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던 설 연휴가 지나고 정월대보름이 찾아 왔습니다. 정월대보름, 즉 ‘원소절(元宵節)’은 음력 1월 15일로 올해는 2월 5일입니다. 신년행사의 막바지로, 원소절은 타이완에서는 ‘작은 설’이라고도 불리며, 매년 원소절 무렵이면 타이완 전국 각지에서 화려한 등불축제를 개최할 뿐만 아니라, 신베이(新北)시 핑시(平溪)의 천등(天燈) 축제, 타이둥의 한단야(寒單爺) 폭죽 축제, 타이난 옌수이(鹽水)의 봉포(蜂炮) 축제 등 지방적과 전통적 색채가 짙은 원소절 축제들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합니다. 그중 타이둥의 한단야 폭죽 축제는 가장 ‘자극적’인 원소절 축제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 연예계소식 시간에는 원소절을 맞아 타이완에서 가장 유명한 원소절 축제 중 하나인 한단야 폭죽 축제를 소재로 한 영화 《한단(寒單)》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단》은 2019년 설을 일주일여 앞둔 1월 23일에 상영된 영화입니다. 설날을 전후해서 개봉한 영화이지만, 《한단》은 코미디 요소가 짙어 설 연휴에 가족들이 모여보며 즐겁게 웃기에 좋은 일반적인 설날 영화와 달리 한 여자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갈등과 묘한 우정을 그린 비극 영화입니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소개해드리기 전에 한단야 폭죽 축제는 무엇인지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949년 처음으로 거행돼 지금까지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한단야 폭죽 축제는 한단야로 분장하는 사람에게 폭죽을 던지는 축제로, 이 축제는 타이둥의 가장 유명한 전통 행사이자 가장 중요한 무형 문화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한단야에 대하여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나, 한단야는 중국 상나라 시대의 무장인 조공명(趙公明)으로, 죽은 뒤 천계에서 재물 창고를 관리하는 신이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따라서 한단야는 타이완에서는 재물의 신으로도 여겨집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한단야는 추위를 엄청 탄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옛날부터 한단야가 순시하러 속세에 나올 때마다 백성들이 폭죽을 던져 추위를 막아주는 풍습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며, “폭죽이 많이 터질수록 그 해의 재물운이 좋다”고 믿어집니다.
한단야에게 폭죽을 던지는 풍습의 유래에 대해 또 다른 설은 한단야는 생전에 마을 사람에게 큰 민폐를 끼친 깡패였고,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쳐 착하게 된 후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마을 사람들의 폭죽 세례를 받기로 했으며, 이것은 한단야 폭죽 축제의 유래라는 설도 있습니다.
한단야 폭죽 축제에서는 4명이 대나무 의자가 실린 가마를 들며 그 위에는 짧은 붉은색 바지를 입고 상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람이 타고 혈육의 몸으로 폭죽의 폭격을 받는데, 이 사람은 ‘육신(肉身) 한단야’라고 불립니다. 사람에게 폭죽을 던지는 것이 너무 위험해 한단야 폭죽 축제는 한참 정부에 금지됐으나 현지인들의 노력으로 타이둥 거리에서 다시 한단야 폭죽 축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몇 년간 타이둥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한단야 폭죽 축제는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에도 널리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현재에는 현지인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폭죽 세례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타이둥 타이마리(太麻里)향에서 태어나 자란 《한단》을 연출한 감독 황자오량(黃朝亮)은 원소절마다 가족과 함께 한단야 폭죽 축제를 즐기던 아름다운 어리시절 추억을 기록으로 남고 싶어했으므로 영화 《한단》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5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황 감독은 한단야 문화에 대하여 깊이 있는 공부를 했을 뿐만 아니라, 폭죽 세례를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왜 폭죽을 맞는 과정에서 큰 아픔을 느끼기 마련임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육신 한단야의 역할을 맡아 폭죽 세례를 받느냐면 황 감독의 견해에 따르면,소원이 이루어길 바라거나 발원한 일이 이루어져 한단야에게 감사를 표하거나 자신의 죄를 속죄하고 싶거나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영화 《한단》에서 남자 주인공이 매년 한단야 폭죽 축제마다 자발적으로 육신 한단야의 역할을 맡는 이유는 바로 속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1995년의 타이둥을 배경으로 합니다. 곧 인턴교사가 될 남자 주인공 정쿤(正昆)이 어린시절부터 가깝게 지내온 소꼽친구 원쉬안(文萱)을 좋아하나, 원쉬안은 학창 시절에 자주 정쿤을 괴롭히던 밍이(明義)를 좋아합니다. 밍이를 질투하는 정쿤은 한단야 폭죽 축제에서 육신 한단야를 맡고 있는 밍이를 해치려 폭약을 터뜨렸는데, 원쉬안은 이 폭약으로 숨지게 됩니다. 여자친구를 잃은 데다가 사고에서 귀와 손이 크게 다쳐 평생 장애를 갖게 된 밍이는 깊은 절망에 빠진 삶을 살게 되고 마약까지 손을 댑니다. 한편, 원쉬안을 죽게 만든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쿤은 속죄하기 위해, 교사의 꿈을 포기하고 매년 자발적으로 육신한단야를 담당해 폭죽 세례를 받는 것 외에도 밍이가 정신을 차려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계속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밍이는 사고의 진실을 알게 되는데… 이후 두 사람의 사이가 어떻게 변하는지, 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제가 스포를 안 하겠습니다.
한단야 문화와 두 남자의 갈등 및 묘한 우정을 묘사하는 것 외에, 《한단》은 가정폭력, 학교폭력, 마약중독, 도시개발을 위한 강제철거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도 다뤄 영화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황자오량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타이완인들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강화시키려고 한다고 합니다. 직접 체험해보기가 어려워 스크린을 통해 타이완 한단야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청취자분께 영화 《한단》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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