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환(張文環)은 일치시대 타이완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타이완문학 연구자 황더스(黃得時)는 “장원환은 일본어로 문학창작을 한 타이완 작가 중 창작력이 가장 강하고 문학적 수준이 가장 높은 작가”라고 평가했으며, 소설가이자 문학 평론가 예스타오(葉石濤)는 장원환을 “일치시대에 가장 걸출한 일본어 작가”로 선정했습니다.
장원환은 1909년 자이현 메이산향 타이핑촌(嘉義梅山太平村)에서 태어나 10세인 1919년 공학교에 입학했고, 18세인 1927년에 일본으로 유학갔습니다. 메이산 타이핑에서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타이핑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추억은 나중에 장원환의 소설 창작의 소재적 원천이 됐습니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동안 장원환은 여러 작가들과 일본 현지에서 문학잡기 《포르모사(福爾摩沙)》를 창간하고 처녀적 <일찍 떨어진 꽃봉오리(落蕾)>를 창간호에 실리며 문학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38년 4월 장원환은 10년 간의 일본 유학 생활을 마치고 아내를 데리고 타이완으로 돌아왔는데, 그때는 마침 중일전쟁 발발 이후 일본 정부가 타이완에서 '황민화'정책을 실시하고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황민화정책으로 인해 문학창작에 제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원환은 1938년에서 1947년까지 9년 동안 놀라운 창작력을 보여주고, 문학상도 여러 개를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타이완 본토 문학’을 촉진하기 위해 그는 《타이완문학(臺灣文學)》이란 문학 단체를 창립하고 현실을 반영하는 글쓰기 방식을 강조하며 타이완 향토문학 및 문화 보존에 힘썼습니다. 당시 《타이완문학》은 일본 작가 니시노미츠루(西川滿)를 중심으로 한 《문예타이완(文藝臺灣)》과 함께 사상이 서로 대립되는 양대 문학단체이다가 1944년 5월 하나의 잡지로 합쳐져 황민화운동을 주관하는 기구인 황민봉공회(皇民奉公會) 산하의 ‘타이완문학봉공회’ 소속 잡지가 됐습니다.
1938년부터 9년 간 문학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가 1947년 228사건 발발 이후 장원환은 문단에서 사라지고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작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1947 년 타이완에서 228 사건이 터진 후 타이완섬에는 계엄령이 내려지고 백색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백색테러 시기에 정부의 고압적인 통치로 인해 장원환의 여러 명 문인 친구들이 살해를 당했고, 장원환 자신도 고발을 당해 지명수배범으로 전락했었습니다. 백색테러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이후 근 30년 동안 장원환은 문학창작을 중단하였으며, 1975년이 되어서야 <땅에 기어다니는 남자(地に這うもの滾地郎)>를 발표하며 문단에 복귀했습니다. 228사건과 백색테러 시기의 사회 면모를 기록하고 싶어 30년 만에 작가활동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지만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1978년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장원환의 소설들의 주요 묘사 대상은 크게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고향 메이산향 타이핑촌의 사람과 사물이며, 다른 하나는 여성입니다. 장원환은 늘 작품에 메이산향 타이핑촌을 타이완 농촌사회의 축소판으로 등장시키고, 소설에서 일치시대 농촌 사람들의 삶과 전통명절, 세시풍속, 민속기예, 속어속담, 만간요법 등 다양한 문화풍속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동시에도 반식민주의와 반동화주의의 민족적인 의식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면, 1943년 황민봉공회가 주관한 제1회 타이완문학상을 수상한 장원환의 <저녁의 원숭이(夜猿)>는 산촌 소년 아민(阿民)의 삶 묘사를 통해 식민통치를 받기 전 소박하고 화목한 타이완 농촌사회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면서 일본자본주의로 인한 타이완 사회 불안정에 대한 반대의 뜻을 표현했습니다.
고향 외에, 장원환의 작품에는 여성 캐릭터도 자주 나옵니다. 이 여성 캐릭터들 모두 위계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속에 살고 있지만 성격과 생활 패턴이 각각 다릅니다. 부모의 보호를 받고 자라는 여자, 체제가 부여한 환경에 복종하고 순응하는 여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자, 남편의 권위를 넘어 가정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여자 등 서로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여성들 모두 장원환의 소설 속에서 볼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장원환 작품 속의 여성 캐릭터들을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한 학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또 장원환의 작품 가운데 당시 시국을 반영하는 것도 많으며, 특히 그의 문학적 활동의 절정기는 마침 전쟁시기이기 때문에 전쟁 관련 주제롤 다룬 작품이 유난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1942년에 발표된 〈깨달음(頓悟)〉은 도시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시골 소년이 지원병이 되는 이야기를 그리며, 1943년의 〈방황하는 아이(迷兒)〉는 전쟁 중 타이베이 다다오청(大稻埕) 에 거주하는 타이완인들의 삶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1944년의 〈전쟁터에 나가다(征向戰野)〉와 〈전쟁(戰爭)〉은 제목이 ‘전쟁’이 들어간 만큼 전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묘사 대상이 고향이든, 여성이든, 전쟁이든, 장원환의 소설은 늘 사회현실에 대한 관심을 담고 있고 타이완의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이것은 장원환 문학작품의 최대의 특색이자 독자들에게 가장 감동을 주는 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Rti 중앙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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