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컴퓨터 전문가이자 공상과학 소설가 장시궈(張系國)는 1944년 중국 스촨 충칭에서 태어나 1949년 타이완으로 이주했습니다. 타이완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사,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컴퓨터과학 박사 출신이며, 지금까지 200편이 넘는 학술 논문을 발표하고 10 여 권의 책을 집필해 출판했으며, 대학교 교수로서도 수많은 석사생과 박사생을 지도해왔습니다. 컴퓨터과학 영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루며 탁월한 명성을 누리고 있는 것 외에도, 공상과학 소설 작가로서 근 60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타이완 공상과학 문학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습니다.
장시궈의 창작 활동은 세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대학교 때 창작 활동을 시작했으며, 초기 작품은 ‘실존주의’적인 색깔을 많이 보입니다. 그때는 타이완에서 마침 서양의 실존주의 철학이 유행하고 있어 수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는데 장시궈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그는 특히 프랑스의 철학가이자 작가인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년 6월 21일~1980년 4월 15일)의 실존주의 사상에 공감이 갔으며, 대학교 2학년 때인 1963년에 철학서 《사르트르의 철학 사상(沙特的哲學思想)》을 중국어로 번역하고 자비로 출판시켰습니다.
1966년 장시궈는 미국으로 유학갔고, 이때부터는 그의 작품은 이국에서 유학생으로 살아가며 느끼게 된 심정과 경험했던 일을 소재로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70년에 발표한 단편소설집 《땅(地)》은 주로 유학생으로서의 막연한 불안감과 성실감을 다루며, 1973년부터 1984년까지 작성한 소설 12편으로 이루어진 《나그네의 영혼(遊子魂)》 시리즈는 1970년대에서 1980년대 해외 화인(華人)들의 정신적과 심리적 상태를 주로 다룹니다. 예컨대, <바나나보트(香蕉船)>는 무단으로 배를 이탈하여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 선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물에 잠긴 루얼먼(水淹鹿耳門)〉은 이국에서 떠돌아다니는 2명 남자 사이의 교류 및 소통을 묘사합니다. 또 1978년에 내놓은 《어제의 분노(昨日之怒)》는 1970년대 초기 미국에 있던 타이완 유학생들이 댜오위타이(釣魚島, 일본 명 尖閣센카쿠)의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벌인 이른바 ‘댜이위타이 수호운동’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입니다.
유학을 마치고 타이완으로 돌아온 후 장시궈는 <오목왕(棋王)>이란 소설을 발표했는데 이 소설은 장시궈의 최고의 대표작으로 영어, 독일어 등 언어로 번역돼 출판됐을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기도 했습니다. <오목왕>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오목 천재 어린이의 이야기를 묘사하면서 경제가 신속하게 성장했던 1970년대 성공과 이익 추구에만 급급했던 타이완인들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이 소설은 독자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작품일 뿐만 아니라, 작가 스스로가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유학생 시절의 작품들이든 <오목왕>이든 모두 장시궈의 ‘사회’ 및 ‘현실’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장시궈 작품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1970년대 중기부터 장시궈는 ‘공상과학’ 소설 창작으로 중심을 옮겼습니다. 그는 1976년부터 ‘싱스(醒石)’라는 필명으로 《연합보(聯合報)》에 단편 공상과학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1980년 그 단편소설들을 모아서 《별구름 모음곡(星雲組曲)》이란 소설집으로 만들고 출판시켰습니다. 이후 50년 동안 장시궈는 공상과학 문학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며 ‘타이완 공상과학 소설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는데, 그의 공상과학 작품의 특수점은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드러납니다. 하나는 서양적인 공상과학 이야기의 서사 방식에서 벗어나 중화 전통문화의 요소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상과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본주의적인 사상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장시궈는 스스로의 작품들을 ‘문이재도(문장으로 도를 싣는다)’파라고 비유했습니다.
장시궈는 ‘동양’적인 색깔이 짙은 ‘공상과학’을 만들고 싶어해서 캐릭터를 설정할 때나 스토리를 편성할 때 전통적인 중화사상, 중국의 고전소설, 문언문, 사자성어, 속담 등 동양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가 발표한 첫 공상과학 작품 〈슈퍼맨 열전(超人列傳)〉 속에서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수술을 받아 강철 몸을 가지게 된 ‘슈퍼맨’으로 변신한 주인공은 동양 사람입니다. 또 <금실옷(金縷衣)>, <전니의 초상화(珍妮的畫像)>, <아들이 성공하기를 바래(望子成龍)> 모두 동양의 고정관념인 ‘남존여비’ 사상을 배경으로 한 것입니다.
1976년부터 1980년까지 단편 공상과학 소설을 적극적으로 창작하는 것 외에도, 장시궈는 공상과학 후배작가들에게 문학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고, 또 독자들에게 공상과학 문학에 대하여 더 잘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타이완 최초의 공상과학 전문 출파사인 지식시스템(知識系統)을 창립하여 공상과학 소설들을 모아 일련의 공상과학 소설집을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타이완 최초의 공상과학 전문 잡지인 《환상(幻象)》을 창간하기도 했고, 타이완 주요 언론인 《중국시보(中國時報)》와 공상과학 소설상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장시궈는 대학 시절부터 현재까지 근 60년 동안 30권이 넘는 소설을 발표했는데, 어떤 장르의 작품이든 모두 장시궈의 사회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공상과학 문학 분야에서는 인본주의적인 정신에서 출발하여 동양적인 색깔로 가득한 공상과학 소설을 작성하고 선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배작가들이 더 넓은 무대에서 작품 세계를 펼치고 독자와 소통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출판사 설립, 잡지 창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무대를 개척하고 있기도 하는데, 이처럼 타이완 공상과학 문학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지대한 이바지를 해온 장시궈는 정말 명실상부한 ‘타이완 공상과학 소설의 아버지’입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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