 ‘먀오리 사건(苗栗事件)’이라 불리며 일치시기에 무장봉기 중 강한 민족의식을 담고 있는 항일운동으로 평가됩니다.  

일본 패배 후 중화민국 정부가 다후에서 충렬사를 세웠고 먀오리 사건에서 희생된 순국열사들을 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현지 인사의 노력 덕분에 2000년 충렬사 근처에서 뤄푸싱기념관을 설립했습니다. 현재 지상 4층, 지하 1층인 뤄푸싱기념관에는 뤄푸싱과 먀오리 사건의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동시에, 다후의 특산물과 하카 문화를 알리는 공간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기념관 뒤쪽의 전통 정자에서 산자락에 있는 다후 양조장을 볼 수 있습니다.


항일운동가 뤄푸싱을 기념하기 위한 뤄푸싱기념관(羅福星紀念館) - 사진: 타이완 예술 교육 웹사이트 

한편, 하카인이 다후 전체 인구의 90%를 차지하는데요. 따라서 하카 문화는 다후에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하카위원회가 주최하는 ‘로멘틱한 타이완 3호선 예술 페스티벌(浪漫台三線藝術季)’이 지난 6월 24일부터 오는 8월 27일까지 타이베이, 타오위안(桃園), 신주(新竹), 먀오리(苗栗), 타이중(台中)에 열리고 있습니다. 타이완 3호선(台三線)은 타이완 서부를 관통하는 도로로 타이베이와 타이완 남부 핑동(屏東)을 연결시킵니다. 해당 페스티벌은 타이완 3호선이 지나가는 16개 마을을 중심으로 150km가 넘은 초대형 전시 공간을 구축했습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예술 페스티벌은 하카어 중 알록달록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화라비보(花啦嗶啵, Falabidbog)’를 주제로 하여 타이완 하카인 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상징합니다. 지난 방송에서 소개해 드린 신주 베이푸(北浦), 먀오리 난좡(南庄),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다후가 각각 다른 전시 구역에 속하며 다양한 예술활동과 현지 문화 체험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카 문화를 주제로 한 '로멘틱한 타이완 3호선 예술 페스티벌(浪漫台三線藝術季)'이 지난 6월 24일부터 열리고 있다. - 사진: 페스티벌 홈페이지

이 중 다후에는 하카인과 원주민 타이야족(泰雅族)의 어울림을 상징하는 작품 ‘편직의 기억(編織記憶)’, 하카인이 좋은 차로 손님을 접대하는 문화를 의미하는 ‘펑차시푸(奉茶惜福, 차를 접대하고 복을 아낀다)’, 선조들이 어렵게 황무지를 개척하는 모습을 기념하는 ‘생명의 흔적(生命的鑿痕)’ 등 대형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차로 이동하실 수 있으면 타이완 3호선 예술 페스티벌은 심층여행을 통해 타이완의 자연경치와 현지 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또한 겨울이 되면 다후 딸기 농장에서 직접 타이완 딸기를 따보고 다후 양조장에서 새콤달콤한 딸기술을 맛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엔딩곡으로 먀오리 출신, 올해 타이완 금곡장 최우수 하카 가수 후보에 오른 미사(米莎)의 ‘숨바꼭질(囥人尋)’을 띄워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랜드마크 원정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RTI 한국어 방송의 안우산이었습니다.  

 

▲참고자료:
1. 大湖酒莊/大湖草莓文物館
2. 羅福星紀念館,大湖鄉公所。
3. 浪漫台三線藝術季。

프로그램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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